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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에서 한국 시(詩)의 아이러니를 바라본다
떠구 뜨리안똔(Teguh Trianton)
시는 다른 장르의 문학 작품처럼 나름의 독특한 형태와 내용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우리는 본다.
즉, 문자를 통해 나타내는 최종 산물이 다른 장르의 문학 작품과는 상이하게 다르다. 시는 시인의 주관적인 의지가 나타나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 사회 집단의 공동 주제가 객관적으로 나타나곤 한다. 주관적인 시어를 통해 시인은 다양한 상황에 대해 그의 주장, 의지, 의견, 삶의 경험, 생각 등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집단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시인은 그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재료와 문화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는 미적 대상에 대한 언어적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는 시인과 독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하나의 대화로 볼 수 있다. 대화에 있어 시가 어떤 담론을 포함하고 있다면 독자는 청자(聽者)가 되어 시에 포함되어 있는 담론의 층을 하나씩 벗겨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시가 실제의 대상을 나타내고 있다면 그 대상을 전달받는 사람, 즉 독자는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텍스트를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 안에 내재되어 있는 미적 요소를 이해하기 위해 독자들은 우선 시인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 코드를 분명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시인과 청자가 같은 언어의 코드를 사용하고 장악하고 있다면 시어 안에 내포되어 있는 기호 체계에 대한 이해는 더욱 용이하게 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시어 의미에 대한 이해는 더욱 쉽게 실현 된다고 본다.
반면에 시인과 독자 사이에 시어에 대한 이해 충돌이 일어날 경우 위에 언급한 언어 코드에 대한 해체 수순은 어려워질 것이며 시를 이해하고 받아 드리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본다. . *** 언어 코드를 해체하는 문제는 독자와 시인간 언어 체계가 서로 상이한 상황 속에서는 더욱 난해하게 등장하게 된다. 시어가 평이하고 완벽한 언어를 선택했어도 시어의 언어 체계가 독자의 언어 체계와 다를 경우 다양한 언어학적 문제점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이는 각 언어는 서로 상이한 어휘 체계와 의미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는 www.sksp-literary.com에 게재된 한국 시에 대한 시평을 작성해 달라는 과분한 청을 받았다. 시 게재는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뿌르오꺼르또(Purwokerto)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이슬람대학교인 사이푸딘 주흐리 대학교(UIN Prof. K.H. Saifuddin Zuhri(UIN Saizu) 산하 문학교실학교 (Sekolah Kepenulisan Sastra Peradaban/SKSP)와 한국의 문학단체인 <시와 산문>간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한국의 김영수가 인도네시아어-한국어로 번역한 시들이었다.
지금까지 몇 차례 한국 영화를 관람한 적이 있을 뿐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입장임을 우선 밝힌다. 언어학적으로 충실하고, 완벽하게 인도네시아어로 번역이 된 시들이었지만 시의 배경이 되는 한국의 문화, 언어, 역사, 사회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시에 대한 이해와 시어의 해체를 완전하게 할 수 없었다. 다행인 것은 시라는 장르가 보편성이라는 측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시는 독특하고 특이한 문학 장르이지만 언제나 인간 본질에 대한 요소를 추구하고 나타내고 있다고 본다. 또한 각 시어마다 나름의 공통의 감정이 묻어 있다고 본다. 이것을 나는 시의 보편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한편, 그가 어디에 살고 있든, 어떠한 문화 배경을 갖고 있든 시인은 시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주제 중, 종종 속(俗)과 성(聖)간의 양가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두가지 측면을 나는 <시와 산문>의 시에 나타난 아이러니를 통해 말하고자 한다. 위에 언급한 시 의미를 생각하며 나는 김영수가 번역한 시에 대해 한국 문화와 언어 체계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빈약한 상태에서 접근해 보았다.
