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NLEY FOREST GOLF CLUB
Swinley Forest Golf Club
스윈리 포레스트 골프 클럽
2013 골프 설계자들이 뽑은 세계 100대 코스 No 40 선정
2014 세계 100대 코스 NO54 [골프 다이제스트지]
1909년 개장 / 18홀 / Par 68 / 6,109yard
Designed by : Harry Colt.(헤리콜트)
오거스타 내셔널 이상의 은밀한 스토리를 가진 골프장이 영국 스윈리
포레스트(Swinley Forest)다. 런던 도심 서쪽 스윈리 숲에 만들어진 이곳은
영국 코스 설계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리 콜트가 디자인했다. 개장 연도는
1909년. 지금도 코스에 들어서면 마치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코스는 넓지 않아 파68의 전장 6019야드(약 5500m)에 불과하다.
아담한 넓이에 태고의 소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소나무 한 그루마다
오거스타 내셔널처럼 20~30m나 되는 높이와 위용을 자랑한다. 2014년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 54위에 올랐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도 42위에 올랐다.
[숲속에 둘러싸인 은밀한 동화속 코스같은 스윈리 포레스트]
골프장의 폐쇄성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 100년이 지났지만 골프장 대표도 없고, 스코어카드도 최근에야
만들어졌다. 진입로에 골프장이란 걸 알 수 있는 문패가 조그맣게 붙어 있을
뿐이다. 얼마나 은밀한지는 만들어진 배경을 알면 이해된다.
영국 코스의 장점은 아무리 유서 깊은 코스라 할지라도 일반인에게 개방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디나 예외는 있으니 ‘영국의 오거스타 내셔널(Augusta
National)’이라 불리는 스윈리 포리스트(Swinley Forest) 골프 클럽이 바로
그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오거스타 내셔널과 같이 콧대 높은 자존심과
남성우월주의로 그들만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오만함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니다. 오거스타가 베르사유 궁이라면 스윈리 포리스트는 낙향한 선비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정원과 같다고 할까?
[아담하고 정갈한 클럽하우스]
이 지역 영주였던 더비 백작이 서닝데일에서 골프를 치다 국왕 에드워드
7세와의 약속에 늦자, 국왕이 “백작 정도 되면 자기만의 골프장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핀잔을 줬고, 그에 압박을 받은 백작이 자기 영지에
코스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골프장을 만들고 싶은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
왕의 압박으로 억지로 만든 코스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골프장 개장 이후
더비 백작은 친구들만 이용하게 했다. 그 전통이 오늘날에도 이어져 최근까지
극소수 회원과 그들에게 초청받은 선택된 소수 외에는 이곳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클럽하우스도 마치 가정집 거실 같다. 벽에는 더비 백작 사진만 걸려 있다.
[클럽하우스 응접실 구석의 더비 백작 초상화.]
전장은 짧아도 코스는 명품이다. 직선처럼 길게 이어진 2개의 오르막 파4 홀인
6번, 7번 홀은 챌린징하며, 후반에는 뱀처럼 휘어 내려가는 가장 긴 파4 12번
홀이 인상적이다. 파5 홀은 5번 홀 하나뿐이고 블루 티에서도 497야드(약
454m)에 불과하다. 반면 파3 홀은 후반 3개를 포함해 5개나 된다. 그린이 엄청
빨라 스코어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5개의 파3 홀이 하나같이 해리 콜트
특유의 유쾌하고도 난해한 도전을 안겨준다.
[스윈리포레스트 1번 홀 그린.]
라운드를 마치면 감칠맛 같은 여운이 남고, 다시 돌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은밀한 정원 같은 코스니 말이다. 진달래가 곳곳에 피어 있고 5번 홀
티잉그라운드 옆으로는 개를 데리고 라운드를 하는 골퍼가 개에게 물을 먹일
수 있도록 조그만 수도꼭지도 조성해놓았다. 회원은 극소수이며, 왕궁이
가까워서인지 에딘버러 공작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 공, 그리고
차남인 요크 공작 앤드루 왕자까지 포함돼 있다. 엄격한 폐쇄정책을
지켜왔지만 최근엔 일반인에게도 라운드를 가끔 허용한다고 한다.
[5번 홀 티잉그라운드 옆에는 클럽도 닦고, 개에게 목도 축이라는 수도가 마련되어 있다. ]
파 68의 6천 야드 남짓한 이 작고 조용한 코스는 멤버들이 개인적인 성찰과
생활의 여유에서 오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든 코스이다. 핸디캡 기록,
클럽 챔피온십 대회가 없고 심지어는 스코어 카드마저 1909년 창립 이후
50년이 지나서야 만들어졌다니 가히 세간의 이목에서 동떨어져 유유자적하는
코스임에 분명하다. 전원 주택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작은 철제 대문 앞에
이르러 초인종을 누르면 안에서 방문객을 확인한 후 문을 열어준다. 마치 대학
은사 댁을 방문하듯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가면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건물과
함께 다양한 수종의 나무와 계절마다 서로 질세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나무들이 코스 곳곳에 자라고 있다. 상록 관목(heather)으로 둘러싸인 벙커의
풍화된 모습은 마치 자연의 일부인 듯 아름다워 보이지만 자칫 공이 이곳에
빠지면 깊은 러프에서보다도 탈출하기 힘든 해저드 역할을 한다. 성문화된
클럽 역사 조차 없는 이곳은 회원들의 가슴으로 기억되는 코스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