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 선정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먼저 땅값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집 지을 예산을 책정했다면 나중에 들어갈 건축비(계획보다 조금 더 들어간다고 예상)를 감안해서 예산에 맞는 부지를 골라야 할 것이다. 산지나 농지에 허가를 받는 것이 무조건 싸다고 할 수 없다. 산림조성비나 농지전용비를 고려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이미 조성된 택지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잡종지등이 경제적으로 매우 훌륭한 부지가 될 수 있다.
또 생활반경을 고려한 출퇴근 거리, 교통편도 중요하고 도로의 여건은 매우 중요하다. 도로가 토지가격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가 된다.
주변의 환경은 더욱 중요하다. 시골에는 축사나 무허가 공장이 많으므로 부지 주변을 시간을 두고 신중히 살펴야한다.
주거환경면에서는 냇가를 끼고 있거나 적당한 숲이 주변에 있으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전기,수도,연결여부도 잘 살 살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원주택 인허가문제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여건을 갖추었다 해도
건축허가가 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보안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주변에 이웃이 있어야한다.
젊은 나이라면 자녀들의 학교가 매우 결정적인 사항이며, 나이가 든 분이라면 병원은 가까이 있어야한다.내가 아는 어떤 분은 지병이 있었는데 큰 일 벌어질 뻔한 상황에서 다행히 병원이 가까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한다.
산불과 홍수, 산사태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앞으로 기상이변으로 인한 천재지변이 일어날 확률은 점차 높이갈 것이다. 그래서 가급적 경사가 급한 산, 나무 숲속, 급경사 절토지, 계곡 매립지, 하천 보다 낮은 농지등은 피히라고 권하고 싶다.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 가급적 하루종일 볕이드는 남향이나 동남향이 가장 좋은 집터로 꼽힌다. 볕이 적게 들면 겨울에 무척 춥고, 서향집은 여름에 너무 덥다.
전망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열거한 여러 조건에 맞으면서 강이나 냇가를 내려다보는 배산임수의 주택지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귀한 땅이다. 거저 집 앞에 높은 산이 가리거나 하루종일 햇볕 들지않는 땅이 아니라면 고맙다 해야할 것이다.
이 밖에도 너무 교통량이 많은 대로에 접한 곳은 소음이 심하고, 바닷가에 너무 가까우면 몸이 개운하지 않고, 기타 등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지만 100% 맘에 드는 부지는 없다.
나는 부지선정하는데 5년 걸렸다.
남 보다 앞서 준비하기 시작하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살펴보되,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한다.
마음에 드는 땅이 있다고 덜컥 계약부터하면 절대 안된다.
최소한 열번을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산이 옆에 있다면 그 산에 올라도 보고, 건너 산 뒤에도 가보고,
냇가에 있다면 그 냇가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 보고,
아침에도 가보고 저녁에도 가보고
여름에도 가보고 겨울에도 가보라.
분명 갈 때마다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니, 이젠 되었다 싶을 때 결정하면 될 일이다.
서둘러 후회하는 것 보다는 그 땅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다.
왜냐하면 그 땅은 나와 맞지않는 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