동시에 나는 언어 코드에 대한 이해를 인도네시아어 체계로 이해한 것임을 우선 밝힌다. *** 독특함과 다른 아이러니 구글 지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한국간의 거리는 4,322 km이다. 거리상으로 그렇게 원거리이지만 시를 통해 그 지리적 간격을 심리적으로 좁힐 수 있다고 본다. 즉 시는 보편적인 매체로 그 의미와 목적을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물질적인 경계를 관통하고 제어할 수 있다고 본다. 시는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성(聖)과 속(俗) 사이에서 감정의 척도를 통해 문화 간 교량 역량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이러한 점을 밝히면서 시인이면서 번역가인 김영수의 ‘보로부두르에서’의 계단을 따라 그 정상을 가보고자 한다.
Di Candi Borobudur
Menuju puncak, ikuti jalan tangga di teras bertingkat tujuh
akhirnya tiba Firdaus setelah menginjak kakinya pada kehidupan sebelum dan sekarang Sang Budha Gautama
Apakah dia tahu atau belum tahu cara yang begitu mudah
untuk mencapai kebebasan dari nafsu duniawi,
seorang wanita gemuk yang berhijab itu memegang sandaran
naik tangga dengan susah-payah tanpa memperdulikan hal tersebut,
Tempat di mana lenyapnya bunga teratai
di sudut jalan pasar, bunga melati mekar dengan putih
patung Budha dijual-beli tanpa artinya
meski Gunung Merapi masih memuntahkan asap abu-abu,
orangnya telah lama membuang Budha
Setelah dialirkan dari Gunung Salju
Selama seribu tahun lebih lamanya
Sang Budha Gautama terbakar oleh sinar matahari khatulistiwa
Kini
Menatap arah yang bertiup angin
tanpa emosi, melihat budha-budha yang tak ada lehernya
mencari mukanya masing-masing
Hari ini pun
Sang Budha Gautama yang haus
tetap duduk sambil menunggu seteguk air sebagai sedekah
di pasar
Tapi, orangnya mencurahkan tenaga sedapat-dapatnya untuk naik
tangga sepanjang empat puluh meter, sambil menginjakkan budha
menuju puncaknya di mana tak ada lagi Sang Budha Gautama.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7층 테라스 계단 길 따라
붓타의 전생과 금생(今生)을 밟고 극락 정토에 올랐다
이렇게 쉽게 해탈에 이를 수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히잡을 둘러쓴 살찐 여인네는
난간을 붙잡고 힘겹게 오르고 있다
연꽃 사라진 자리,
재스민 하얗게 피어 오른 길목 장터에선
일 없이 부처상(像)은 팔리고
아직도 머라삐는 회색 연기를 토악질하지만
사람들은 부처를 버린 지 오래다
설산(雪山)에서 흘러와 천년 넘게
적도 햇볕에 그을린 붓타는
이제사
바람 부는 곳으로 회향하여
얼굴 찾아 헤매는 목 없는 부처들을 무연히 바라볼 뿐
오늘도
목 마른 붓타는 장터에 나와 앉아,
물 한 모금 보시를 기다리는데
사람들은 붓타 없는 정상을 향해, 부처를 밟으며
40미터 계단을 기 쓰고 오르고 있다
시 ‘보로부두르 사원에서’를 한국 시 세계의 여러 지평을 바라보기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시의 해체 작업과 의미 추적을 위해 부득이 나는 인도네시아어 언어 체계를 적용하여 기호 시스템을 분석하고 그리고 정독을 통해 시어의 의미에 접근했다.
나는 ‘보로부두르 사원에서’를 한국 시 세계로 진입하기 위한 출입문으로 선택하였다. 이 시는 부처상을 하나의 대상으로 하여 붓타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성과 속의 경계 지평을 열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석가모니는 해탈한 자로서 불교에서 성인으로 추앙되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보로부두르 사원은 전 세계 불교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성지(聖地)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한 이유로 해서 이 시에서 보로부두르 사원은 석가모니와 함께 정확하게 하나의 주제로 형상화 되고 있다.
시 안에서 석가모니의 성(聖) 측면은 속(俗)의 상황과 대비하여 극명하게 잘 나타나고 있다. 시인은 석가모니를 의미하는 Budha를 대문자 B로 표기하였고 소문자 b로 budha를 표기하여 제 보살을 의미하고 있는 언어 기호학적 구분을 정확히 하고 있다.
