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다가오면 도심은 축제의 장처럼, 갖가지 빛깔의 일루미네이션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마치 별빛이 지상에 내려온 듯말이다. 연말연시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이란 영화 속 티파니 상점과, 흰 리본이 묶인 푸른 하늘색의 티파니 상자각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그곳의 제품이 이 계절과 어울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곳의 행복한 장소적 아우라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이제까지 시도한 중에서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은, 택시를 잡아타고, 티파니를 가는 거예요. 그러면 바로 기분이 확 풀려요. 그 보석점의 조용함과 새침한 부분이 좋아요"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여, 20세기의 미국 문학에서 이름을 날린 작가, 토르먼 카포티는 영화 원작인 동명소설에서 주인공 ‘홀리’에게 가장 맘에 드는 장소에 관하여 이와 같이 말하게 하였다. 회전 도어를 지나가면, 눈에 보이는 것은 높은 천장에 화려한 샹제리에, 시선이 마주치면 단정한 판매원이 미소로 맞아준다. 확실히 티파니 안에 발을 들이면, 그 안은 별세계가 펼쳐진다. 티파니 보석점의 장점에 대해서는 1958년 출판된 소설, 그리고 1961년에 이를 원작으로 제작한 동명 영화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1837년에 창업하여, 1940년에 현재의 장소에 이전한 이 본점 주변도, 시대의 발전과 함께 변화하였다. 유행에 민감한 세계 최고의 쇼핑가니 만큼 그 변화가 무상한 것은 당연한 일이나, 불변이라 불리는 곳이 바로 티파니 보석점이다. 장엄한 외관은 전혀 변화지않는 그 모습 그대로이다. 행복을 상징하는 장소성, 불안감을 없애주고, 행복과 안도감의 아이덴티티를 제공하는 곳. 기호론적인 사고를 미술사적으로 접목한 노먼 브라이슨이 편집한 논문집을 참고로 하면, 아이덴티티 형성에는 처음에는 외부에 있는 것을 내면화하는 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 외부에 있는 것이 내부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봉합]이며, 이 프로세스를 경험함으로서 아이덴티티가 형성되어가는 것이다. 이때 내면에 존재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기(미니멀 셀프)이다. 이는 현대의 아이덴티티론에 있어서, 공통적 이해이다. 내면이 분절된 현대인은 특히 이러한 아이덴티티 과정을 더욱 필요로 하며, 브랜드를 입거나 지닌 이들은, 그것이 처음에는 자신 밖 외부에 있는 것으로 의식하지만, 이를 소유함으로서 그 브랜드와 자신이 봉합되게 된다. 많은 경우, 그 사람은 그 프로세스를 깨닫지 못한다. 봉합은 무의식 중에 이루어진다. 이제까지는 대상과의 자기동일화로서 논해져온 문제이나,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 Jacques Lacan, 1901-1981)의 이론의 도입에 의해, 새로운 견해가 가능해진 것이다. 즉 이 프로세스 분석을 통하여 알게 되는 것은 [봉합]이 실제로는 환상이라는 점이다. 브랜드를 입는다하여도, 그것은 진정한 자신과 브랜드 상품과가 [봉합]된 것이 아니다. 브랜드 물을 잃었을 때에도는, 그 사람에게 있어, 봉합은 바로 소멸하는 것이며, 브랜드물과의 [봉합]은 항상 잠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현실세계 속의 우리들은 이러한 환상에 의해서 살고 있는 것이며, 봉합이 가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잠정적인 것인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봉합은 라캉의 거울단계이론에 바탕을 둔 개념이나, 이러한 [봉합]을 통한 아이덴티티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의 소비자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어디에서 추구해야하는 지를 모르게 되었다. 연말 연시에 나마, 일시적으로 안도와 행복감을 꿈꾸는 것은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여주인공 '홀리' 뿐 아니라, 오늘날 분열상태에 놓인 현대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때에 아이덴티티라는 것을 어디서 추구해야하는 지가 매우 불명료해진다. 오늘날 새로운 의미에서 아이덴티티를 추구하는 것은 이 불명료함을 배제하고자하기 때문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당시 미국 사회는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홀리는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그곳의 중후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 서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런 곳에 살면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안도감과 행복감의 아우라를 지닌 곳이다. 그 장소가 아니면 맛볼수 없는 [특별한 장소]적인 감각을 연말연시에는 맛보고 싶어진다. 또하나 티파니는 현대의 일반 보석 브랜드에서 흉내낼 수 없는 깊이감있는 디자인/공예품의 역사성이라는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이는 미국 아르누보의 시조라 불리는 티파니의 창립자 찰스·L·티파니의 장남인 루이스 컨포트 티파니(Louis Comfort Tiffany)가 이룩한 스텐드글라스, 모자이크 디자인의 업적 덕이다. 그는 가업인 보석점 경영참여를 거부하고 화가가 되기 위해서 뉴욕에서 회화를 공부하다가 유리 제조 공예를 동경하여 연마하였다. 1870년대에 장식미술이나 인테리어디자인에 개화한 그는 그 후 유리예술로 꽃피웠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높이 평가되어, 많은 주문을 받았지만, 점차 유리를 향한 흥미가 강해져서, 1883년에는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를 닫고, 1885년에 『티파니 유리 회사』를 설립한다. 당시, 미국에서는 교회건축이 급속하게 증가함과 동시에 스텐드글라스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이 시대의 흐름은 티파니에게 있어 반가운 바람이었다. 그리고 1902년에 회사이름을 『티파니·스튜디오』로 변경하고는 동해안의 부호나 저명인을 상대로 유리그릇, 스탠드글라스창, 문구류, 가정용품, 브론즈제품, 아트 보석, 에나멜제품, 모자이크제품, 목공예, 도기, 은그릇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다. 1880년대(영궁의 빅토리아시대 후기)의 뉴욕에 유리공예와 에나멜·모자이크공예의 「Tiffany Studio」를 창립하였으며, 특히 스탠드글라스 창은 시대적인 수요도 겹쳐져서, 인기를 모으고, 사업적으로도 성공하였다. 그 스탠드글라스틔 디자인으로부터, 램프 디자인이 파생되었다. 그의 작품 속에서도 가장 유명한 호화찬란한 테이블램프는 1899년부터 만들기 시작하였고 이 공방의 유리제품은 1900년 파리만국 박람회에 놀랍게도 100점 이상의 유리제품을 발표하여, 금상과 그랑프리를 수상하여 뉴욕 아르누보의 제1인자로서, 본가 티파니사의 제품을 앞지르는 평판과 명성을 얻어, 그 실력이 널리 알렸다. 그후 티파니의 유리에는 『Favrile Glass』라고 상표등록되어, 1점짜리 유리 제품에는 이 마크가 각인되어 있다. 그의 예술 특징은 유백색 유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색을 사용한 텍스춰나 모자이크 효과의 효과적인 다양적 적용이다. 아르누보 양식에 공통되는 사실적인 자연찬미를 겉들인 화풍도 매우 평판이 높다. 이러한 아르누보 시절의 루이스 티파니의 유리 글라스 제품에 새겨진 낭만적 기품이 오늘날의 티파니 상점의 모든 제품 뿐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인, 그리고 그곳의 광고, 패키지 디자인에 까지 행복이라는 아우라를 품고 있다. 디자인의 역할 중 하나가 전달인데, 이때의 전달의 정보뿐 아니라, 감성의 전달도 포함이 된다. 연말연시, 티파니 만큼 행복한 감성을 전달해주는 디자인이 또 있을까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