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마술은 자연에 대한 신선한 시적 표현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전의 작품 세계와 달리 이 세상과 사람들 사이로 그 시선을 옮겨놓고 있습니다.
이번 동시집의 표제작에서 돼지저금통에 모은 성금으로 아프리카의 굶주리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습니다. 그 성금은 염소 한 마리가 되고, 결국 배고픈 어린이에게 젖을 먹여주게 된다. 성금이 젖먹이는 엄마가 되는 ‘마술’이 조용한 동시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이렇듯 이번 동시집은 일상의 순간에서 이루어지는 마술로 가득합니다. 노란 옷을 맞춰 입은 아이들이 유채꽃이 되고 바람이 되고 햇볕이 되고 시가 되는 모습은 잔잔한 미소를 품게 하면서 또 다른 존재로 거듭 태어나는 아름다운 세계로 펼쳐져 있습니다. 느린 아이를 기다려주고, 몸이 불편한 아이가 걸을 수 있도록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모습들은 모두 현실을 새롭게 바꿔버리는 마술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