이 시의 아이러니가 극명하게 잘 나타나고 있는 부분은 마지막 3 연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제사/ 바람부는 곳으로 회향하여/얼굴 찾아 헤매는 목 없는 부처들을 무연히 바라볼 뿐//이어서 시인은 다음과 같이 아이러니를 강조하고 있다. //오늘도/목 마른 붓타는/장터에 나와 앉아 물 한 모금 보시를 기다리는데/마지막 연에서 시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면서 끝이 난다//사람들은 붓타 없는 정상을 향해/부처를 밟으며 /40미터 계단을 기 쓰고 오르고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성 안의 속, 속 안의 성을 보로부두르라는 사원을 배경으로 극명하게 대비하여 잘 나타내고 있어 보로부두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좋은 시로 다가 오고 있다.
***
한편 방혜선 시인은 ‘버려 둔 여자’에서 아이러니를 다음과 같이 표출하고 있다.
방혜선 시인은 경남 하동에서 1968년에 출생했으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고를 졸업했고, 2021년 <시와 산문> 신인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시와 산문>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에 있다.
시 제목인 ‘버려 둔 여자’에서 벌써 하나의 아이러니가 발견되고 있다. 이 시에서 여성은 주제가 되고 있으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의 감정 안에서는 여성은 남성과 같은 동일한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여성은 남성과 같은 균등한 인간일 뿐이다. 따라서 남성처럼 어떤 상황 속에서도 여성은 그대로 방치되어서는 안될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그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여성은 덫에 걸려 있는 객체로 묘사되고 있다. /망사 자루에 담겨/뿌리가 삭아가는 마늘 몇 쪽/여름 통잠을 잔다/가을 쪽잠을 잔다/겨울 그루잠을 잔다//그렇다, 이 여성은 그러한 상황에 내버려져 있고, 심지어는//일년 내내/한쪽도 읽지 않았지만 잊지 않은/버려 둔 계절/봄// 처럼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방안이나/베란다 한 구석이나/개수대 아래에서/거친 허공으로/푸른 촉수를 밀어 올린다//부끄러운 흙 한 줌 갖지 못했으나/제 몸을 헐어 낸 대가로/흰 발을 내밀어/고요한 착륙을 꿈꾼다//.
나머지 2연에서 아이러니를 더욱 정확하게 그리고 있고 내버려진 여인의 정황을 강조하고 있다. 얇은 옷을 벗고/알몸을 웅크리는 순간/흰 혈관이 대지에 스며드는/그 순간이/오기는 오는 것일까/웅크린 채/몸이 비어가는//.
***
고독은 종종 인간의 감정을 힘들게 하고 있다.
외로움과 고독이란 한 주체가 그대로 남겨진 상황 또는 육체적으로 혼자임을 인지하는 정황과 감정인 것이다. 외로움이란 정신적인 상황을 나타낸다. 즉 마음과 정신에 공허함을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고독은 하나의 아이러니로 종종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박정인 시에서 고독은 인간이 느끼는 감정으로 등장하지 않고 인간을 닮은 허수아비가 느끼는 외로움으로 표출되고 있다. //빈들에 혼자 남은 허수아비/공터의 약장수처럼/조무래기들은 저리로 가라는 듯/두 팔을 치켜들고 있다//혼자라는 것에 대해, 쓸쓸함에 대해 /아무 식견이 없는 새들은/그를 보고도/보란 듯이 몰려와 떠들어댄다//
시 도입부에서. 시인 또는 화자(話者)는 두개의 아이러니를 동시에 등장을 시킨다. 그 첫번째는 논에 있는 허수아비가 육체적으로 느끼는 고독이다. 즉, 허수아비는 논 주인에 의해 그 자리에 세워진 객체이지만 그 사실이 아이러니가 된다. 즉 허수아비는 사람을 닮은 형상으로 진정한 인간을 대신해서 세워진 객체이지만 사실은 죽은 물체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아이러니로 허수아비가 세워진 곳에 새들이 몰려와 떠들어대는 모습을 들 수 있다.
