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추운 나라 아이슬란드에 시인이 많은 이유
이어령
“세계에서 가장 추운 아이슬란드에 시인이 제일 많다고 해요.
길고 추운 겨울날의 고통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바꿔놓은 사례죠.”
이어령 저(著)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열림원, 17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인구에 비해서 시인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습니다.
시를 통해 결핍과 고난은 극복하고자 한 것입니다.
만일 아이슬란드인들이 그 춥고 긴 겨울밤에 웅크리고 앉아 매서운 바람 소리만을 듣고
보냈다면, 이들의 마음속에는 패배 의식과 공포만이 가득 찼을 것입니 다.
하지만 이들은 시를 쓰면서 상상을 하고 눈보라에 리듬을 맞추어 노래를 만들어냈습니다.
아라비아 사람들은 황량한 사막 속에서 생활을 합니다.
그러나 「아라비안 나이트」를 보십시오.
수 많은 꽃과 나무 이야기, 아름다운 녹지와 정원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꽃과 나무가 결핍 되어 있는 모래 위에서 상상의 꽃들을 전설처럼 피워왔던 겁니다.
아이들은 엄마, 맘마라는 말부터 배웁니다.
눈 앞에 먹을 것이 있을 때는 말을 할 필요가 없이 먹기만 하면 됩니다.
눈 앞에 없기 때문에, 배가 고프기 때문에, 목이 마르기 때문에 엄마, 맘마라는 말을 합니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말은 풍족하고 감탄스러울 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모자라고 부족할 때 배운다는 겁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것을 비극이라 생각지 마십시오.
결핍될수록 시인의 상상력은 극대화됩니다.
시인은 부족하고 모자랄수록 심령이 가난해져서 기도하고 찬송하며 하늘을 보게 됩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마5:3)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저자 이어령
출판열림원
발매2017.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