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신문 244호-5면 손혁재 파주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님.pdf
공기업의 가치 실현
- 손혁재 파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
공기업의 큰 목표 중 하나는 시민들에게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냐는 것이라고 생각해 파주시시설관리공단의 조직표 맨 위에는 시민과 고객이 자리 잡고 있다. 손혁재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시도한 역발상이 신선하다. 그 아래 시민을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 있고,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도하는 입장이라 이사장이 제일 아래서 든든히 받치고 있다.
정치학 박사라는 이유 그리고 그동안 다양한 공공기관에서 위촉 위원으로 있었던 화려한 경력을 볼 때, 파주시시설관리공단에 오실만한 분이 아니라는 말들이 있었다. 더군다나 파주와 연고도 없고 출퇴근 시간을 감안 했을 때 안양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그러나 공모를 통해 일곱 명의 심사위원 인터뷰를 통과했고, 최종 2인에 뽑혀 그중에서 시장님께 위촉을 받았다.
손이사장이 파주를 선택한 이유는 ‘파주가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잘 모르는 분들은 북한과의 접경구역이라 발전 더디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기회가 왔을 때 상당히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접경지역이라 재산권 행사도 어렵고 하지만 남북 평화무드가 조성되면 한반도의 중심이 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요즘 경제특구, 평화통일특구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상당히 발전될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사장 공모를 보게 된 것이라고 한다. 파주시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시설들이 현재는 있는 것만 관리하지만, 통일이 되었을 때 또 통일을 준비하면서 많은 시설들이 생길 것이고, 공단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파주를 한국의 보스톤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었다. 우리에게 마라톤으로 유명한 보스턴은 외곽에 있지만 100여 개가 넘는 대학이 있는 것처럼 파주가 교육 도시가 되면 좋을 것 같았는데 채택되지는 않았다. 만약 채택 되었다면 파주는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했을 텐데 많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있던 ‘남북철도도로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다녀왔다. 남북에서 대표 100명씩 총 200명이 참석한 그 자리는 파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격으로 간 것은 아니고 유라시아 철도포럼 대표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파주에서는 최종환 시장님을 비롯해 박정, 윤후덕 국회의원 두 분을 포함해 모두 네 명이나 참석했다. 점심 일정에 개성 시내에서 남북 인사들이 모여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구나 싶어 기대를 했었는데 북한과 경제적 거래를 금지한 ‘UN 대북제재결의안’ 으로 인해 무산되어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기회가 또 있겠지’ 마음을 달래고 왔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유라시아 철도길이 70년 만에 열리게 될 것이다. 1907년 헤이그에 밀사로 파견된 이준, 이상설, 이위종 세 분이 타고 갔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한 손기정 선수도 이용했던 그 길이다. 길은 사람이 다니며 물자를 이동하지만 문화도 전해진다. 이번 기회로 세계평화의 큰길을 만들 좋은 기회를 잘 펼쳐나갔으면 한다.
참여연대는 1994년에 만들고 계속 활동하면서 협동사무처장, 운영위원장까지 했는데 이제 1세대들은 자문위원으로 뒤로 물러나, 지켜보고 돕는 역할만 하고 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 때였는데, 하나회 옷을 벗기고 금융실명제를 도입하고 이모 노인을 북에 돌려보내는 등 많은 일들을 했다. 그러한 일들을 보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책이 약해지는 것을 보고 힘을 실어줘야겠다는 여론이 모아져서 참여연대 라는 시민단체를 만들게 된 것이다. 비판과 견재와 감시를 동시에 하고, 필요하면 대안까지 제시하는 그런 일들을 많이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부패방지법 제정’과 특히 ‘소액주주운동’을 벌여 재벌개혁, 경제개혁을 처음으로 했는데 당시 기업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다.
취임하신 지 5개월이 되어가는데 파주는 많이 돌아보셨는지요.
파주는 예전에도 자주 왔었던 곳인데, 이곳에 온 후로 많이 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같은 곳을 가더라도 지금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라는 자리에 있다 보니, 예전에 왔을 때 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임진각을 갔을 때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평화통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했는데 지금은 청소는 잘 되어있는지 가장 먼저 눈이 갑니다. 또 이곳을 찾는 분들 표정은 어떤지 불편한 건 없는지 먼저 살피게 됩니다. 입장이 다르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차차 돌아봐야지요.