박정인 시에서 아이러니가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것은//호적에도 없는 먼 들판이 파도 소릴 흉내 내면(분쟁으로 인한 소란스러움)/그도 하던 일을 작파하고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것이다/등짝이 따스 해질 때까지/둠벙에 제 모습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허수아비는 하나의 은유이다. 그 은유는 농부의 운명과 나란히 가는 알레고리인 것이다. /구절초 향기에 코를 벌름거리며/구겨진 햇살이라도 들쳐 업고/애들아, 너희들은 부디 대처로 나가 살아라/이 한 철 지나면 겨우내 빈 들을 헤집겠느냐/어스름이 혼잣말처럼 내려오면/먼 인가의 불빛을 바라보다가 차라리/새들 날아가는 길을 배웅하듯/절은 소매를 펄럭댄다/ 지킬 것 없는 들판에서는/위풍당당도/근엄도/다 추상명사다//.
결국 시는 아이러니를 내포한 채 끝이 난다.
[글쓴이 소개]
떠구 뜨리안똔(Teguh Trianton), 중부 자바 뿌르발링가(Purbalingga) 출생. 기자 및 교직 경험이 있음. UNS 대학교 인도네시아어 교육학 박사 과정 (S3) 수료
시 작품, 소설이 Minggu Pagi, SKH Kedaulatan Rakyat, Suara Karya, Wawasan, Koran Sindo, Suara Pembaruan, Riau Post, Harian Sultra, Suara Merdeka, 등에 게재 소개. 공동 시집으로는 Jiwa-jiwa Mawar (Buku Laela, 2003), Untuk Sebuah Kasihsayang (Buku Laela, 2004), antologi Puisi Penyair Jawa Tengah Pendhapa-1 (TBJT, 2005). antologi bersama, cerpen Robingah Cintailah Aku (Grafindo, 2007), antologi Temu Penyair Antar Kota Pendhapa-5 (TBJT, 2008), antologi Pleidoi Puisi -Temu Penyair Banyumas-Solo- Pendhapa-6 (TBJT, 2009), Pilar Penyair (Obsesi, 2011), antologi cerpen Tatapan Mata Boneka Joglo 11 (TBJT, 2011) 등이 있다.
Dari Borobudur Memandang Ironi Pada Puisi Korea
Oleh Teguh Trianton*
Puisi dan karya sastra pada umumnya adalah bentuk lain dari suatu objek; baik yang bersifat materi (benda) maupun imateriil yang diwujudkan menggunakan estetika bahasa. Puisi merupakan ungkapan subjektif dari penyairnya. Meski demikian, puisi acapkali dapat mewakili subjek kolektif dari sebuah masyarakat. Sebagai ungkapan subjektif, puisi dapat digunakan untuk mengidentifikasi gagasan atau ide, berbagai pandangan atau opini, pengalaman hidup, dan perasaan penyairnya mengenai berbagai hal. Sebagai ungkapan kolektif, puisi dapat digunakan untuk mengidentifikasi lanskap materi maupun lanskap kultural yang melingkupi area tempat tinggal penyair.
Puisi adalah perwujudan verbal dari berbagai objek yang estetik (indah). Puisi juga merupakan salah satu wujud tindak komunikasi yang elok antara penyair dan pembaca. Dalam tindak komunikasi; jika puisi berisi wacana, maka pembaca selaku audien mesti membongkar lapisan-lapisan struktur puisi untuk dapat memahami isi wacana tersebut. Jika puisi merepresentasikan objek faktual, maka komunikan dapat melakukan verifikasi dengan cara pembacaan interteks, dengan berbagai teks yang relevan di luar puisi.
