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삼백예순다섯 번째
동행同行
밤길에 어린아이하고 손을 잡고 가도 위안이 됩니다. 이를 동행同行이라 하는데 길을 같이 가는 것, 불가에서는 불도를 함께 닦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길 도道’, 진리를 찾는 길을 함께하는 겁니다. KBS1에서 방영되는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은 보는 이에게 많은 감동을 줍니다. 서로에게 의지처가 되어 주고, 힘들고 지쳐도, 아무런 보상 없이도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는 모습들이 우리를 감격하게 합니다.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역시 <동행>이라는 가요입니다. ‘함께 울어줄 사람’ 내 처지에서 생각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을 동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결혼할 때 서약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사랑하겠습니다.” 동행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 과재過齋 김정묵金正默은 죽은 아내 황 씨에게 그럽니다. “그대는 나와 둘이 합하여 한 몸이 되는 가까운 사이요, 서로를 알아주고 어짊을 벗 삼으며 즐거움을 나누는 사이였소. 그대는 이미 죽은 나요, 나는 아직 죽지 않은 그대라.” 살아 있어도 죽은 아내와 한 몸이라고 합니다. 공자님은 세상사는 즐거움 세 가지, ‘익자삼락益者三樂’ 가운데 마지막으로 ‘낙다현우樂多賢友’를 꼽았습니다. 어진 친구를 많이 갖는 즐거움, 좋은 사람들과 동행하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했습니다. 어진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요. 서로를 존중해 주는 친구입니다. 존중이 빠진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면 그는 친구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리거나 조롱하기 십상입니다. 월인천강月印千江, 밝은 달이 세상의 모든 강물에 고루 비친다는 말입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한결같은 관계가 월인천강의 모습이며 <동행>이겠지요. 나는 그런 친구가 되어 주고 있나,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