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지능이 높구나...처음 알았습니다. 전 결코 무딘 엄마가 아닙니다.
오롯이 아이들만 바라보는 전업주부이고 항상 바쁜 일이 별로 없는 여유 있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저희 아이의 발달에서 영재성을 보인 적은 없습니다.
퍼즐도 한글도 집중력도... 동생에 비해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책을 통해 지식을 딱히 습득하지도 않은 건지 아는 것도 그리 많지 않아요. 퀴즈를 내도 정확히 답을 아는게 거의 없습니다.
3학년과 4학년 내내 집중한 것은 게임과 포켓몬스터였어요. 그다지 공부에도 관심이 없고 영어도 수학도 딱히 잘하는 것이 없는 아이입니다. 지금도 그렇다는 거지요.
웩슬러 검사이후 아이에 대해 무지 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럼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작은 마을문고에서 교육과 육아관련책을 주욱 읽으며 중요한 부분은 수첩에 옮겨 적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작은 마을 문고에 있는 공부법을 비롯해 교육,육아관련책은 다 읽고 다음은 큰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과잉행동장애와 관련된 책, 유학가는법, 서울대가는법,영어공부법, 아이의 사회성 기타등등 하루에 세권정도의 책을 읽으며 푸욱 빠져 지냈습니다. 그렇게 읽다보니 대충 답이 보이더군요.
제가 그러는 중에도 아이의 학교생활은 날로 심각해져갔습니다.
4학년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 모두 최악의 조합이었어요.
아이가 질색을 하는게 학교에 남기는 것, 수업시간인데 나가라고 하는 것, 공개적으로 나무라는 것인데 아이에게 이런 것밖에는 할 줄 모르는 선생님이었어요. 칭찬은 가식이었고 아이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종합심리검사후 아이는 놀이치료를 시작하였지만 선생님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놀더군요.
청소년수련관 놀이치료선생님이 3개월을 진행한후 다른 기관을 권유하셨어요. 때마침 방과후 미술 선생님의 소개로 미술검사를 하게 되었고 검사결과 아이의 심리는 아주 불안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림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실망스러웠지요. 아이는 마음의 문을 절대 열지 않았습니다.
저는 천주교신자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아이를 살릴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졌지요. 천주교는 3학년이면 교리를 배우고 첫영성체라는 걸 하게 됩니다. 아이가 동네에 있는 성당은 다니고 싶지 않아해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10개월간의 교리를 시작했지요. 4학년 밖에 안된 아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 10개월동안 자전거를 타고 왕복6km가 되는 거리를 일주일에 두번씩 다니면 첫영성체를 받았습니다. 저또한 같이 부모교리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저희 아이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다른 어머님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개인상담을 하시는 심리상담사를 소개해주셨어요. 그렇게 해서 그분에게 1년반동안 심리상담을 일주일에 한번씩 받았습니다. 4학년 중순부터 5학년 2학기 그날까지 였어요.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매일 남아서 담임선생님과 기싸움을 했고 아이는 날마다 우울해지고 소심해지고 친구들과 멀어졌습니다. 마음을 여는 친구가 단 한명도 없었지요. 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렇게 매일 학교가고 집에 오고 살다가 자라선 또 회사가고 집에 오고 너무 허무 하지 않아. 그냥 지금 죽었으면 좋겠다.'
가슴이 덜컹 했습니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표현이 안되서 그렇지 이 아이 정말 너무나 힘들구나.
저도 담임선생님께 일주일에 한번 꼴로 불려가고 아이가 귀가시간이 조금만 늦어지면 오늘 학교에서 무슨일이 있었서 선생님과 또 대치중인가 마음을 졸이며 살았습니다.
시작은 항상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시작하는데 선생님과 대화중에 저희 아이가 절대 고집을 꺽지도 순종하는 태도를 보이지도 않습니다. 버르장머리없는 인성교육 가정교육이 안된 아이로 낙인 찍히는 거지요. 저희아인 왜 나만 그러냐는 거예요. 저도 아이한테 제발 '네'하고 한번만 꺽으면 될 것을 괜한 고집을 부려 상황을 악화시키냐고 다그치게 되고 아이는 엄마는 선생님편이라며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처음은 같은 반친구들과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하죠. 다른아이는 선생님이 제지하면 겁을 먹고 수그러드는데 이 아이는 정 반대로 더 난리를 치고 자기 주장만 하니 반아이들 앞에서 권위가 깍이는게 두려운 선생님은 더욱 강압적으로 아이를 다루고 아이는 지지 않으려고 더 난리를 치고 시간이 갈수록 서로 강도를 높이고 전 중간에서 어쩔 줄 모르고 매일 불려다니기만 했습니다. 아이도 잘 한건 없었거든요. 4학년이 되니 논리적인 말대꾸는 못하더라도 마음을 절대로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즈음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는데 담임선생님이 저를 불러서 저희아이에게 이 뉴스를 보여주며 '너처럼 남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가 커서 이런일 저지른다고 했다'는 겁니다. 정말 제가 먼저 담임선생님을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이런 여자가 선생이라니 부글부글 끓어 오르지만 제아이가 선생님께 너무 심하게 대들어서 전 또 죄인 마냥 머리를 조아리고 왔습니다. 두려웠습니다. 제가 선생님 기분을 상하게 하면 그 화가 아이에게 돌아갈까봐. 더 미워할까봐요.