Untuk dapat memahami estetika (baca: keindahan, keelokan) objek tekstual yang terpancar dalam puisi, mula-mula pembaca mesti memahami sistem kode bahasa yang digunakan oleh penyair. Jika penyair dan audien menggunakan dan menguasai sistem kode bahasa yang sama, maka persoalan pembongkaran lapis sistem tanda -untuk menemukan makna puisi- menjadi lebih mudah. Sebaliknya jika situasi kebahasaan antara penyair sebagai komunikator dan pembaca sebagai audien; berbeda, maka akan terjadi hambatan dalam proses pembokaran kode tersebut.
***
Persoalan pemecahan kode bahasa terasa rumit, ketika pembaca atau komunikan berhadapan dengan puisi yang ditulis dengan sistem bahasa yang berbeda. Meski puisi dapat dialih bahasakan dengan sempurna, namun pembaca yang tidak menguasai sistem bahasa pertama yang digunakan oleh penyair, tetap akan menghadapi problem linguistik. Ini terjadi lantaran setiap bahasa memiliki konvensi kultural dan prosedur pemaknaan kosakata yang –bisa jadi sangat- berbeda.
Inilah yang saya rasakan dan hadapi. Saya mendapat kehormatan dan kepercayaan untuk membuat ulasan mengenai puisi-puisi karya penyair Korea Selatan yang dimuat di laman www.sksp-literary.com. Pemuatan puisi tersebut merupakan salah satu program kerjasama antara Sekolah Kepenulisan Sastra Peradaban (SKSP) yang bermarkas di kampus UIN Prof. K.H. Saifuddin Zuhri (UIN Saizu) Purwokerto, Jawa Tengah, Indonesia dengan Komunitas Siwa Sanmun (Sisan) Korea Selatan. Kerjasam publikasi karya sastra ini dijembatani oleh Prof. Kim Young Soo, selaku penerjemah.
Meski pernah, beberapa kali menonton film Korea, tapi saya sama sekali tidak menguasai fitur bahasa dan budaya Korea. Meski puisi yang saya hadapi telah diterjemahkan ke dalam bahasa Indonesia, namun pemahaman mengenai budaya dan bahasa asal puisi itu ditulis sangat saya diperlukan. Pemahaman ini saya butuhkan untuk mendukung upaya pembongkaran atau perebutan makna puisi.
Saya beruntung lantaran puisi sesungguhnya mengandung dimensi universal. Puisi adalah karya yang unik dan khas, namun puisi selalu ditulis dan dihadirkan dengan melibatkan anasir kemanusiaan. Selalu ada pelibatan perasaan pada setiap ungkapan. Inilah yang saya maksud dimensi universal dalam puisi. Penyair, di mana pun ia tinggal, pada lanskap kultur apapun, selalu menyuarakan gagasan mengenai dua dimensi yaitu; kemanusiaan, dan ketuhanan. Dua dimensi inilah yang saya gunakan untuk membaca ironi dalam keelokan puisi karya penyair Korea Selatan yang tergabung dalam Komunitas Siwa Sanmun.
Mengingat puisi tersebut dialih bahasakan, artinya segala keterbatasan saya tentang fitur budaya dan bahasa Korea telah dijembatani dengan apik melalui proses penerjemahan oleh Prof. Kim Young Soo. Pada saat yang sama, saya membaca puisi-puisi tersebut dengan mengikuti jalan tangga yang disusun melalui proses penyalinan kode bahasa. Jadi, ijinkan saya memahami puisi Korea dengan fitur bahasa Indonesia.
***
Kesendirian dan Ironi Lainnya
Jarak dari Indonesia ke Korea Selatan menurut peta google, adalah sekitar 4.322 km. Pada jarak yang demikian jauh, puisi membuatnya jadi lebih dekat. Tentu saja lantaran puisi merupakan salah satu medium universal yang dapat digunakan untuk menyampaikan maksud. Puisi dapat melintasi dan mengatasi rentang jarak lanskap materi. Puisi menjembatani berbagai lanskap kultural yang berjauhan dalam satu ukuran perasaan dalam dimensi kemanusiaan maupun ketuhanan.
Untuk sampai pada titik ini, terlebih dahulu saya mesti mengikuti langkah penyair –yang juga penerjemah- Kim Young Soo menaiki anak tangga menuju puncak –Di- Candi Borobudur.
