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차 수요산행: 청계천 걷기
2024. 10. 16(수) 09:45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
참석: 권형국 김범하 배규한 배연균
이번 산행은 특별히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이 주관하는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가하기로 했다. ‘청사모’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참여했던 서울시 공무원들 중심의 단체인데, 매년 이 행사를 연다고 한다. 청계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한 5.8km 구간(청계광장~신답철교)을 걷는 행사다.
청계천은 한국전쟁 이후 판자촌이 밀집하면서 슬럼화되었다. 그러나 1958~1977년에 걸친 청계천 복개 및 고가도로 건설은 서울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고, 청계 고가도로는 한때 도시개발의 상징처럼 보였다. 1971년 1학기 종강 파티를 끝낸 후 택시로 청계 고가도로를 달리며 낭만을 즐긴 추억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고가도로 일대 지역은 다시 도시의 흉물로 변해갔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후보가 제시한 청계천 복원 공약은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되었고,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선된 이명박 시장은 취임 후 2003년 7월 1일 청계천 복원을 착공하여 2005년 10월 1일 완공했다. 완공기념식 때는 당이 다른 노무현 대통령까지 직접 참석하여 축사했을 정도로 기념비적인 사업이었다.
오늘의 행사를 위해 청계천 복원 기념탑이 있는 청계광장에 250여 명이 모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장관, 국회의원들도 다수 참석한 성대한 행사였다. 10시부터 간단한 상호인사 후 긴 행렬을 이루어 함께 걷기 시작했다.
청계천을 여러 번 걸었지만 늘 감동이 새롭다. 청계천 복원 착공 당시 ‘서울시정자문위원’으로서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완공되고 보니 모두 기우였다. 청계천 길 좌우에는 이러한 청계천의 역사와 공사과정을 기록한 조형물들이 많다.
하천 주변에는 9개의 수경시설과 정조반차도, 문화의 벽, 색동벽, 소망의 벽 등 다양한 문화공간도 많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청계천 22개의 다리(인도교 7개, 차도교 15개) 중에는 ‘청혼다리“도 있어 많은 연인의 사랑을 받는다.
청계천 복원은 단순한 하천복원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복원이자 생명 복원사업이었다. 청계천은 개장 후 한 달간 627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국내외 여러 하천이나 강변 길을 걸어 봤지만 청계천만큼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한 길을 못 봤다.
청계천은 우기 때에만 물이 흐르는 건천이므로 친수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유지용수를 공급하여 평균 40cm 정도의 수심으로 물이 흐른다. 하천 단면은 구간에 따라 하폭 19∼113m, 저수로 폭 6∼72m, 고수부지 폭 2∼72m, 고수호안 높이 3∼7m, 저수호안 높이 1∼3.7m라고 한다. 하류로 갈수록 큰 잉어, 왜가리, 두루미 등이 많이 보여서 신기하고 반가웠다.
우리는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천천히 걸었다. 걷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려 대화하거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우리와 같이 사진을 찍은 명사들은 이명박 대통령, 류우익 실장/장관, 이재오 의원/장관, 송정호 장관, 김금래 장관, 전재희 시장/의원(직함은 모두 前職) 등이었다.
12시 반쯤 마장동 한우타운 숯불구이 정육식당에 도착해 갈비탕을 먹는 것으로 행사는 종료됐다. 점심은 주최 측에서 단체로 제공했지만, 참가자들은 기꺼이 기부금을 내었고 우리도 그렇게 했다. 식사 후 우리는 시장을 구경하면서 왕십리역까지 걸어와 커피 한잔 나누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