파주시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시설을 돌아볼 땐 어떤 점에 중점을 두시는지요.
파주시민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곳도 있어서, 혹시 화장실에 몰카가 설치되어 있지는 않은가,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공기가 많이 나쁘지는 않은가 또 라돈에서 비롯된 생활 방사능 문제 등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미치는 것이 다 중요하지요. 라돈은 지난해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았던 사건 이후 관심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무색, 무취의 자연방사능 물질로 침대뿐만 아니라 토양과 암석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환경에 항상 존재합니다.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물질로 규정되어 실내 라돈 농도 관리는 아주 중요합니다. 어떤 시설 한 곳이라기보다는 모든 시설 관리가 다 중요합니다.
또 모두를 위한 편의시설이어야 하기 때문에 몸이 불편한 분들도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중장기 계획을 세워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시설물별 장애인 특성을 고려해 시설안전 메뉴얼도 정비할 것이고, 시설물 접근성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접근성도 어렵지 않도록 하려고 합니다. 또 장애인의 이동권을 향상 시키기 위해 교통약자 전용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차량 예약 및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잘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시설에 비해 통일동산의 관리나 활용도가 떨어져 보이는데, 활용방안을 세우고 계신지요.
통일동산 주차장은 오두산통일전망대 관람객 이용으로 주말에는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평일엔 대체로 비어있어 활용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가 지원을 받아 평일에 드론 교육을 해볼까 구상도 해보았는데 군부대 협력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단은 미뤄두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장단콩웰빙마루 장소 변경으로 근처로 오기기 때문에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성화될 것입니다.
- 여유 있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는지요.
‘1주 1책’ 한 주에 한 권씩 읽어서, 한 해에 제 나이 수만큼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안양에서 오려면 6시 30분쯤 출발해야 하는데, 새벽이라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책 읽기 좋습니다. 최근 읽은 책들은 주로 도시에 관한 책이 많습니다. ‘시설 관리’라는 것은 곧 ‘도시공간 관리’다 보니, 아무래도 자꾸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여유 있는 시간에는 ‘읽고 쓰고 걷고 찍고 마시고’ 합니다. 전에는 칼럼을 많이 썼는데 주로 정치적인 내용이라 지금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활동을 하면 안 되는 자리라 그렇습니다. 그리고 어디 가면 사진을 찍어 흔적을 남기고, 차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파주시시설관리공단 현황은 어떻습니까?
정원은 180명인데 현재 저를 포함해 171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에 비정규직 노동자들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져서 지금은 비정규직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전에 청소는 외주를 주었는데 이제 공단 소속으로 바뀌었습니다. 중앙 정부의 정책이 그렇고 파주시 정책이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발 맞춰서 외부의 용역근로자 등을 정규직으로 모두 전환한 것입니다. 인원이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더 많이 신경을 써야겠지요.
파주시시설관리공단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요.
앞으로 시설관리공단은 공기업의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공기업의 가치 세 가지를 든다면 공익적 가치, 민주적 가치, 경제적 가치입니다.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익적 가치,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반영하는 민주적 가치, 그러면서도 시민들에게 봉사한다고 하지만 기업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도 추구해야 합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잘 조화시키면서 수익을 잘 올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할 계획입니다.
공단은 시민을 위해서 고객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잘 못 되어 불편하거나 불이익을 당하거나 하면 언제든 알려주십시오.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공단은 ‘시민감사관 제도’, ‘파주시민의 목소리’를 만들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의견을 내실 수 있습니다.
‘시민감사관’ 제도는 사업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시민이 직접 행정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시민감사관은 연간 감사계획을 공유하고 활동계획을 협의 해서 공단의 주요사업과 부패 취약분야에 대해 평가하고 감시할 것입니다. 감사관의 임기는 1년인데 이로 인해 공단은 더욱 투명하게 운영 될 것이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또 ‘파주시민 목소리위원회’는 정책 구상단계부터 고객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시민과 지역 사회단체 유관 기관 등 각계각층에서 60여 명이 참여해서 공단의 운영 및 발전 방안 또 고객불편사항 등을 직접 제안하게 됩니다.
최고의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또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는 손혁재 이사장님의 행보가 미덥다.
인터뷰 작가 김선희 汀彬
kimsunny02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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