Di Candi Borobudur
Menuju puncak, ikuti jalan tangga di teras bertingkat tujuh
akhirnya tiba Firdaus setelah menginjak kakinya pada kehidupan sebelum dan sekarang Sang Budha Gautama
Apakah dia tahu atau belum tahu cara yang begitu mudah
untuk mencapai kebebasan dari nafsu duniawi,
seorang wanita gemuk yang berhijab itu memegang sandaran
naik tangga dengan susah-payah tanpa memperdulikan hal tersebut,
Tempat di mana lenyapnya bunga teratai
di sudut jalan pasar, bunga melati mekar dengan putih
patung Budha dijual-beli tanpa artinya
meski Gunung Merapi masih memuntahkan asap abu-abu,
orangnya telah lama membuang Budha
Setelah dialirkan dari Gunung Salju
Selama seribu tahun lebih lamanya
Sang Budha Gautama terbakar oleh sinar matahari khatulistiwa
Kini
Menatap arah yang bertiup angin
tanpa emosi, melihat budha-budha yang tak ada lehernya
mencari mukanya masing-masing
Hari ini pun
Sang Budha Gautama yang haus
tetap duduk sambil menunggu seteguk air sebagai sedekah
di pasar
Tapi, orangnya mencurahkan tenaga sedapat-dapatnya untuk naik
tangga sepanjang empat puluh meter,
sambil menginjakkan budha
menuju puncaknya di mana tak ada lagi Sang Budha Gautama.
Puisi bertajuk “Di Candi Borobudur” ini, saya jadikan pijakan untuk memandang dan memotret berbagai lanskap pada puisi-puisi Korea lainnya melalui proses rekuperasi. Seluruh proses pembongkaran dan perebutan makna puisi sepenuhnya saya lakukan dengan mendayagunakan fitur bahasa Indonesia sebagai bagian dari sistem tanda (semiotik) dengan teknik membaca teliti (close reading).
Puisi ‘Di Puncak Borobodur’ ini saya pilih sebagai pintu untuk memasuki puisi-puisi Korea lainnya. Puisi ini mengisahkan sebuah ironi tentang Budha dalam lanskap materi yang ikonis dan lanskap kultural yang ditautkan dengan dimensi kemanusiaan sekaligus ketuhanan. Kita semua tahu bahwa Budha Gautama adalah orang suci dalam agama Budha yang melakukan perjalanan spiritual menuju keutamaan di hadapan Tuhan. Kita juga tahu bahwa Borobudur merupakan salah satu tempat yang dianggap suci dalam ajaran Budha. Oleh sebab itu, dalam puisi ini, Borobudur merupakan lanskap materi yang sangat ikonis dengan Budha.
Kisah Budha dalam puisi ini merepresentasikan dimensi spiritual (Ketuhanan) dalam frame peristiwa kemanusiaan yang ironis. Penyair membedakan antara ‘Budha’ dan ‘budha’. Kata ‘Buhda’ (dengan huruf /B/ besar) merujuk pada Sang Budha Gautama, sedangkan ‘budha’ (dengan huruf /b/ kecil) merujuk pada patung dan orang pada umumnya.
Irnoni dalam puisi ini tampak pada tiga paragraf terakhir yang menyatakan bahwa; //Kini/ Menatap arah yang bertiup angin/ tanpa emosi, melihat budha-budha yang tak ada lehernya/ mencari mukanya masing-masing//. Kemudian dipertegas dengan; //Hari ini pun/ Sang Budha Gautama yang haus/ tetap duduk sambil menunggu seteguk air sebagai sedekah/ di pasar/. Dan pada paragraf akhir diungkapkan; //Tapi, orangnya mencurahkan tenaga sedapat-dapatnya untuk naik/ tangga sepanjang empat puluh meter, sambil menginjakkan budha/ menuju puncaknya di mana tak ada lagi Sang Budha Gautama.//
***
Sementara itu, Penyair Bang Hye Sun mengisahkan tentang ironi melalui puisinya yang bertajuk” ‘Wanita yang Dibiarkan’. Bang Hye Sun adalah penyair yang lahir di Hadong, Provinsi Kyongsang Selatan pada tahun 1968. Tamat Jurusan Bahasa dan Sastra Korea,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Menerima hadiah penyair baru [Siwa Sanmun] pada tahun 2021. Bergiat sebagai anggota Komunitas Sastra “Siwa Sanmun”.
