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올리는 강화소식입니다.
캠프힐 준비 3년차, 마지막 남은 한해입니다.
건축을 위한 설계가 진행중이고
조합에서는 운영을 위한 틀을 여러번의 공청회를 거치면서 마련해 가는 중입니다.
캠프힐 토론회, 세미나, 발표회등에 참석해 정보를 나누고 배우면서
하나씩 하나씩 구체적인 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6월 중에는 독일 탐방을 계획하여 실제의 모습을 담아올 계획이기도 합니다.
조금씩 다가가는 출발선입니다.
저는 몇주정도 마음과 몸이 무거웠더랬습니다.
의례히 큰일을 앞에 놓고 거쳐갈만한 일이긴 하지만
적당히 넘어갈수 없는 무거움이 있어, 잠시 주춤거리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내맘대로 되는 것이 어디 있겠나, 라고 맘먹고
중심은 잡되 사항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하며 가려고하지만
(아주)가끔씩 몸과 마음이 굳어져서 뚝 멈춰버리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마음이 거칠어지니 몸으로 나타나고 결국 염증으로 고생을 꾀나 해야 했습니다.
처음 나설때 처럼 다시 신발을 고쳐맬때인가 봅니다.
설계는 강화의 무무건축 대표에게 맡겼습니다.
현재 구체적인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우선은 작업실을 충분히 검토하고있습니다.
이후 보호작업장으로 정부의 인가와 지원을 받아야할 부분이어서 시설기준과 내용을
각별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한동의 주거공간은 8명 이상이 불편함 없이 기거할 수 있어야 할거니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용이해야 겠지요. 다목적실은 강당 기능을 주로하게 될거 같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길이 앞에 놓여있습니다.
캠프힐 운영틀은 현재 다섯차례의 수정을 거쳐가면서 대략의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철학과 가치, 그리고 자금에 대한 의견이 팽팽하여 기싸움 하듯 합니다.
각자의 형편이 있고, 자녀를 바라보며 기대하는 바가 있어
접점을 이루어내는 것이 손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공통의 부분을 잡는 것 이상의
믿음과 결단이 있어야 나올수 있는 거라 산고의 진통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올해 농사가 진행중입니다.
양봉 20통은 겨울나기를 잘 마쳤고, 이제 한달 후면 아카시꿀을 받게 됩니다.
2년차 초보실력이지만 실험적 정신을 잃지 않고, 올해는 먼 지역으로 이동을 해서 채밀을
하면서 양봉의 적합성을 테스트할 겁니다. 양봉은 발달장애인이 직접 다루기는 어렵지만
그 부산물이 다양하게 직업으로 연결될수 있습니다. 프로폴리스 가공, 밀납초, 로얄제리, 벌꿀이 그것입니다.
경제적이 가치 또한 좋은 편이어서 주요한 활동의 하나로 갈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밭작물은 올해 새로 빌린 두곳의 땅, 600평과 400평까지 하여 총 1,800평에
백태, 들깨, 고구마를 주 작물로 하고, 기타 큰나무의 먹거리로 사용될 작물을
실험적으로 재배하게 됩니다.
특히 힘을 기울이는 것은 슈타이너의 생명역동농법을 일부 받아들여
별자리와 증폭제를 중점에 두고서 해나갈 계획입니다.
마침 포천에 김준권선생님께 필요한 것들을 얻어와서 기대만빵입니다.
캠프힐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가입에 대해서도 관심이 전보다 많아졌습니다.
대안적인 주거시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캠프힐로 많이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염려가 되는 것은 캠프힐은 단순한 주거시설이 아니라 그 이면에 인지학이라는 슈타이너의 인간이해를 바탕으로
칼 쾨니히가 기독교적인 사랑의 체화를 중심에 둔 곳이기에
자칫 겉으로만 흘러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거시설은 쉽게 만들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캠프힐은 좀 다른 거라.. 큰나무도 이리 먼길을 돌아서 오는가 봅니다.
올해 판매할 농산물은
1) 천연 농축 벌꿀
2) 생명역동농법을 일부 따라 지어낸 들깨와 들기름,
3) 작년에 수확하여 올 늦봄에 만들어낼 청국장입니다.
아마 고구마는 소량일거라 자체소화가 될듯 하고
유정란은 건축때문에 양계사업이 중단될 예정입니다.
독일탐방은 6월 24일부터 7박 9일간, 다섯명이 다녀올 계획입니다.
교사 3명, 학부모 2명, 장소는 독일 중부입니다.
2011년에 독일남부 캠프힐을 다녀왔고 이번에는 중부에 거주시설, 보호작업장 등을 주로 둘러보게 됩니다.
이번 탐방은 한신대 오길승교수님이 꾸리는 일정에 저희들이 참가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시흥에 있는 학교는 올해 초에 또 한번의 이사를 하였습니다.
전에 있던 건물 임대기간을 또박 2년으로 끝내고 매매한 상태에서 새주인이
계약종료를 못박아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습니다.
큰나무에 있는 동난 네곳의 학교부지를 이용하였고, 한번의 캠프힐부지를 만났습니다.
학교이사가 힘들긴 하지만 이젠 눈대중같은게 생겨 나름 이력이 생긴거 같습니다.
모든 일이 허투루 쓰이지만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잘 가고 있는 걸까요?
때로 없는 길을 갈때.. 궁금해집니다.
저희들 앞으로 나게 될 길이 어떤 모습으로 주어질지.
잘 가고는 있는 건지.
좋아하는 노래중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나란히 나란히 가지 않아도 우린 함께 가는 거지요'
4월, 세월호, 지는 꽃잎들.. 또한번 힘내서 가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