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순신 장군의 한시에서 대구의 사례를 찾아봅니다.
장군께서는 임진년에 발발한 전란 중에 여러 편의 시를 남기셨
습니다.
진중음(陣中吟)이라는 시들 중에서, 비교적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작품에서,
孤 臣 憂 國 日 (고신우국일) 이라는 구절에
壯 士 樹 勳 時 (장사수훈시) 라는 대구가 등장합니다.
孤臣과 壯士가 좋은 대구입니다.
憂國과 樹勳, 日과 時가 각각 서로 對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구절들 다음에 다음의 구절들도 아주 멋진 對를 구성합니다.
誓 海 魚 龍 動 (서해어룡동)
盟 山 草 木 知 (맹산초목지)
유명한 구절이지요?
보통은 盟山이 먼저 오는게 자연스러운데, 知자가 운자로 쓰이다
보니 바다를 뜻하는 海가 앞에 오게 되었습니다.
서해(誓海)와 맹산(盟山)이 좋은 對를 이루고, 어룡(물고기들)과
초목(풀과 나무들)이 서로 對를 이루었습니다. 動과 知는 이 구절
에서 각각 서술어(자동사)로 역시 對가 되었습니다.
5언 시에서는 앞 두 글자 그리고 뒤의 세 글자로 나누어 해석하면
좋습니다. 7언 시에서는 앞의 4글자와 뒤의 세 글자로 끊어, 해석
하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순신 장군께서는 대구(對句)를 활용하는 율시의 묘미를 잘 아셨
기에, 장군의 한시에서는 절구(絶句)보다도 율시로 된 한시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장군께서는 한시의 수준이 정통 문신들에 못지 않게, 좋은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7언 시에서의 대구 사용을 살펴보겠
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