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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근 날 2013/02/25 02:40 | 추천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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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근 날
반찬 없을 때, 애호박 톰방톰방 썰어 넣고, 청량고추, 달래, 두부나 좀 넣고 된장만 보글보글 끓여도 입맛을 돋운다.
나는 밥과 함께 전통음식을 좋아하는 토순이로 소문 난 덕분에 꽤나 살집이 통통하다. 통통하게 하는데 된장은 일조를 하지만,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아 좋다.
된장을 담갔다. 정월 된장이다. 찬 계절인 정월에 담아야 벌레가 생기지 않고 곰팡이가 덜 생긴다.
된장은 담기가 좀 힘들어도 잠깐 하루만 애쓰면 1년간 부식이다. 요즘은 메주를 집에서 만들어 띄우지 않고도 얼마든지 맛있는 장을 담글 수 있다. 메주(개량)를 주문해서 정량 맞춰 보내준 소금을 물에 풀어 녹이고 메주는 두어 번 행궈 보내준 망사자루에 넣어 소금물에 담가 눌러두면 끝.
2개월여 담갔다가 4월에 뜬다. (메주콩이 우러나온 간장, 된장 가르기) 사먹는 된장은 맛은 있지만 헤프기 짝이 없다.
이렇게 담그면 간장도 2L짜리 병으로 여러 병이 생겨 1년간 국간장과 찌개, 양념간장으로 쓰기에 요긴하다. 그래서 김장은 겨울농사, 장은 일 년 농사라고 했다.
이렇듯 장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육류 섭취량이 많지 않은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 장류는 가장 중요한 단백질의 공급원이었고, 장이 들어가지 않는 음식은 거의 없다.
메주 5kg (낱알 메주)-
메주 5kg이면 다섯 식구 1년 분량으로 적당하다. 망사주머니까지 2개를 보내줘 물에 헹궈 물기를 빼고, 두어 번 이 메주를 씻어 채반이나 소쿠리에 물을 빼, 이 망사주머니에 나누어 담는다.
우리는 아들집, 딸집에 나눠 주어 5kg짜리에 2kg을 더해 7kg(7되)을 담는다. 아이들이 된장을 많이 먹지 않아 지난 해엔 친구네도 조금, 사돈네 1통, 청소 아줌마, 사촌오빠까지 몇 집이 나누어 먹었다.
메주 5kg에 소금 두 봉지(2.3kg X 2 = 4.6kg)가 든다.
메주 5kg에 물 10병~11병을 넣는다-
미리 씻어놓은 독에 위의 소금을 넣고 물을 부어 저어가며 소금을 녹인다.
* 우리는 메주 7kg이라 소금 3봉지(2.3kg X 3 = 6.9kg)에 물 열 두병을 부으니 너무 짜, 소금 녹인 물 두 병을 덜어내고 맹물 두 병을 다시 부었다. 염도계로 18~19도가 적당하다고 씌었으나 나는 20도 쯤으로 조금 짭짤하게 농도를 맞췄다. 4월 된장을 뜰 때, 콩 1kg 정도를 삶아 섞는 걸 감안함. (우리 집에는 장을 뜰 때 콩 1kg을 푹 삶아 섞는다.)
소금을 녹인 물-
염도계로 18~20도가 적당. 염도계가 없으면 계란을 깨끗이 씻어 띄워 보고, 뜬 부분이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가 적당하다.
안 씻은 메주콩-
네모 모양의 메주가 아니라 낱알 콩으로 띄운 메주. 잘 떠서인지 이 메주로 장을 담으면 된장이 특이하게 맛이 있다. 두어 번 가볍게 헹궈 채반이나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두어 번 헹궈 채반에 건져 놓은 메주콩- 물기를 뺀다.
씻어 말린 망사자루 2개에 나누어 묶는다-
메주를 씻어 담은 2개 망사 자루를 녹인 소금물에 넣는다-
대나무 김발이 있으면 깨끗이 씻어 두 자루 위에 얹고, 물을 채운 큰 물병 2개로 지긋이 눌러 놓는다.
앗! 다 하고보니 고추와 숯이 없다. 지난 번 시장길에 가서 산다는 걸 깜짝 잊어버렸다. 곧 구해 띄울 예정이다.
* 우리는 장 담을 때 쓰는 전용 대나무발을 씻어 말려 보관했다가 다시 쓴다. * 물병의 물은 두 병 덜어놓았던 소금물병을 얹어 눌러놓았다. 맹물이라도 상관 없음.
장에 대한 이야기
발효식품과 무장풍속
한 나라의 음식문화 수준을 가늠할 때 학자들은 발효식품을 꼽는다. 서양의 발효식품이 치즈나 요구르트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단연 김치나 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옛날 궁중에서는 메주가 잘 뜨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섣달 그믐날 왕과 왕비가 날메주국을 먹는 무장풍속까지 있었다고 한다.
일본의 '미소'는 고려시대의 막장이 전해진 것
우리나라의 장은 중국으로도 전해졌는데 한나라시대 이후로 여겨진다. 약 1200여 년 전 고려시대의 막장은 일본에까지 전해져 '미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미소'는 막장의 일본식 발음인 셈이다.
옛 궁중의 '장고마마'
옛날 궁중에서는 '장고마마(드라마 '대장금'에도 소개)'라는 상궁을 두어 장을 담당하고 장독대를 보살피게 하였다.
장담는 날
<동국세시기>에는 신일(잔나비)은 장담그는 일을 피했다. 음이 '시다'라는 음과 같아 신일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시어진다고 여겼다. <규합총서>에는 병인(호랑이), 정묘(토끼)일과 제길 신일, 정월 우수일, 황토일이 장 담그기에 좋은 날이라 하였다.
붉은 고추와 숯을 넣는 이유
장맛이 불 같이 일라는 주술적 기원의 의미가 담겨 있다. 숯을 띄우면 잡신이 숯구멍 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못 한다고 믿었고 고추의 붉은색은 흉한 귀신을 쫓는다고 여겼다. 이런 주술적인 행위에는 과학적인 근거도 담겨 있다. 숯은 냄새와 곰팡이 등을 빨아들이고, 고추는 그 매운 맛으로 소독작용 을 하며, 장의 맛과 영양에 보탬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국장의 유래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아왔던 우리나라는 전쟁시에는 메주를 띄우고 장을 담기가 어려웠다. 이 때 된장 대용으로 청국장을 먹었다. 전란에 만들어 먹는 장이란 뜻에서 '전국장'이라 불리다가 '청국장'이 되었다. -지식백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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