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사∥
함께 빛나는 인연
우형숙
(부천작가회의 회장. 시조시인. 번역가)
소위 만물의 영장인 우리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겁먹은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어느 위대한 천재가 백신을 만들어 낼 지 그 분께는 반드시 노벨생리의학상을 드려야겠습니다. 아주 고약한 심보의 검은 단체가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바이러스이므로 자연 속에서 천적을 찾을 순 없겠고 인위적으로 백신을 만들어내야 하니까 시간이 좀 걸리나 봅니다. 2018년 일본의 혼조 다스쿠가 면역조절 항암제 발견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을 때 아시아인의 저력에 감탄했는데 이번 COVID 19 백신도 아시아 국가에서 개발해냈으면 좋겠습니다. 각국이 백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까 곧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대면 활동을 자제 하다 보니 매일 그리움이 커져 우리 감정이 폭발직전입니다. 담장 너머까지 키 큰 그리움이 차곡차곡 쌓여 올해 우리 연간집은 반짝이는 수정체의 집합소가 되었습니다. 슬플 때도 즐거울 때도 마음을 소복이 담을 수 있는 바구니가 이렇게 있으므로 우리 작가들은 복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먼 훗날 우리가 하늘나라에 있을 때에도 내 작품이 지상에서 사랑 받고 있는 걸 보면 얼마나 가슴이 뿌듯할까요. 마음 설레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늘 무언가를 하며 살아갑니다. 하루 24시간 중에 8시간은 잠자고 먹고, 8시간은 일하고, 나머지 8시간은 취미 특기 사교 등으로 자신만의 멋진 성을 쌓는다고 합니다. 그 나머지 8시간 중에 문학이 있고 그 문학으로 인해 동료 작가들과의 인연이 이어지니 문학이 그저 소중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해와 달은 될 수 없어도 함께 어울리면 별처럼 빛날 수 있으니 서로 격려하며 나아가는 겁니다. 지금처럼 문단의 선배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견인차 역할을 해주시고 문단의 후배가 존경심을 담아 뒤따른다면 우리의 문학 향기는 오래토록 이어질 겁니다. 또한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의 한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되 절차탁마하는 마음으로 창작에 임하다보면 몇몇 분들의 성과는 눈부신 큰 별처럼 돋보이겠지요. 그러면 모두 함께 기뻐하고 모두 함께 빛나는 시간을 가지며 모두 함께 또 분발하는 겁니다. 그러한 ‘함께’를 꿈꾸며 한시바삐 마스크 벗고 어우렁더우렁 활동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
첫댓글 빛나는 인연 맞습니다
우리 작가회 년간집이 매우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