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27)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 교리 논쟁 핵심은 ‘성찬례’ / 존 알렌 주니어
잘 알려진 것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리 문제나 논쟁에 치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학자들이 지나치게 사소한 것들에 집착한다고 종종 꼬집기도 한다. 하지만 교황이 아무리 애쓴들 가톨릭교회에서 교리 논쟁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뚜렷한 교리 논쟁이 있었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논쟁들에서 흥미로운 점은 모두 성찬례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는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에는 성찬 신학이 뚜렷한 교리 논쟁거리가 되리라는 뜻이다.성찬례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 개인의 믿음에는 문제될 여지가 전혀 없다. 예컨대, 교황은 2017년 11월 일반알현 교리교육에서 모든 미사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지지 않는 태양의 한 줄기 빛”이라고 강조했고, 2018년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는 “생명의 양식인 그리스도의 몸과 피만이 사랑에 굶주린 마음을 채워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영성체는 하늘나라를 미리 맛보는 것이라고도 말했다.그러나 교황이 이렇게 열렬히 성찬례를 강조해 왔음에도, 비평가들은 그가 성체성사에 관한 전통 가톨릭 신앙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한다.교황이 2016년 「사랑의 기쁨」을 발표하자, 이혼한 뒤 교회 밖에서 재혼한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신중한 영성체 허용 입장을 놓고 격렬한 논란이 일었다. 그 결정은 주로 혼인 신학에 관련된 것이었지만, 그 핵심에는 성찬례란 무엇인가, 또 영성체를 위한 합당한 조건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있었다.교황과 그의 신학 자문들은 「사랑의 기쁨」의 결정이 교회의 가르침을 전혀 수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비평가들은 과거의 가르침과 상당히 급진적인 단절을 보였다고 비판을 퍼부었다. 어쨌거나 「사랑의 기쁨」 논쟁의 핵심은 성찬례에 대한 이해 차이였다.2018년 굵직한 교리 논란의 중심이 된 독일의 상황도 비슷하다. 독일 주교단의 거의 2/3에 이르는 다수가, 적어도 일정 조건 하에서는 세례 받은 가톨릭 신자의 개신교 배우자들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지침에 찬성했다.이에 반대한 소수의 독일 주교들이 교황청에 이 주제에 관한 회의를 요청했는데, 교황은 그 결정을 사실상 독일 주교회의와 주교들의 재량에 맡겼고, 그 결과 당장 독일 내에 일치된 기준이 마련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논쟁 역시 성찬례의 본질에 관한 것이었다. 가톨릭 신앙과 ‘친교’를 이룬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하는 문제를 날카롭게 제기했기 때문이다.이제 막 시작된 2019년에도 교리 논쟁은 성찬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교황이 개신교 신자들, 특히 루터교 신자들과의 교회일치 영성체 예식을 준비하고 있고 세부 사항을 비공식 실무단에 맡겨 놓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문이 돌게 된 것은 종교 개혁 500주년을 기념한 2016년 10월 교황의 스웨덴 방문 이후부터였다.어째서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에 성찬례가 가장 중요한 교리 쟁점이 되었을까?성찬례에 관한 물음들은 이어져 왔고 교황은 그것들에 대답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도 일부 이유가 된다. 그렇게 본다면,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적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든 교황이 피해갈 수 없는 의제일지 모른다.다른 한편, 그리스도의 실제적 현존인 성찬례에 대한 신앙은 전통적으로 가톨릭 정체성의 주춧돌이며 가톨릭을 구별하는 신념이었다. 공통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그러한 구별을 누그러뜨리려고 하는 듯한 교황 아래에서, 성찬례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들, 특히 누가 영성체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어쩌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아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이 때때로 신학자들의 우둔함이나 현학성을 꼬집는다 해도 교리는 가톨릭교회의 생명줄을 이루는 한 부분이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시대에 신학자들은 할 말이 많아 보인다. 신앙의 핵심 성사에 관해 교황이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가르침에 관해서는 특히 그럴 것이다.
존 알렌 주니어 (크럭스 편집장)rn※존 알렌 주니어는 교황청과 가톨릭교회 소식을 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