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3 12:39:01
지하철 갈아타고 洞(동)을 지나 區(구)를 바꿔 멀리멀리
가는 곳이 찜질방이라는 장소
그곳에 가면 그녀들이 있어 같이 할수있기에
낮선곳 먼길을 마다 않고 극성스레 찾아간다
내가 지각해서 맡겨논 표를 가지고 갈아입는 옷을 탄 다음
이제 일행을 찾아 가야 하는데
삼천평이라는 지하로 내려가 두리번 거리며 다녀도
어리둥절 거리며 둘러봐도 그녀들이 안보이고
전화가 마침 와 받으니
<한차례 땀내고 시원한 얼음방에 있어 그리로 와>
<아저씨 얼음방이 어디예요?>
조오기.... 라는데 아무리 가도 안나오고
황토방 무슨방 아무방이나 이방 저방 열어보고 다니고
오라지게 넓기도 하다
이렇게 큰 찜질방은 아마 세계적일거같다
못 찾아 미아처럼 돌아다니며 울기직전에
일행중 하나인 그녀를 만나는 신의 가호가 있어 다행히 합류를 할수 있었다
하지만 초대형 찜질방이 마음까지 커지게 한다
우선 초고온 숯가마에 들어가 수건깔고 자리 잡았다
센걸 좋아하는 내 성향인가보다
여기 진짜 뜨겁다는데
난 궁뎅이가 큼지막해서 괜찮다고 했다
조금 있다 불 난것 같이 뜨거워져 부리나케 나와버렸다
규정상 먹는거 반입 안된다는데 무대포로
야매로 모르고 들고 들어간 요구르트로 입가심을 하고
멍석깔린 저온 황토방에 가서 흘린 땀을 서서히 식히고
그런데 난 땀이 안나고 조금 나올랑 말랑 하다
도로 들어가는것 같다
시원하게 비오듯 땀 흘리는 사람이 부럽다
그 다음엔 누우면 주물러 주는 침대 맛사지에서
아야야~ !
그러면서 울퉁불퉁 주물럭주물럭 해주는것
받으니 기분이 삼삼하다
누가 매일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다음엔 발맛사지로
무좀 걸리면 안 되니 발에 비닐봉투 신고
기계에 발 집어넣으니
돌같은것이 튀어나온 구멍에서 발의 여기저기를
오물조물 만져주고 눌러주고
그런데 벽에 걸린 설명서 발그림이 그려져있는데
부분적으로 나누어 번호가 메겨있다
그 번호 부분이 아프다면 그곳이 약하다는것이라고
써있어서 우린 살펴보았더니
24번에 해당하는 나는 신통하게 갑상선이라고 되어있다
19번 달숙이는 변비라며 맞는단다
경자가 난 16번 그러니 목소리 큰 주책 미숙이가
16번은 생식기!
그런다 그럼 그곳이 그렇다는거야? ㅎㅎ
무안해서 쩔쩔매는 경자
다음에 발마사지 이용하는분은 번호를
크게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 싶다
그담엔 식당으로 한참을 걸어가
미역국 정식으로 한사발 산후조리하는 산모처럼
해치우고
호프집 같은 휴게실로 와 생맥주 커피 마시고
팥빙수도 시켜 다른 사람 이야기할때
내가 얼른 거의 다 퍼먹었다
이야기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유흥을 즐기며
또 다시 강력한 초고온 방으로가 명상에 잠기다
제일 먼저 못 참고 도망나와
저온방에 그녀를 찾아가 보았다
그곳은 어쩐지 뜨뜻미지근해 멀미가 나는것 같아 나왔다
나 쎈거 체질인가봐
먹는것이 땀 빼는것 보다 많았던 적자 찜질이다
이제 로마시대 호화 목욕탕 같은곳에서
몸을 헹구고 가야해
얼굴에 빨간 황토팩 가면처럼 바르고
산부인과 진료받을때 처럼 다리 벌리는 포즈해야하는
붉은 정육점 불빛같은 아궁이에 불 때면 나온다는 원적외선 쏘이는 방에 누워
<어디서 이렇게 누워있냐.. 다같이 너도 나도 그러니
안 창피하고 이렇게 하네..ㅎㅎ>
온통 나무로 된 일본 온천욕 같은 탕에서 오붓하게
셋이만 들어가 웃다가 시냇가 같은 거품 나오는
사우나에서 족욕하고
여러가지해서 다 기억할려니 힘들다
날씨도 한증막 같은데
또 뜨거운 숯가마안에서 지지며
시원~하다는말의 진수를 아는 나이가 된 우리들
나 또 가고 싶어질거 같아....왠지
아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