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07,일]은 백중 7재 마지막 회향재가 있는 날인데..
나에게는
지난 8월 1일 차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큰 처형님 마지막 제사를 치르는 심정으로
오늘 백중재를 맞이한다.
보리소리 합창단은 오늘 행사에서 영가와 참석자를 위한 찬불가
"극락왕생 하옵소서"와 "고운님 잘 가소서"를 음성공양하기로 되어 있기에 일찍이 법당에 모여 연습을 한다.
https://youtu.be/jT_NxPINqI0?si=I58M-EkTo3Meqxm8
정든 우리 고운님 멀리 떠납니다만
마음이야 어찌 보내오리니까..
가사 하나하나가 차곡차곡 가슴에 쌓인다.
행사 시작까지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오늘 아침..
텅 빈 공간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고..
한마음으로 법회를 하고 마치면..
하나 둘 사라져 다시 텅 빈 공간이 되는 보리사 관음전..
일요일이면 늘 반복되는 일상이건만..
오늘은 특별히 한 순간순간이 눈에 심어지지만.. 머리는 하얘져 무엇을 했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예불과 축원을 끝내고.. 관음시식을 위해 법당 왼편에 차려진 하단을 바라보며 3배를 올린다.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 타야 훔」
어둠을 밝혀주는 강력한 진언인 광명진언을 염불 하며 차례대로 나와 영가를 향해 정수를 올리고 절을 한다.
염불을 끝내고 합창단의 음성공양 시간에 되어 무대에 오른다..
님이여 가시렵니까? 어둠 없는 극락정토로
무량광 아미타불 그 품에 안기시려
다하신 인연 따라..
갑자기 목이 메어 소리가 떨린다.
합창할 때 하면 아니 되는 개인감정에 빠졌다.
큰 처형님..
여기서 있었던 이런저런 일들 잊으시고 반야용선 타시고 밝게 가시옵소서.()()..
큰 처형은 절에 나간가는 말을 들었는데.. 근래 들어 교회에 나간다고 하셨다.
교회에 다니시다 돌아가셨는데.. 극락왕생 하실 수 있나요?
- 극락이다 천국이다.. 이름이 다를 뿐 좋은 곳이란 점은 같지요.
천국으로 보면 천국으로, 극락으로 보면 극락으로 나타날 뿐 둘이 아니어서 다르지 않습니다.
해서 보내시는 분이 교회에 다니면 돌아가신 영혼이 천국가시길 기도하고,
보내시는 분이 불자면 영가님의 극락왕생을 기도하는 게 자연스러운 게 됩니다.
대부분 종교를 믿는 이들은 종교를 바르게 알고 믿는다기 보다 상황에서 따라 믿기에 개종하는 것을 별 어렵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심지어 어떤 가정은 3년 동안은 절에, 그다음 3년은 교회에, 또 그다음에는 성당에 다녀 아느 곳이 자기에게 잘 맞는지 생각해 그곳을 가기로 하자는 집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형편이나 상황에서 따라 개종하는 게 자연스러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그래서인지..
십자가가 그려진 도자기 안에 모셔진 큰 처형을 연상하면서도 좋은 곳인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은 간절했다.
마산에서 큰 딸로 태어난 인연으로 서울에 살며 동생들을 특히 내 짝님인 반야해 보살을 잘 보살펴주었다는 처형님..
그런 처형이 뉴욕에 오셨을 때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단 후회가
수 년 전 캐나다 밴프에 갔을 때 큰 처형님 없이 셋째 처형 부부와 처재 부부가 함께 했다는 미안함이..
차 사고로 돌아가셨음에도 사건이 깨끗하게 처리되지 못하는 상황에 '차량돌진사고에 대한 청원'까지 하게 된 것..
https://youtu.be/FhPliqQuHCc?si=B9GJVDiPOfHJE9eY
여러 죄송한 일들이 작은 밀물썰물 쓰나미가 되어 눈을 흐린다..
이번 백중 행사 보리소리 합창단 음성공양이 어땠을지.. 혹 나의 감정이 합창에 누를 끼친 것은 아닌지..
백중 회향재를 마치고 일념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무상..
시간은 멈추지 않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빠르기로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https://youtu.be/XE7LICE_2IM?si=Nik3MJuw2nmsmhjH
님이여 가시렵니까 어둠 없는 극락정토로
무량광 아미타불 그 품에 안기시려
다하신 인연 따라 서방정토 가시는 길
반애용선 타시고서 가시고서 님은 가시옵니까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영원한 법신되어 영원한 법신되어
극락왕생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