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3분칼럼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의 고경수 목사입니다.
저는 외국인근로자들을 만날 때마다, 너무나 안타깝고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외국인근로자들은 한국사람들이 3일도 넘기지 못하는 근로현장에서 12시간 맞교대로 휴일도 없이 저임금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한 필리핀 근로자는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근로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직장으로부터 퇴사를 당한 상태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어떤 베트남 근로자는 3개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강제추방을 당하였습니다.
또 다른 근로자는 전기톱을 사용하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려나갔지만,
산재보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도리어 보상을 받기 위해 고의로 자기 손가락을 잘랐다는 누명까지 덮어쓴 채,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의 정착이라는 차원에서 현재 불법체류자 단속을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총 43만 여명의 외국인근로자 중에서 불법체류자의 숫자는 20여만명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속만으로는 이러한 불법체류자의 숫자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 원인을 찾아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몇가지 소견을 말씀드리면,
첫째, 현행 시행되고 있는 해외투자기업연수생제도와 산업연수생제도를 조속히 폐지해야 합니다. 이 제도는 연수생들에게 월30만원이하의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고, 근로자로서의 모든 권한을 박탈하는 노예제도에 가깝습니다.
둘째, 정부의 외국인수급정책이 재조정되야 합니다. 매년 새로운 인력을 계속 수입하지 말고, 현재 체류하고 있는 숙련된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 기업측에서도 유익하고 불법체류자를 줄이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셋째로, 강제추방정책으로 일관하는 법무부의 강제단속이 중단되야 합니다. 강제단속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고, 월급도 받지 못한채 출국당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근로자를 다른 말로 이주노동자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머물다가 떠나는 나그네들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산업의 가장 밑바닥을 떠받치고 있는 산업역군들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가난하고 소외된 우리의 이웃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연민의 마음으로 그들을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난하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비난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과 고통들을 함께 나눌 때, 글로벌시대에 맞는 선진 한국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출애굽기를 통하여 “너는 이방나그네를 억압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