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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세계를 향한 도전과 비상
1편 - 동원고등학교 12명의 재학생, 미국 탐방의 설렘과 자유여행의 시작
2편 – 하버드가 남긴 감동, MIT에서 길을 잃은 학생들, 브라운대의 낭만
3편 – 예일대의 감성,
뉴욕 맨해튼 중심의 컬럼비아대학과 뉴욕대학
평온한 프린스턴시의 프린스턴 대학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대학
4편 - 문화적 감동을 준 ‘오페라의 유령’그리고 ……
한국 속의 ‘나’가 아닌 세계 속의 ‘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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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동원고등학교 12명의 재학생, 미국 탐방의 설렘과 자유여행의 시작
동원고등학교(교장 황차열) 재학생 12명과 인솔교사(영어교사 임도헌)는 1월 16일부터 1월 27일까지 10박 12일의 일정으로 미국 동부 교육문화 탐방(미국 아이비리그탐방 비전트립)을 다녀왔다.
귀국 후 개학을 맞은 탐방팀 학생들의 표정에는 아직도 여행에서의 설렘과 가슴 벅찬 기억들이 선명해 보였다. 학생인솔을 맡았던 임도헌 교사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의 설렘과 걱정은 여행을 마치면서 아이들 눈에 가득 찬 자신감과 열정으로 바뀌었다. 우리도 이런 명문대학에 다닐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그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고 얘기해 주었다. 아이들이 받았을 가슴 먹먹한 감동은 교과서로는 얻을 수 없는 값진 체험이었을 것이다.” 라며 12명의 학생들이 여행을 끝내고 자발적으로 써 낸 보고서를 자랑스럽게 내 놓았다. 아이들이 현장에서 느꼈을 생생한 체험들이 살아있는 보고서를 보니 살아있는 교육은 바로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 스스로 미국 탐방의 날짜와 계획, 항공표를 티켓팅하고 결재하는 데 이르기까지 임도헌 교사는 지켜보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 약 한 달간 일주일에 2회 이상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짧은 일정 안에 많은 경험을 해 보고자 수정에 수정을 거치며 소중한 일정표를 완성했다. 철저한 계획을 갖고 시작하는 여행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과 현장에서 부딪치며 오류를 겪는 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들이 맞서면서 출발 전부터 학생들의 열기는 대단했으며 스스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그 안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고자하는 열망이 전제된 학생들의 분위기는 꽤 진지했다고 한다. 고3을 앞두고도 미국 탐방팀에 합류한 정성웅 학생(고2)과 박솔마로 학생(고2)은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이제 고3인데 지금 시기에 미국탐방을 가기에는 부담이 되지 않느냐고. 그런데 지금이 아니면 못갈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에서의 수업만큼이나 더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는 확신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욱 굳어졌어요. 일정이 잡히고 날짜가 다가올 때는 너무 설렜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설렜던 마음도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라며 자신들의 선택을 더욱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항공권만 구입한 채 각자가 가진, 미국에 대한 설렘과 도전정신이 가득한 가슴만 갖고, 동원고등학교 재학생 12명의 미국 탐방이 시작되었다. 재학생 12명과 인솔교사는 1월 16일 대한항공 저녁 7시 30분발 비행기를 타고 장장 14시간만에 1월 16일 현지시간 오후 7시 10분에 미국 뉴욕JFK 공항에 도착했다.
처음으로 장시간 비행기를 탔던 학생들은 그 긴 시간동안에도 설레는 마음 때문에 잠을 설쳤다 한다.
임현명(고1) 학생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국과 다를 것 없는 풍경에 약간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뉴욕 도심으로 이동해서 뉴욕 32번가에 있는 한인타운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미국대륙에서 먹은 첫 음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설렁탕이었다. 학생들은 한인타운이 뉴욕도심에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고 자랑스러웠다.”고 첫 날의 기억을 전했다. 호텔로 옮겨가 짐을 풀었는데 길었던 이동여정에 지쳤던 학생들은 기절한 듯 잠이 들었다. 그러나 박솔마로 학생(고2)은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잠이 들었는데 들뜬 마음 때문인지 시차적응 때문인지 한숨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며 “내일부터 시작될 미국에서의 생활이 기대되어 하버드 대학과 MIT공대에 대한 자료를 뒤적였다.”고 했다.
학생들이 느낀 미국에서의 첫날은 긴장과 설렘으로 기억된 듯 했다. 다음 날부터 학생들은 마음속에 그리던 대학들을 직접 보고 느끼며 벅찬 경험들에 또 잠 못 들어야 했다.
