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3(토) 맑음
내일은
비가 온다더니 오늘은 맑은 날씨였다. 오늘 날씨가 맑은데 내일 비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과학이
좋은 것은 좋은 것 같다. 날씨 따라 생활의 계획이 바뀌는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과학 기술이다. 예를 들면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에게는 참 좋은 정보가 아닌가? 소금장수 아들에게는 내일은 비 온다고 하니 장사를 나가지 마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대신 우산 장수 아들에게는 우산을 좀 많이 준비해서 장사를 잘 하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 어머니에게는 그래도 걱정일 것이다. 두 아들이 다 장사를 잘
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서울에서
어머니가 갑자기 내려 오셨다. 낮 12시쯤 동생한테서 어머니와
함께 여수에 온다고 연락이 왔다. 시장에 장보러간 아내한테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아서 아래에
사는 친구가 사장을 같이 가서 친구한테 통화를 해서 아내와 통화가 되어 알려 주었다. 그렇게 해서 전화를
끊었는데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와서 이렇게 갑자기 내려 오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를 내기에 나한테 화를 내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전화를 끊어
버렸다. 전후 좌우 사정을 알아볼 생각도 않고 화를 내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또 내가 참아야 했다. 조카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어디 놀러 가자고
해서 여수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왕 오는 길에 어머니를 모시고 같이 온 것이라고 한다.
시골
고향에 들러서 온다고 좀 늦게 왔다. 아파트 아래에 있는 식당에서 서대 회 무침과 아구 찜을 시켜서
저녁을 먹고 올라 왔다. 동생도 월요일에는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하니 내일 어머님도 같이 올라 가신다고
한다. 내 마음 같아서는 며칠 묵고 쉬다가 갔으면 좋겠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 아내도 무릎이 아파 몸과 마음이 편치 않은 것 같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작은 아버지 댁에만 잠시 들러서 점심을 잡수고 올라 가도록 해야겠다.
4남 2녀 인데 각각 이해 관계가 얽히는 일은 없는데도 큰 아들인 나는 항상 마음이 편치 않다. 이제 와서 내 자신을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저 사실 때까지
좀 더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어머니 역시 무릎 관절이 안 좋고 당뇨가 있어 수년을 참고 견디며
사는 것이다. 그래도 병원은 자주 다녀 주사도 맞고 하시니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내일 올라 가시면 또 언제 편하게 기분 좋게 여수를 다녀 가실 날이 있을 지 모르겠다. 동생들이야 따뜻한 봄날이 오면 같이 한 번 모시고 온다고 하는데 그게 말 같이 그리 쉽게 되겠는가? 다들 벌어 먹고 살기 바쁜 세상 아닌가?
나는
우산 장수도 못되고 소금 장수고 못 되는 신세이다 보니 어머니 걱정은 덜어 드리는 축에 속하는가? 우스운
이야기다. 차라리 비 오는 날에 소금이라도 팔아서 어머니에게 용돈이라도 드리는 것이 더 나을 텐데 말이다.
*이제 봄은 이렇게 망울진 매화와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 온다!
첫댓글 매화 꽃 잘 찍었네요.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