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소정의 문학마실
 
 
 
카페 게시글
문학및 일반상식 스크랩 [이상언의 분수대] ‘차부둬’ 정신이 빛나는 수능
ginasa 추천 0 조회 174 14.11.20 23:2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상언의 분수대]

‘차부둬’ 정신이 빛나는 수능



이상언
중앙SUNDAY 차장
“저녁에 회사에 들어오나?” 기자 초년병 시절, 전화기 너머에서 이 말이 들려오면 ‘뭔가를 잘못 썼구나’ 하고 직감했다. 그는 유난히 정확성을 강조하는 ‘정통파’ 데스크였다. 그 선배는 법률 용어나 수치 표현에 매우 민감했다. 용의자·피의자·피고인을 제대로 가려 쓰지 않거나 셈이 틀린 글을 쓰면 싸늘한 눈빛과 꾸지람을 감수해야 했다. %와 %포인트를 명확히 구분해 쓰는 것도 그에게서 배운 것 중 하나다.

 함께 수능 출제 오류 논란을 빚고 있지만 영어 25번이 생명과학 8번보다 언론의 주목을 더 받는 것은 기자들이 %와 %포인트의 차이를 잘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금리의 변화, 정치인·정당 지지도의 추이, 각종 여론조사 분석에 대한 기사에 %포인트가 자주 쓰인다. 유심히 살펴보면 한 신문에 %포인트 또는 %p(%포인트의 약어로 주로 제목에 사용)가 매일 2∼5차례가량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사실 퍼센트 포인트, %포인트, %p는 모두 정확하지 않은 콩글리시적 표현이다. 원칙적으로는 퍼센티지 포인츠(percentage points)가 맞다. 우리말로는 ‘백분율 수치 차이’쯤에 해당하는데, 백분율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퍼센티지다. 퍼센트는 이를 표현하는 단위(의존명사)라서 뒤의 명사 ‘포인츠’를 수식할 수 없다.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percent points’ ‘% points’ ‘%p’로 검색해보면 잘못 사용된 것을 제외하고는 예가 나오지 않는다. 영어권에서 쓰는 약자는 ‘pp’다. 교육부의 한 관리가 “영국 영어에서는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를 구분 없이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는데, 이 역시 무척 당황스러운 일이다. BBC 방송 웹사이트나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를 보면 이 말의 진위를 금세 알 수 있다.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 작문 교재에는 퍼센트와 퍼센티지 포인츠를 혼동해 쓰지 말라는 조언이 단골로 등장한다.

 중국의 사상가 후스(胡適·1891∼1962)는 『차부둬(差不多)선생전』이라는 소설로 중국인의 ‘그게 그거’ 정신을 깨우치려 했다. 十(십)과 千(천)을, 大(대)와 天(천)을 뒤섞어 쓰며 “별 차이 없는 것 아니냐”고 우기던 차부둬 선생, 병에 걸렸는데 하인이 부탁했던 汪(왕)씨 의사 대신에 수의사 王(왕)씨를 데려오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엉터리 문제를 출제하고 검토과정에서 걸러내지도 못한 수능 출제·검토 위원들과 오류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교육 당국자들에게 차부둬선생전 일독을 권한다. 다른 것은 다른 것이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 글=이상언 기자 / hylee@joongang.co.kr / 기자의 블로그 /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출처 : 중앙일보 2014.11.20 / http://joongang.joins.com/article/291/16472291.html

[블로그지지 보태기]

퍼센트 포인트(Percentage Point, %p, %P)는 두 백분율과의 산술적 차이를 나타낼 때 쓰는 단위이다.

[예 1]

'50%에서 60%로 증가하였다'를 표현할 때 다음과 같이 2가지 옳은 방법이 있다. 10%가 증가하였다 등으로 표현하면 틀린 표현이 된다.

1.20%가 증가하였다.
2.10%p가 증가하였다.

[예2]

'2%에서 1%로 감소하였다'를 표현할 때 다음과 같이 2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1%가 감소하였다는 틀린 표현이다.

1.50%가 감소하였다. (= 절반으로 감소하였다 또는 반절로 감소하였다.)
2.1%p가 감소하였다.

[예3]

경제학적 면에서 실업률이 10%라고 하자. 실업률이 4퍼센트포인트 감소했다고 한다면, 이것은 실업률이 이제 6%라는 의미이다. 한편, 실업률이 4퍼센트 감소했다고 한다면 이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10% = 0.1
4% = 0.04
감소 = 10%의 4% = 0.04*0.1 = 0.004
새 실업률 = 0.1 - 0.004 = 0.096 = 9.6%

출처 : 위키백과(wikipedia)

 

[블로그지기 보태기]

차부둬 선생전(差不多先生傳)

중국인들은 말을 할 때 ''좋다, 나쁘다'' 식의 분명한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도 '하이커이(還可以)' 또는 '차부뚜어(差不多)'라는 식의 모호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하이커이''는 ''그런대로 괜찮다''라는 표현으로 좋다는 의미로도 좀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차부둬라는 말은 ''큰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중국 근대의 문호인 후스(胡適)는 이 '차부둬'라는 표현을 의인화해서 <차부둬 선생전>이라는 소설을 썼다. 차부둬 선생은 따지기를 싫어하고 대충대충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머니가 백설탕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지만 황설탕을 사와서 차부둬 아니냐고 반문하고 돈 계산을 할 때 십(十)자나 천(千)자가 획 하나 차이에 불과하다며 따지지를 않는다. 그가 중병에 걸려 의사를 불러야 하는데 수의사를 불러왔다. 그는 수의사나 의사나 그게 그거지 하며 대충 치료를 받다가 죽는다. 세상을 떠나면서도 '죽는 것과 사는 것도 차부둬 아닌가'라며 숨을 거둔다.

이 소설은 딱 부러지게 표현을 하지 않는 중국인의 모호한 태도를 빗댄 것이다.

출처 : 노컷뉴스 - 베이징 리포트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