그러던 중 아이가 수학에 흥미를 부쩍 느껴서 구의 부피를 구하는 법을 저에게 물어보더군요. 선생님께 물어보라고 했지요.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요. 다음 상담에서 선생님이 저에게 아이가 구의 부피 구하는 법을 물어보던데 4학년 수학도 백점 못 맞으면서 그런걸 왜 알려고 하냐고 했다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저도 이젠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매주 부르더니 하루는 이제 금요일마다 와서 상담을 받고 가라는 겁니다. 제 육아가 못 미더웠던거지요.
혼란스러웠습니다. 정말 선생님 말처럼 내 아이가 문제가 있어서 저여자가 그러는 건가?
다시 검사를 받아보기로 결심하고 대치동에서 제일 잘 나간단 소아정신과에 예약을 했습니다.
2011년 추석이 되기전에 아이가 학교에서 사고를 제대로 쳤습니다. 급식을 받던 중에 어떤 아이가 제아이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아이가 그땐 참았는데 또 다른 아이가 무시하는 발언을 해서 플라스틱 서예함으로 그 아이의 머리를 때렸습니다. 맞고는 와도 다른 아이를 먼저 때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아이가 점점 나쁘게 변한다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해 추석 차례를 일찍 지내고 가족끼리 영월로 캠핑을 갔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어 주려는 의도였어요. 또 지금 기억으로 그해 추석은 연휴가 유난히 길었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신발도 벗지 않고 통곡을 하더군요. 나 이학교 못 다니겠다고....무슨 이야기인지 물어도 역시나 제대로 전달도 못하고 큰 소리로 울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지나지 않아 학교로 오라는 호출이 왔습니다. 또 선생님께 2시간을 붙들려 아이의 단점에 대해 길게 들어야만 했습니다. 체육시간이었는데 선생님께서 잠깐 교무실에 갔는데 다른 엄마가 와있어서 인사를 했더니 그엄마가 '선생님, 추석전에 아이가 누구누구를 서예함으로 때렸다면서요. 선생님 힘드시겠어요.'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체육관으로 와서는 반아이들이 둥글게 모인 자리에서 '너, 동네에 소문 다났더라'했더니 아이가'선생님이 소문 다 낸거 잖아요.'하더랍니다.
그날이 그 학교에서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깨달았지요. 이 선생님 아이를 정말 진심으로 미워하는구나. 더이상 같이 있다가는 정말 아이가 죽을 지도 모르겠다. 집에 와서 아이아빠와 상의를 했습니다. 더이상 이학교를 다니기는 힘들것같다구요. 그때쯤 반에서 외동딸을 둔 엄마가 있었는데 저에게 문자로 자기 딸을 건드리면 다신 참지 않겠다는 둥 시비를 걸어서 제가 머리를 조아리다 도저히 않되겠어 그러시면 누가 잘못한건지 담임선생님께 확인하자 했더니 다시는 문자를 하지 않더니 길에서고 엄마들 모임이고 다니면서 저희 아이 뒷담화를 시작했고 학교에서는 저희 아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친한 엄마들을 통해 학교길에서 엄마들이 모여 저희 아이 얘기를 하고 있더라 하는 얘기가 들렸고 아이가 하교길에 다른 반 아이가 저희 아인 그 아이 얼굴도 모르는데 그 아이가 저희 아이에게 '야, 사이코'라고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 소극적인 대응이 일을 키운 거였지요. 하지만 그 학교엔 둘째도 다니고 있었고 저희 아이가 선생님께 대들고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저도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는 없었고 무조건 참았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된 아이아빠가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갔고 아이아빠도 정말로 말이 안 통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루라도 더 같이 있게 하다간 아이가 미칠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전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때 홈스쿨링도 고려했지만 동네에서 아이가 낮에 다닐 수 가 없을 것 같았어요. 아이도 루저라는 기분을 느낄 것이고 그때 1학년이던 동생이 무척 걱정이 되어서 이사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사립이었습니다.
다행히 저희 집은 주변에 유명사립이 많습니다. 서울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립 스쿨버스가 여섯군데 정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석 학습적인 분위기보다는 인성적인 배려가 가능하고 종교적이지만 강요하지 않는 초등졸업후 중등도 학생을 선발하는 사립으로 골라서 전학을 시켰습니다.
