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타이완의 이색마을
도심속 청정마을 검담리, 벽화촌 ‘무지개마을’
7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타이완은 60%의 아열대와 40%의 열대지방의 기후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섬 전체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23도로 온난하다. 12월~2월의 겨울철에도 평균 섭씨 10도로 춥지 않다. 추운 날씨를 싫어하는 이들이 즐겨 찾을 만한 곳이다.
근래 타이완의 유명관광지는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바글바글’ 들끓고 있다시피 하다.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관광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한국인이다. 한국관광객의 급작스런 증가는 <꽃보다 할배>와 VJ특공대, 드라마 <온에어> 등의 영향이라고 한다.
타이완을 찾은 관광객들은 대부분 예류(野柳)지질공원, 지우펀, 룡샨스(龍山寺)와 스린야시장, 중정기념당, 고궁박물관, 화롄 타이루거(太魯閣)협곡 등을 둘러보게 된다. 이들 관광지는 저마다 행복한 여행과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유명관광지와는 달리 타이완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색마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타이베이 중산구에 자리한 도심 속의 청정마을 검담리(劍潭里)와 알록달록한 벽화로 꾸며진 타이중의 ‘무지개마을(南屯彩虹眷村, 난툰차이홍쥐안춘)’이 그러하다.
지룽강변 북안로 군사 시설을 지나 아늑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검담리는 1년 동안 유리창을 닦지 않아도 먼지 하나 묻지 않는 청정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에너지를 아끼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자하는 노력을 함께 공유하고 실천하는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주민들의 일관된 노력의 결과 이 마을은 아주 깨끗하고 소박하고 아름답게 재탄생했다. 이 마을도 12년 전에는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져 쌓여 있는 어지러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완의 손꼽히는 환경교육의 요람으로 면모를 일신했다. 그동안 166개 단체와 기관에서 마을 견학을 다녀갔고, 한국에서도 여러 환경단체와 기관에서 방문했다고 한다.
검담리의 마을가꾸기 사업이 성공한 데는 마을 이장 필무량(畢無量)씨의 헌신적인 노력이 큰 밑받침이 되었다. 그는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유기농 작물의 텃밭 가꾸기, 태양광을 통한 에너지 이용 다변화, 수자원의 재이용과 걷기의 생활화 등을 꾸준히 추진했다.
필 이장은 마을의 폐공지 650평을 화단으로 조성했고, 산지와 이어진 습한 땅 1,770평을 생태공원으로 단장했다. ‘푸른 마을’ 관리에 필요한 용수는 빗물을 저장하여 사용하고, 녹화사업에 필요한 퇴비는 낙엽과 흙을 섞어 발효시킨 것으로 자체 생산, 판매한다.
필 이장은 마을가꾸기 사업은 주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그 자신도 자원봉사로 이장 일을 하고 있으며, 마을가꾸기도 노인들이 봉사활동으로 솔선수범함으로써 성공했다고 한다. 마을가꾸기는 정신운동이자 건강운동이기도 하다는 것.
검담리 사람들은 도심 속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것과 똑같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찾고 싶고, 머물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마을이다. 공원에는 산책 나온 애완견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변기까지 설치해두었을 정도다. 쾌적한 환경을 위한 세심한 배려의 산물이다.
타이완 중부 도시인 타이중시 외곽에 위치한 무지개마을은 울긋불긋한 벽화로 하여 근래 들어 그 이름이 꽤 많이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담벼락 등에 빽빽한 벽화가 이 마을의 운명을 바꿔놓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것이 한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것도 흥미롭다.
이 마을은 1949년 중국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중국군인들이 타이완으로 건너와 정착하여 살던 곳이다. 워낙 낙후한 마을이라 도시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될 운명을 맞게 됐다. 그러자 황용푸(黃永阜)라는 노병이 2008년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이는 골목 바닥부터 벽, 창틀과 처마 끝까지 온통 알록달록한 그림을 그렸는데, 이 벽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시당국은 ‘철거’ 대신 ‘보존구역’으로 지정했다. 더불어 외래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화장실 등을 마련하여 소공원 역할도 한다.
사실 벽화마을, 무지개마을이라고 불리기에는 집이 너무 적고 공간도 협소하다. 황 노인 혼자 살고 있는 집 몇 동이 전부이다. 그렇지만 92세의 할아버지 한 사람의 벽화 그리기로 마을을 지켜낸 사연이 감동을 준다. 이 할아버지는 벽화를 새긴 티셔츠 등도 팔고 있다.
타이중의 ‘무지개마을’은 통영의 동피랑 등 한국의 벽화마을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규모가 작다. 타이베이에서는 고속도로로 3시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다. 타이중 등지의 관광길에 잠시 들릴 만하지만, 무지개마을 한 곳을 보고자 일부러 찾아갈 것은 아닌 듯하다.
첫댓글 저도 따뜻한 곳에 살고 싶어요...ㅎ
벽화도 무지 이색적입니다~^^
청정 환경의 마을이 부럽습니다
고문님 덕에 우리 고향 새마을 지도자 같은 필무량 이장님을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