Dari judulnya, puisi ‘Wanita yang Dibiarkan’ sudah merepresentasikan sebuah ironi. Wanita adalah subjek dalam puisi ini. Ia merupakan bagian penting yang diungkap oleh penyair. Dalam konteks perasaan kemanusiaan, wanita sama dengan pria. Dalam situasi apapun, wanita adalah manusia seperti juga pria. Dalam situasi apapun, wanita tak boleh dibiarkan. Tetapi, judul puisi ini sudah menyatakan hal sebaliknya; ironi.
Wanita pada puisi ini berada dalam sebuah lanskap materi yang menjebaknya. /Beberapa biji bawang putih di dalam karung kain kasa berjaring/ mulai busuk dari akarnya/ Tidur yang tak terbangun pada musim panas/ Tidur yang tak enak pada musim gugur/ Tidur dan terbangun pada musim dingin//. Ia, wanita ini membiarkan dirinya pada situasi yang demikian, bahkan; //Walau satu halaman pun tidak dibaca tapi tetap ingat isinya/ sepanjang tahun/ Musim yang dibiarkan/ Semi//.
Sementara itu; //Di dalam kamar/ Di suatu pojok beranda/ Di bawah tempat cucian/ mengangkat peraba hijau/ ke arah angkasa kasar//. Meskipun belum mempunyai segenggam tanah yang halus/ mengulurkan kaki putih/ sebagai imbalan untuk menghancurkan tubuh sendiri//. Bermimpi untuk mendarat dengan tenang//.
Dua kalimat terakhir pada bagian ini sangat jelas menggambarkan suatu ironi. Bahkan, bagian penutup puisi ini meupakan penegasan sebuah ironi yang dialami oleh wanita yang dibiarkan; Membuka baju tipis/ Apakah saatnya datang atau belum/ pembuluh darah putih diresap pada bumi// Merangkang/ Mengosongkan tub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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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sendirian adalah ironi yang kerap mendera perasaan manusia. Kesendirian dapat bersifat wadak yaitu situasi ditinggalkan atau benar-benar sendiri secara ragawi. Kesendirian juga dapat berujud imateri, yaitu sebuah kondisi batiniah yang merasa tidak punya siapa-siapa, sebuah situasi kosong pada hati atau pikiran. Kesendirian yang ragawi maupun yang imateri, keduanya sering dialami atau hadir sebagai sebuah ironi.
Pada puisi Park Jeong In, kesendirian tidak dialami oleh manusia, melainkan sesuatu yang secara fisik difungsikan dan berbentuk menyerupai manusia. Kesendirian dialami oleh ‘Orang-orangan’. //Orang-orangan ditinggalkan sendirian di sawah kosong/ Mirip penjual obat jalanan di tempat kosong/ Mengangkat dua tangan/ untuk mengusir anak-anaknya//. Sementara itu, //Burung-burung yang sama sekali tak tahu/ arti sendirian dan kesepian/ berkumpul bersama membuat kegaduhan//.
Pada pembuka puisi, penyair atau si aku lirik, menghadirkan dua buah ironi sekaligus. Pertama adalah kesendirian ragawi yang dialami oleh orang-orangan sawah. Ia harus menjalani takdirnya sebagai orang-orangan yang ditinggalkan begitu saja di area sawah oleh pemilik lahan. Peristiwa ini menjadi ironi, lantaran sebenarnya orang-orangan ini dibuat dan dihadirkan untuk mewakili orang sungguhan, namun pada galibnya ia tetap saja hanya sebuah benda mati. Kedua, ironi dihadirkan oleh penyair melalui fragmen kawanan burung yang berkumpul dan membuat kegaduhan di sekitar tempat orang-orangan itu berada.
