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가기] 울릉도.독도여행기 #7
독도 땅을 밟은 감동을 서둘러 정리를 하고
이번 여행에서 꼭하고 싶었던 도동-석포간 도보여행을 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지도를 챙기고 구간 소요시간을 어림해보니 대충 천부에 막차시간인 7시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천부에서 막차를 타고 서쪽으로 돌아 도동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다는 판단.
<<문제는 가끔 판단 오류로 인해 혹독한 대가를 치뤄야한다는 거지만.>>
점심을 먹고 숙소를 출발한 시간이 오후 한시.
도동-저동간 행남해안산책로 들어서니 활기차던 밤의 풍경과는 다르게 싸전의 빈테이블엔 뜨거운 햇살만 가득하다.
오르막 내리막, 바위 사이의 길을 두어 구비 도니 등에 땀이 차오른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계단을 보면서 바위가 조금만 덜 무르면 자연계단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뒤따라 오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힘겨워 보인다.
도동-저동간 해안도로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뽑으라면 열 번째 안에는 들어가겠다.
행남산책로 중간에 있는 약수터.
온통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암반천지인데 쉼 없이 물이 떨어진다.
섬에는 물이 귀한법인데 울릉도는 물이 차고 넘친다.
사방이 물로 둘러쌓여 있고 육지에서는 담수가 풍족하다.
칼로 자른 것같은 암반 단면에서 식물이 자라는 건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저런 환경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건 바위가 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
평소에는 물을 머금고 있다가 갈수기에는 다시 배출을 한다고 하니
갈수기에도 물 걱정이 없다는거지.
행남산책로 끝 부분 몽돌해변에 수많은 사람의 소망이 서있다.
해가 뜨는 방향이고 울릉도에서 일출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 중에 한 곳.
많은 사람이 아침에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쌓은 것이겠지.
해안길은 높다란 절벽으로 막혀 등대로 향하는 산길로 접어든다.
오르막, 오르막 그리고 짧은 평지, 그리고 내리막.
길이 지루하지 않다. 문제는 체력소모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
도동등대를 관람하고 내려가는 수녀님들의 뒷모습이
하안거를 마치고 속세로 돌아가는 스님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행남 등대라고도 하는 도동 등대를 돌아 전망대에서 보이는 저동풍경.
도동항이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을 위한 항구라면 저동은 고기잡이를 위한 어업전진항이다.
우리 선조가 울릉도 서쪽에 있는 태하항이나 현포항을 주로 사용했다면
도동과 저동항은 일본사람들이 드나들었고 강점기 시대에는
울릉도의 울창했던 원시림자원과 풍족했던 수자원을 수탈해가는 전진기지었었다.
도동에는 조선인보다 일본인이 더 많았을 때도 있고
조선인은 대부분이 내륙에서 농사를 지어 초근목피를 면하지 못하는 곤궁스런 처지였고
일본인은 앞선 기술을 가진 수산업으로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 한다.
현포,태하-저동-도동으로 이어지는 울릉도 항구의 발전사라고 할까?
이제 태하와 도동 중간인 사동에 커다란 항구가 공사 중이니 사동항 산허리에 있는
대하리조트를 중심으로 관광상권이 사동으로 넘어갈 거라는 현지인들의 말.
현 정부가 울릉도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너무 험해 일주도로가 끊겨 있는 저동-석포간 자동차길을 내겠다고 밀어붙여
공사중에 있으니 아마도 머지않아 자동차를 타고 울릉도를 일주하는 날이 오겠다.
"삽자루 하나면 뭐든 다된다는거지"
요즈음 울릉도는 개발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산을 돌아서 좁은 도로에 자동차와 사람이 뒤섞인 상태로 도동에서 저동으로 넘어가야 했는데,
이제는 새로 만든 촛대암 해안도로를 따라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걸어갈 수 있다.
도동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촛대암 해안도로.
아름답기는 한데 저 길을 내느라 고생 많았겠다.
[마실가기] 울릉도.독도여행기 #7 끝.
정회동
첫댓글 투덜리가 되며 걷던 군시절이 이제 생각하니 행복이었던것을...이제사 반성을하니 이것 조차 행복입니다.
감상 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