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이 떠진김에
저만치 밀어두었던 책, 5달러 이야기
숙제같아서 후다닥 읽어치우고나니
훤히 동이 터오는데 다시 무거워지는 눈꺼풀.
잠이 달아날까봐 모셔들이듯이 방으로 가
한밤중인양 맛난 잠을 자고 일어났다.
아무 일도, 약속도, 계획도 없는 월요일..
차향만큼이나 좋다.
이리 딩굴 저리 딩굴..
생생정보통신 맛집 검색을 했다며
안성에 가서 '가마솥 들밥' 먹고 오자는 곁네.
바람쐬러 나갔다.
음식점 앞에 겨우 차 한 대..
오잉?
맛집이 아닌가봐..
뭬얏?
정기휴일? 1~5일까지 휴가란다.
과히 멀지 않은곳으로 급 검색.
"황새올 나물정식집이 있다네."
"예까지 나섰으니 가보자구.."
기대없이 네비따라 논밭사잇길을 달려가 찾은 황새올
황새올?
황새가 온다는 말인가..
커다란 황새가 논두렁 위를 날고 있었다.
이미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선지 조요옹~
아.. 이 집도 휴가? 기웃거리다가 인기척에 놀라 나도 모르게 큰목소리로.. "오늘 쉬시나요?"
온화한 음성.. "아닙니다, 들어오십시오."
엄청 느낌좋은 주인장이 반겨준다.
콩비지 나물정식을 주문하고 가게 안을 힐끔힐끔..
통나무로 지은 집엔 별 장식 없는 정갈한 실내분위기.
유난히 커다란 유리창문은 하늘과 구름 그리고 높히 자란 소나무들을 끌어들여 그림인양 벽에 걸고있다.
그러다가 문득, 손님을 맞이하는 로맨스글래이 그 분의 모습이 예사스럽지않아
네이버한테 슬며시 물었더니
몸이 안좋아 이곳으로 이사와 지내게 되셨단다.
내외가 텃밭을 가꾸며 건강해지셨고 그 텃밭에서 키운 야채들로 차려내는 밥상이란다.
음식도 맛깔, 깔끔!
산사에서 점심을 얻어먹은듯이 말끔히 비우고 공손히 인사하고 나섰다.
텃밭에 고추며 야채, 탐스런 꽃..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안주인이 어느새 옆에 와 말을 건넨다.
"가지 좀 드릴까요?"
"네에~"
"서울서 오셨나요? 저희들도 약수동에 살았더랬어요.."
"아, 네! 가지, 고맙습니다. 또 올게요."
뒷자석에 실어놓은 가지들..
집으로 오면서 이 생각, 저 생각!
.
.
.
Kyrie Eleison
합창곡을 흥얼흥얼 ♬
감사드려야 할 많은 일들 중
노래부를 수 있어 감사한 월욜.
방학이어서 좋고
다시 노래부를 수 있는 월욜이 기다리고 있어
더욱 좋고 감사한 월욜, 오늘!
첫댓글 소소함 속에서 소중한 행복들을 발견하며 살아가시는 선배님의 삶의 모습을 엿본 것 같아 미소가 나오네요.
감사함으로 채워가는 하루하루가 행복입니다.
사랑해요~~ 선배님.
황새올 나물정식.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