2011년 9월 6일 추석전에 소아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았고 사건이 있은후 검사결과에서 의사는 이렇게 높은 언어성 지능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이래저래 찾아보니 더 뛰어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만 그땐 저희 부부도 무척 놀랐습니다. 언어성지능이 148 동작성 지능이 119 전체지능 136으로 차이가 유의미하나 크진 않고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그런것같다고 했습니다. 집중력 또한 문제 없어서 ADHD도 아니라고요. 하지만 전두엽 기능이 저하가 시사되지만 심리적자원을 갖추고 있으므로 좋은 성취와 적응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근데 전학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고 저는 애써 아이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 가는 거라 위안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집중력 훈련을 권하였고 전학가기 전 한달을 병결로 하고 매일 대치동을 다니며 집중력 훈련을 받았습니다. 훈련에서도 아이는 매번 최고치를 갱신하며 희망을 주었고 환경만 적절히 받혀 준다면 잘 되리라 희망을 가졌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감정조절이 안되서 말썽이 생길까봐 한약도 먹이고 화를 가라앉히는데는 죽염이 좋다고 해서 죽염도 먹이고요. 후회하지 않으려고 좋다고 하는 건 다했습니다.
전학을 간 학교에서는 정말 잘해 보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공부를 했고 이제 도서관에서 읽은 책이 안 읽은 책보다 더 많아지고 제가 요약한 자료들도 노트 한권이 두둑해졌습니다.
치료가 끝나던날 의사는 사립으로 가면 잘 할거라고 위로해주었고 믿었습니다. 전에 학교가 후져서 그런거야 자위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그것도 착각이었습니다.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뭘 어떻게 더 해야 좋을지...........
한달정도 쉬고 전학을 하였고 거기에도 또 같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첫댓글 이미 님은 이곳에 이야기를 시작함으로 상처를치유하고 다시 일어서고 계시네요.그마음 다는 모르지만 알것 같아요.
저도 지난일들을 생각하니 울컥하면서 또다른 통찰이 올라오네요~~감사합니다.깨달음을 주셔서요.
그들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내아이의 잘못도아닌것이고
이미 겪음으로 지나왔쟎아요.분명 다가오는 일들은 희망과 기쁨이 충만할거예요.이미 감사하고있으니까요...
고맙습니다..힘든맘.나누어주셔서
아이도 엄마도 너무나도 힘겨운사투를 벌이고 있는거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지난 10여년 세월동안 님과 같은 상황을 겪는 가족분들이 여러회원들과 함께 울고 위로 하고 지선생님께 지혜로운 대처방안과 극복법을 배우며 역경을 이겨냈습니다. 님께서 모든 노력을 하고 있으니 아이가 이 시련을 잘 극복할수 있는 힘을 갖게 될거예요.
결코 님 아이만의 어려움은 아닐거라 생각해요.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의 처사에 너무 화가나서 정말 같이 욕해주고 싶었습니다. 학교라는 체계가 결국 짜놓은 틀에 맞춰가는 아이만 인정을 하다보니 우리 아이들이 아웃사이더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 '포기하는 용기'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이 님에게도 도움이 되실것 같아요. 그동안의 아픔 이제 치유하면서 앞을 보시길 빌께요. 참고로 저도 님처럼 육아서 교육서 닥치는대로 한 100권쯤 읽었는데 느낀건 내아이를 공감하는것만이
답인 것 같습니다. . 힘내세요.!!!
저는 저의 아이에게 맞는 글을 읽어며 비슷한 내용에서 고민의 답을 찾았습니다.
볼륨을 높이세요! 님도 비슷한 어려움을 격는 이웃을 찾아서 어려움의 해결책을 찾아보세요.
저희 가족들이 격어보지 못한 내용이라 마음이 많이 아픔니다.
노력하는 모습 많이 배웁니다.
그리고 이겨 내신 성공담 기대해봅니다.
이글을 읽으면서 힘겹게 1학년을 보내고 있는 아들이 한없이 안쓰럽네요. . 그동안 왜 담임이 울아들을 구박하는 이유를 전혀 몰랐는데 어떤 느낌으로 아이를 보았는지 알거 같아요. . 항상 변명한다고 입도 뻥긋 못하게해서 억울하다고 선생님은 상대 애말만 듣고 나만 혼낸다고 엄마가 선생님한테 말하라는데 괜히 말하면 오히려 아이 행동을 지적 받을까봐 아무것도 못했었는데. . .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 답답하네요. . .
마음이 아프네요..
우리아이도 늘 이해받지 못하고 어렵게 학교생활하는데....
저는 너가 좀 참고 너가 양보하라고...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너가 학교와 선생님에게 맞추라고 다그쳤네요... 아이가 미움받는게 걱정되서 그리말했지만 아이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힘들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