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29국회의원 재선거
감정싸움 아닌 정책대결로...친이 vs 친박 대결 거부감
지난 4·9 총선이 정책대결보다는 지역민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고 또 그로 인한 과열 분위기가 결국 당선인 구속에 이어 재선거를 가져온, 일종의 ‘시민 피해’에 대한 보상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듯 했다.
지난 24일 선거를 한달 여 앞둔 현재의 경주 시민들의 정서는 한마디로 ‘어수선’ 했다. 또 한차례의 국회의원 선거를 치름으로써 예상되는 혼란과 갈등을 우려해서다.
한나라당과 무소속, 자유선진당, 민주당 등 16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민심은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이 흩어졌다.
벌써부터 선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만간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면 본선 주자들의 수는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기는 쉽잖아 보인다.
시민들은 이런 혼란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황오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최정준(46)씨는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일윤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사실은 시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그런 만큼 이번 선거는 감정싸움이 아닌 정책대결을 통해 차분하게 치러져야 하며 또 경주의 미래와 안정을 이끄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폐장을 유치하고도 정부의 유치지역 지원 사업이 지지부진한 점, 18대 총선 후 중앙정부 예산조차 제대로 따내지 못한 채 정지된 1년을 바라본 시민들은 “한수원 본사 이전 등 경주 발전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를 상대로 힘을 쓸 수 있는 대표가 나와야 한다”며 경주 발전에 대한 기대심리를 내비쳤다.
경주의 유력인사인 서부동 최모(56)씨는 “꽁꽁 얼어붙은 경기에는 경주도 어쩔 도리가 없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로 경기가 살아야하는 것 아니냐”며 말했다.
실익(實益)을 중시해 경주의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시민들은 이번 선거가 친이(親李)와 친박(親朴)간 대결 구도로 인식되고 있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특정 계파간 힘 겨루기란 이미지가 선거에 이용될 경우, 지역의 내분을 부추기고 시민 화합과 발전에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성동의 정모(50)씨는 “지역 대표를 뽑는데 친이, 친박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이런 감정적인 대결 양상은 지역 대표주자를 뽑는 잣대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동천동 김기태(43)씨는 “출마 후보들은 지역발전과 미래 경주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한 단계 성숙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 한나라당 공천은 정종복 전 의원이 공천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한나라당 공천은 정 전 의원을 비롯, 황수관·김윤섭·황진홍·김순직씨 등 모두 8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공천 낙점자가 결정되고 예비후보가 정리되면 이들이 가진 지지세력이 자연스레 공천 낙점자에게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나라당이 공천이 확정되면 한나라당 공천자와 민주당 이상두 후보, 자유선진당 이채관 후보, 무소속 정수성 후보 등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지게 된다.
첫댓글 사회가 혼란할수록, 국가가 위기상황일수록,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경주와 같이 도약의 기회를 잡았슴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재선거로 혼란스러울때, 시민들의 생각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여론을 형성해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