Sebenarnya, peristiwa ironis yang menjadi pesan utama dalam puisi Park Jeong In adalah; //Ketika sawah jauh yang tak terdaftar pada sertifikat keluarga meniru bunyi ombak di laut (menimbulakn gaduh karena sengketa)/ Orang-orangan itu juga ingin meninggalkan tempatnya tanpa tujuan setelah menghentikan tugasnya/ atau ingin membanggakan wajahnya pada genangan air/ sampai saat punggungnya jadikan hangat/.
Orang-orangan dapat berfungsi sebagai metafor. Kisahnya merupakan alegori yang paralele dengan nasib petani yang ironis. /Sambil menggendong sinar mata hari yang digumalkan/ wewangian bunga krisan liar membuat hidungnya kempang kempis//. Ayo, anak-anak, semua harus tinggal di kota-kota besar kelak/ Apakah sekalian berkeinginan untuk tinggal di ladang kosong/ setelah melewati musim ini//. Ketika senja turun seperti monolog/ Melihat cahaya lampu-lampu di kampung jauh/ melambaikan lengan baju/ bagaikan pelepasan burung-burung yang terbang//.
Akhirnya tubuh puisi isi juga ditutup dengan sebuah peristiwa ironis; //Di sawah kosong di mana tak ada barang untuk dijaga/ Kata-kata kewibawaan dan keseriusan/ semuanya kata abstrak//.
[Profil Penulis]
Teguh Trianton, lahir di Desa Pagerandong, Kecamatan Mrebet, Kabupaten Purbalingga, Jawa Tengah. Pernah bekerja sebagai wartawan, dan guru. Alumnus Sekolah Pascasarjana (S3) Pendidikan Bahasa Indonesia UNS.
Karyanya berupa puisi dan prosa antara lain telah terbit di Tabloid Minggu Pagi, SKH Kedaulatan Rakyat, Suara Karya, Wawasan, Koran Sindo, Suara Pembaruan, Riau Post, Harian Sultra, Suara Merdeka, dan lain-lain. Tulisannya juga terhimpun dalam antologi –bersama-; puisi Jiwa-jiwa Mawar (Buku Laela, 2003), Untuk Sebuah Kasihsayang (Buku Laela, 2004), antologi Puisi Penyair Jawa Tengah Pendhapa-1 (TBJT, 2005). Antologi bersama, cerpen Robingah Cintailah Aku (Grafindo, 2007), antologi Temu Penyair Antar Kota Pendhapa-5 (TBJT, 2008), antologi Pleidoi Puisi -Temu Penyair Banyumas-Solo- Pendhapa-6 (TBJT, 2009), Pilar Penyair (Obsesi, 2011), antologi cerpen Tatapan Mata Boneka Joglo 11 (TBJT, 2011), dll.
Buku yang telah ditulis; Ulang Tahun Hujan (antologi puisi, 2012), Identitas Wong Banyumas (Kajian Budaya; Graha Ilmu, 2012), Banyumas; Fiksi dan Fakta Sebuah Kota (Kumpulan esei, 2013), Film Sebagai Media Belajar (Graha Ilmu, 2013), Jurnalistik Komprehensif (Ombak, 2016), Kumpulan Sajak Babad Tulah (Tidar Media, 2020).
* Teguh Trianton menulis puisi dan prosa, mengajar di UIN Saizu Purwokerto.
첫댓글 김영수 박사님, 우리 <시산 회원님>들의 시를 차례로 번역해 주실 때, 너무 죄송하여 감사하다는 말씀도 넉넉히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시평까지 번역해 주시니 박사님의 휴식과 잠을 방해했겠습니다 감사 감사 드립니다
또한 이러한 장을 마련해 주시는 이사장님과 회장님과 집행부선생님들과 사랑하는 시산가족님들께 감사말씀 올립니다^^
아닙니다. 이미 <시산> 이사회의 결정이 있는 사항이고, 의당 제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즐겁게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 <시산>이 더 많이 대내외적으로 美名이 알려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