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러시아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 소속인 마무카 바흐타제 총리는 야권 지도자들이 대중의 감정을 자극해 폭력사태가 일어나도록 부추겼다면서 "이는 법률과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시위에 동참한 시위대는 "러시아를 위해 일하는 현 정부를 축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주장했다.
지난 2008년 전쟁까지 치렀던 러시아와 그루지야는 총선에서 친러 정부가 들어서는 등 최근 수년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뚜렷했지만, 여전히 밑바닥에는 반러 정서가 강하다.
이번 시위도 러시아 하원의원 세르게이 가브릴로프가 지난 20일 그루지야 의회 의장석에서 러시아어로 연설을 한 것이 반러 감정을 자극했다. 국가간 정교회 의원 모임인 '정교회 국가 의회 회의'(IAO) 의장을 맡고 있는 가브릴로프는 이날 트빌리시 의사당에서 제26차 IAO 총회를 진행하다 야권의 반발을 불렀다. 그루지야 출신인 가브릴로프 의원은 2008년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당시 러시아군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의원내각제의 그루지야 의회 의장석에 올라간 모습은 러시아의 그루지야 지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졌고, 야권에게 강경 시위의 빌미를 주고 말았다.
해외 순방 중이던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사태 악화에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