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9 집장촌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산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였던 속칭 ‘609’가 사라진다. 성매매 업소들이 있던 자리에는 숙박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해운대구는 최근 부동산 개발 사업자인 H사가 609 일대 사유지를 매입하고 국유지 내 건축물 점유권을 얻는 과정을 진행하는 한편 해당 부지에 대해 지난 3월 건축 허가를 득하였다.
우동645-6일대(대지면적 2,631㎡)를 지칭하는 609명칭은 엘시티 신축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중동 1058번지 일대 미군 병참 독립부대(609부대) 주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론된다.
집장촌은 해운대해수욕장 입구로부터 불과 500미터 떨어져 있다. 세계 일류도시 해운대의 이미지를 해치는 요인으로 지적받았다. 다른 지역 성매매 집결지들이 하나둘 폐쇄될 때도 609는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현재 집장촌 자리는 허허벌판 논밭으로 동궁장 모텔(5층) 희망여관, 국도여인숙, 금호장 등 단독주택 서너 채가 전부였던 곳이다. 이곳에 하나 둘 들어섰던 집장촌이 1993년 오션타워 그랜드호텔 등이 들어서고 (첫 춘천 복개 해안도로는 지금보다 하상 지대가 높은 콘크리트 도로였으나 이듬해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춘천 복개 해안 도로도 재정비 설치되었다) 집장촌 형성은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김영일 씨(우동 61세)는 말한다.
과거 미군 주둔 흔적을 찾아보면 리모델링 들어간 구)노보텔자리에 와이키키 해변을 연상시키는 나무 울타리 속에 미군 비치클럽이 운영되었고 현재 파라다이스호텔 앞에서부터 200미터를 미군 전용해수욕장으로 사용하였다. 춘천과 장지천의 합류지점(현 그린나래호텔)에서 남서쪽 609 일대는 삼각주(약 3만 평)가 형성된 육지였다. 6.25전쟁 당시는 미군 수송부대와 한국군 특무대가 주둔하였다. 장산에도 미군이 주둔(일명 미사일 기지)했다.
필자는 어릴 적 해운대초등학교 온천지구에 살았다. 동네 아이들과 놀다가 닷지차를 몰고 온 미군들을 보면 ‘헬로우 헬로우 기브 미 껌’을 외치며 쫓아갔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