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들에게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함께 수행하는 도반들의 모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캐나다에 살면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전자입실이 가지는 문제점은 대면對面 입실시 느껴지는 초긴장 상태와
즉각적 반응이나 응답이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에 귀국하여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천달天達 서명원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여주의 선도회 국제거점모임[도전돌밭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거의 매일 입실점검을 할 수 있고 요즘은 새벽에 일어나면 일단 50분 정도 참선 수행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집중과 진도가 빨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본문에서 발췌
선도회 입문과정을 마치면서: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국제거점모임 원이圜耳 문영석(시몬) 거사
제가 불교와의 학문적 인연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1981년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종교학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를 한국의 선방禪房과 가톨릭의 Trappist 수도원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비교하는 제목(A Case Study in Comparative Monasticism:
Songgwang-sa Son Buddhist Monastery, Korea and the Abbey of the Genesee Cistercian Monastery, U.S.A)으로 논문을 쓰면서 다양한 불교이론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그 중에서도 주제가 선불교와 관계가 있었기에
참선에 관한 수많은 책과 논문을 읽었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이어서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 토론토에서 타이랜드 스님이 인도하시는 일일선 수행에 참가한 적이 있고,
2008년 밴쿠버 인근에서 10박11일의 위빠사나 수행에 참가한 적이 있지만,
정작 저에게 크게 다가오지는 않아서 후일 지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1996년 귀국하여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7년간 강의를 했는데 그때 저의 강의를 수강한 학생 한 분이
선도회 수행을 하고 있다고 저에게 이야기하여 알고는 있었지만 당시 교수 초년생으로서
한참 분주할 참이라 기회가 없었고 정작 2015년 5월 16일부터 분당 수내중학교에서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혜운慧雲 윤희운 법사님이 지도하는 선도회 참선수행에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혜운 법사님이 지도하시는 입실점검入室點檢을 통해 2017년 5월 1일 10번째
남산 절정의 척수(南山絶頂의 隻手)를 투과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8월 제가 대학에서 정년은퇴를 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하였고
이후는 저와 종교적, 학문적으로 여러 가지 인연이 많은 서명원 신부님께 전자입실電子入室을 부탁드렸고
이후 신부님의 전자입실 지도하에 7개의 화두를 투과하였습니다.
다만 2016년 캐나다로 다시 이주한 후 밴쿠버에는 참선 모임이 없어 자연스레
혼자서 참선수행을 할 수밖에 없다 보니 매우 게을러졌습니다.
매일 아침 일단 기상하면, 일단 참선을 시작했지만 집중이 잘되는 날은 40분,
평균적으로 20-30분 정도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이가 70이라 점점 관절을 구부리는 것이 무리가 와서 의자에 앉아서 하다 보니
확실히 반가부좌보다 집중이 덜 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그리고 초심자들에게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함께 수행하는 도반들의 모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캐나다에 살면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전자입실이 가지는 문제점은 대면對面 입실 시 느껴지는 초긴장 상태와
즉각적 반응이나 응답이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에 귀국하여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천달天達 서명원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여주의 선도회 국제거점모임[도전돌밭공동체]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거의 매일 입실점검을 할 수 있고 요즘은 새벽에 일어나면 일단 50분 정도 참선 수행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집중과 진도가 빨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 6개월 동안의 수행을 되돌아보니 서구에 소개된 각종 선禪에 관련된 책자들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앉아만 있으면 갑작스럽게 깨달음이나 새로운 경지가 열리는 것도 아니고
꾸준한 인내와 지구력이 있어야 성취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참선의 핵심은 이론적 분석이 아니고 바로 체득해야하는 직지인심[直指人心]인데
자꾸 이론적으로 분석하려고 하는 것도 학자가 가지는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참선하는 도중 일어나는 분심 잡념이나 지루한 느낌이 힘들게 느껴지지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꾸준히 정진하겠습니다.
그동안 지도해주신 혜운 윤희운 법사님과 천달 서명원 신부님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11일 문영석 합장
관련 자료들:
[방주의 창] 부탄에서 배우는 지혜 / 문영석 교수
- <가톨릭신문> (2015-02-15)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265810
문영석 교수 출판기념회
https://blog.naver.com/canadays/221441055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