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월요일, 구름이 끼고 약한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해가 서산마루로 넘어갈 때 쏟아지는 빛이 아름다웠습니다.
태영이가 빛내림 광경을 폰으로 찍어서 보여주었습니다.
오전부터 마을 인사 다녔습니다.
피내골 안영숙 전 통장님(요셉씨네 할머니) 댁에 갔습니다.
오랫동안 광활팀 올 때마다 찌개 끓여 주시고 목욕탕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이제는 다리가 아파서 현관 계단을 내려오기도 힘드십니다.
학생들 왔다고 전화드리니 어서 오라고 반기셨습니다.
검은 봉지에 귤과 사과를 담아서 주셨습니다.
어른들이 검은 봉지에 선물을 담는 뜻이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웃 다 나눠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니까 다른 이웃에게 미안한 마음을 검은 봉지로 가려서 보내십니다.
겨우내 학생들 건강하라고 포옹해 주셨습니다.
피내골 여러 집이 비었습니다.
그리운 추억만 두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셨습니다.
병원, 요양원, 공원묘원으로.
빈집 사이에 여전히 인정 많은 어른들이 사십니다.
11시께 피내골경로당에 모여 정담을 나누셨습니다.
경로당에 찾아가서 인사드렸습니다.
도서관 가까이 사는 어른 여덟 분이 반겨주셨습니다.
큰절 드렸습니다. 몸을 깊이 숙여 학생들 절을 받으셨습니다.
음료 내어 주시고 어른들 사이에 화제인 새로 지은 목욕탕과 어르신 무료버스 교통카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최춘자 어른은 작년 연말에 아이들과 만두소 만드셨습니다.
이제는 몸이 아파서 칼질은 못하지만 '말은 할 수 있다.'며 알려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기력이 약해져도 어른으로서 가르치고 돌보시려는 마음을 기억합니다.
김재극 할아버지 댁에 갔습니다.
광활 15기부터 학생들 찌개 끓여주고 새벽 운동으로 같이 시루봉 올랐던 일, 낮에 피곤한 학생들이 아랫목에 와서 자고 간 일, 광활팀과 함께한 추억을 말씀하시다가 그만 눈물이 맺히셨습니다.
겨울에는 바깥 출입을 잘 하지 못하십니다.
날이 따뜻하게 풀리면 보자고 하셨습니다.
발 크기를 물어보시고는 딸이 사온 좋은 털신과 서류 가방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전영자 어머니 댁에 갔습니다.
올 겨울 새로운 아들딸이 왔다고 반기셨습니다.
오후 4시 30분에 나가니까 낮에 언제든지 놀러오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겨울 광활했던 김지성 학생을 아들이라고 부릅니다.
아들이 알바 끝나면 엄마아빠 집에 자러 온다고 했다고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장미열쇠 미영 태영이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뵈었습니다.
미영이가 노은서 선생님 어머니와 할머니께 드린 편지 이야기 해드렸습니다.
노은서 선생님 어머니와 할머니께 - 유미영 드림
바깥에서 의젓하게 행동하는 손녀 이야기 듣고 기특한 마음에 눈물을 닦으셨습니다.
부임수퍼 어머니께서 학생들 안아 주셨습니다.
부부가 폐렴으로 고생하셨다고, 학생들 건강히 지내라고 비타음료 주셨습니다.
장미열쇠집 고양이 얼룩이의 엄마가 부임수퍼에 삽니다. 가게문 닫아 놓으면 얼룩이가 담장이나 지붕에 올라 엄마 만나게 해 달라고 울었던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홍명계 할머니(92세 33년생) 댁에 갔습니다.
생활지원사가 계셨습니다. 우리는 이웃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온 건데, 인지개선을 위한 방문봉사처럼 반기시니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홍명계 할머니께 큰절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 학생들 안아 주시고, 김이 모락 오르는 갓 삶은 밤 한 줌씩 쥐어주셨습니다.
철암동행정복지센터 우종숙 동장님, 안일환 사무장님, 복지팀장님이 도서관에 오셨습니다.
대통령이 보내신 참치 스팸 선물세트 주셨습니다.
동장님이 아이들과 청년과 대학생 한 명씩 안아 주셨습니다.
박상준 선생님이 도서관에 들르셨습니다.
만두소팀에 당면 선물하셨습니다.
새해맞이 포스터 만들어서 걸어주셨습니다.
만두소 모둠과 내일 장보러 같이 가기로 하셨습니다.
조다슬 선생님과 이선호 도서관 나들이 왔습니다.
아빠는 설악산에 출근하고, 엄마랑 도서관에 왔습니다.
어제는 아빠 목소리 들을 때마다 옹알이하고 방긋방긋 웃더니 오늘은 조금 슬퍼 보입니다.
전주에서 오신 아빠가 일하러 가실 때 눈물이 그치지 않던 미영 태영 남매가 생각났습니다.
126일 선호도 설악산에 일하러 가신 아빠 배웅할 때 서운했을 겁니다.
철암지역아동센터 백순례 센터장님이 저녁 초대하셨습니다.
초등학생 청소년 마을 청년과 광활 선생님 동행했습니다.
갖가지 귀한 나물을 넣은 비빔밥과 용가리 돈가스, 밥이 보약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철암시장에서 집돼지폭풍 놀이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몸을 녹이며 보드게임하다가 저녁 6시 30분 집 배웅했습니다.
박예원 집, 유미영 태영이네 집 갈림길, 소헌 예헌 태헌이네 집으로 갔습니다.
잘 자, 내일 만나자.
겨울밤이 깊은데 도서관에서는
강지헌 함경수 김보아 김태희 일본소도시여행 회의가 열띠었습니다.
마을에서의 하루 2025.12.29. 노은서
넘치는 손과 마음 2025.12.29. 윤종수
인정이 넘치는 마을, 철암 2025.12.29. 지현서
첫댓글 열다섯 번 이상 집 돼지 폭풍 외쳤던 태헌이.
누나, 형들 힘에 여기저기 날아가던 태헌이.
참 신나게 놀았어요.
아이들이 돌아오는 길에 또 하고 싶다, 또 하고 싶다 했습니다.
내일 또 할까요? ^^
검은 봉지에 선물을 담는 뜻... 그런 뜻이 있었군요.
빈 집이 자꾸 늘어가네요...
칼질은 못하지만 '말은 할 수 있다.'
광활팀과 함께한 추억을 말씀하시다가 그만 눈물이 맺히셨습니다.
올 겨울 새로운 아들딸이 왔다고
손녀 이야기 듣고 기특한 마음에
다슬이 아들 이름이 이선호. 다슬이 연락처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이재진 선생이 설악산에서 일하시는군요.
광활팀 반겨 주시고 찾아와 주시고 대접해 주시고 귀한 말씀 귀한 선물 아낌없이 베풀어 주신 이웃들,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광활팀과 함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마을 인사 다니며, 받은 은혜를 마음에 새깁니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그 크신 은혜를 기억합니다.
처음 인사를 드리는 자리마다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말과 손길로 마음을 건네주신 어른들과 이웃들 덕분에
이곳에서의 시간이 단순한 ‘머묾’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간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받은 환대와 마음을 잊지 않고,
이 마을에서 성실히 지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