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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건진 도박꾼
때는 구한말 일제강점기 한반도가 일본 제국에 의해 강제로 점령당했던 35년간의 시기에 국권을 강탈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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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노자규2025. 9. 16. 10:41때는 구한말 일제강점기한반도가 일본 제국에 의해 강제로 점령당했던 35년간의 시기에 국권을 강탈한 일본이 우리 민족을 탄압하던 그때옛날 어느 고을에 대대손손 벼슬을 하며떵떵거리며 산 종갓집 후손인 그 남자는허구한 날 놀음판에서 낮과 밤을 맞이하며문풍지에 바람 들락거리듯사계절을 보내다 보니 점점 가세는 기울어 지고 있었다 “자네 미쳤는가!조상 대대로 내려온 문중의 땅을 판다는 게말이 되는가?“ “제가 물려받은 땅제가 판다는데 왜들 난리세요““저런 미친놈을 봤나”“돌아가신 조상님들이 가만있지 않을 게야”문중 어른들이 돌아간 뒤 막걸리 한잔으로 속을 지지던 남자는구겨진 세상을 원망하며 떠밀리듯 살아온 삶을 뱉어놓고 있었다한 계절이 머물다 멀어진 날들만 붙들고 곶감 빼먹듯 땅을 하나둘놀음으로 탕진하며 빈털터리가 되어가는남자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문중의 어른들이 “자네가 놀음으로팔아먹은 문중 땅 우리가 도로 찾아왔으니제발 좀 잘 지키게“ 하지만 또 다시 놀음 밑천이 생긴 남자는 그날 밤 땅문서를 들고 나가한 달 여일 동안 들오질 않고 있었고없는 이의 안부만 묻는 사람만 있을 뿐남자는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말세야 말세….어디서 저런 놈이 태어나서….““내 죽어 어찌 조상들을 볼꼬”그렇게한 달이 더 흐른 어느 날 거지도 그런 상거지가 없다는 듯 초라한 행색으로 입을 굳게 다문 하늘처럼나타난 남자는“여보….당신이 왜 여기 있어우리 집 놔두고 ?“ 놀음 빚으로 넘어간 걸 아는지 모르는지능청스럽게 배고프단 소리만 해대는 남자 “사흘 동안 물만 넘겼지 뭐야먹을 거 좀 내줘“ “서방님이 내 금가락지까지 다 팔아먹고 남은 거라곤 이 감자가 전부네요“조상 대대로 내려온 재산을 다 말아먹고도마른 눈물 한 방울이라도 흘리지 않던 남자는빈곤의 아픔이 가득한 방 안에 누워세상에 질문을 던지듯 뱉어 놓습니다“여보…. 어디 꿍쳐놓은 돈 없어?“ “남들은 놀음해서 딴 날도 있다더니만당신은 가지고 나가는 족족 잃고만 오니….“"이번에는 딸 수 있다구?"“낼 모래 딸이 시집가는데부모가 되어서 아무것도 못 해주고시집 보내는 게 당신은 마음이 안 아파요?“세상을 온통 잃어버린 사람처럼앉아있던 남자는“뭐라고….연정이가 시집간다고?“ “그래요….사돈께서 당신이 다 털어먹은 줄 알고혼수 마련해 오라고 돈까지 줍딥다….““다 제 팔자려니 해야지“ 천하의 노름꾼을 남편으로 둔 아내의어쩔 수 없는 슬픔을 뒤로하고 장롱에서 사돈이 혼수 마련해 오라고 준 돈까지 몰래 들고 놀음판으로 가는 남자를 물동이를 이고 오는 딸의 눈에서는서러움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일본이 패망했다”))))))((((((“대한 독립 만세다.”)))))일본의 패망 이후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백성들의함성이 온 세상을 가득 물들이고 있을 때놀음으로 하세월을 보내던 남자의집으로 독립군으로 보이는 여러 명의 사람이 찾아와 있었는데“정말 고생 많았네… 다 자네 덕분이었어“ “제가 뭘 한 게 있다고….”“자네 같은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이 땅에 오늘과 같은 독립은 없었을걸세“ 만주에서 독립운동하던 독립군들이 해방을 맞아 고국 땅으로 돌아와서는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자신들을 도왔던동지들과 찾아와 함께 독립의 기쁨을 나누고있었던 것이다 “김 동지…이제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사실대로 말해도 되지 않겠소?“ “맞소부인과 딸도 알게 되면 분명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그동안 독립군을 위한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일본군들의 감시를 피해놀음하는 척 하며 잃어준 돈들이 모두 독립운동가들의 군자금으로 보내기 위한행동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알리자는 말에“아닙니다….”세상에 독립이라는 출구가 되어준 남자는한평생 독립군의 그림자로 살아온 저 달이나 알았을 속뜻을 끝내 말하지 않은 채내 조국이 독립한 것만으로 이미 많은 것을 말한 거나 다름없다며 천하를 건진 도박꾼의 일생을 뒤로하고다음 생을 위해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독립운동가 김용환 선생 ▣ 파락호(破落戶)김용환'은 독립군의 군자금을 만들기 위하여 죽을 때까지 노름꾼, 주색잡기, 망나니 파락호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위장한 삶을 살면서도자기 가족에게까지도 철저하게 함구하면서 일본 경찰의 감시망을 피하고자 도박판을 전전하면서 독립운동 자금 조달을위해 파락호를 자처한 사람이 안동의 의성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의 종손 김용환(金龍煥, 1887~1646) 선생이다. 그는 명문가 후손으로서 생전에는 망나니 행세로 문중에 먹칠을 했다고 욕을 많이 먹었지만, 오로지 나라의 독립만을 위한 그의 집념, 그리고 거짓 파락호 행적이 오롯이 그의 사후(死後)에야 모두 밝혀졌다.(파락호 뜻)권력이나 재산이 있는 집안의 자손이긴 하지만 집안의 재산을 엉뚱한 짓으로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을 가리키는 말을 파락호(破落戶)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