2편 – 하버드가 남긴 감동, MIT에서 길을 잃은 학생들
넓은 대륙에서의 체험은 이동하는 데 큰 인내를 요했다. 아침 식사를 호텔 조식으로 푸짐하게 먹은 학생들은 하버드대, MIT, 브라운대, 예일대 탐방을 시작했다. 이튿날 오후 늦게 하버드 대학에 도착한 학생들은 오랜 역사를 가진 듯 보이는 건물과 낡은 시설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는 하버드는 ‘가장 들어가기 힘든 대학 1위’에 랭크될 만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간다고 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그런 인재들이 입학하게 되는 하버드 대학이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2주간의 독서시간과 1주간의 브레이크 타임을 준다는 것이다. 독서시간은 시험준비 기간이고, 브레이크 타임은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짧은 휴가를 즐기는 시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책을 싸들고 집에 가기도 하지만 나중에는 자유로운 마음으로 가족들과의 시간을 만끽하고 오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한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쏟을 때는 거침없이 파고들고, 다시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챙길 때는 진심을 다하는 모습들에 대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학생들은 꿈에서나 그리던 하버드로 입성했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하버드대는 마을 전체가 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거대한 규모를 갖고 있었다. 이지은 학생(고1)은 출발 전 부모님께서 “많이 보고 느끼고 꿈과 견문을 넓혀오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며 방대한 대학의 규모와 하나같이 책과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걸어다니는 하버드대의 학생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엄성규(고1) 학생은 “거대한 마을 같은 대학을 접하면서 우리 나라의 대학들이 가지는 건물 위주의 환경을 생각하게 되었고 신축하여 새롭게 짓는 것을 자랑삼는 우리 나라와 달리 낡고 오래된 것을 지키며 전통을 만들어 가는 미국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하버드는 오래된 건물에서 풍기는 우아함만큼 학생들의 분위기도 조금은 가라앉고 진지해 보여 미국에서 처음 발을 디딘 학생들이 긴장하며 이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다음은 하버드가 문과의 최고봉이라면 이과의 천재들이 다닌다는 MIT 공대로 이동했다.
MIT는 학부생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들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학부생연구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한다. 공학부문의 교수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1인자들이며 지금까지 77명의 전․현직 교수 및 졸업생들이 노벨상을 수상했을 만큼 세계적인 공과대학이다. 하버드에서 느꼈던 진지함을 예상하고 들어섰다. 그러나 학생들이 느낀 것은 하버드와는 다른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캠퍼스의 분위기였다고 한다. 캠퍼스 곳곳에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강의실 곳곳에서 토론을 벌이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학생들은 기억했다.
MIT 에서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임현명(고1) 학생의 일화를 들어보았다. “MIT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그 때 수현이와 대학교에서 가장 깊은 심장부까지 들어가 보자고 얘기했다. 문이라는 문을 다 열고 들어가 보았다. 요상한 기계를 만지며 토론하는 강의실, 커다란 인공위성이 천장 위에 달려있는 공간, 커다란 칠판에 무수한 공식을 쓰며 열심히 강의하고 있는 교수님을 볼 수 있는 강의실들을 통과해 가던 중 우리는 길을 잃었다. 돌아오는 길을 까먹은 우리는 정말 넓었던 대학 캠퍼스를 벗어나 맨해튼 시내까지 나와 버렸다.”그 순간에 인솔교사와 함께 했던 박솔마로(고2) 학생은 이렇게 기억했다. “갑자기 현명이와 수현이가 사라졌다. 모두들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 하는데 정작 선생님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셨다. 내가 물으니 ‘진짜 길을 잃었으면 연락이 오겠지’하셔서 정말 놀랬다. 해외 여행에 경험이 많으신 선생님답게 침착하셨고 우리는 MIT를 다함께 둘러보았다. 그러던 중 한 시간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고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묻고 물어 우리와 만났다.”
길을 잃은 학생은 길을 잃은 대로 다시 무리를 만나기 위해 애쓰며 길을 찾아 온 것을 좋은 경험으로, 기다리며 길을 잃은 학생들을 걱정했던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팀을 함께 걱정하고 질서를 지키며 팀웍을 배웠을 것이라며 임도헌(인솔교사) 교사는 “현장에서의 경험들은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추억이 된다”고 확신했다.
박세리(고1) 학생은 “가이드분께서 말씀하시길 MIT는 도서관이 24시간 365일 개방된다고 했다. 월요일에 들어가 금요일에 나오는 학생들이 꽤 많다고 한다. MIT에서 만나는 천재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을 떠올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단순히 똑똑한 머리를 타고나서가 아니라 그 중의 누군가는 정말 평범하지만 피나는 노력을 통해 학문을 연구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공과대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대학 건물을 보면서도 놀랐다고 한다. 학문에 대한 열정과 낭만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를 보면서 동원고 학생들은 저마다의 꿈을 설계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동한 곳은 브라운 대학.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 규모가 작은 대학에 속하면서 유럽식 학풍이 많이 남아있으며 대서양을 끼고 있어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김현우(고1)학생은 “건축양식이 낯설고 풍경도 생소했다. 작은 규모만큼 아담하고 소박한 분위기였는데 아늑한 캠퍼스가 하버드와 MIT와는 달리 반갑게 느껴져 좋았다.”고 기억한다. 브라운 대학의 특이한 점은 학사학위와 석사학위 과정을 4년에 동시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브라운대의 메디컬스쿨은 학부때 미리 학생을 뽑아 의대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곧바로 의대입학을 허용하는 게런티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라고 한다. 한국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교육과정이라 학생들은 관심 있게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넓은 정원처럼 마련된 학교캠퍼스에는 마침 눈이 내리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다. 통영처럼 따스한 항구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함박눈의 경치에 취해 대학의 낭만을 곁에 두고 실컷 눈싸움을 하며 한동안 눈밭에 푹 빠져볼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입시생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미국에서 본 하버드의 공부벌레들, MIT의 공과천재들, 브라운대의 창의적 프로그램들이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대한 설계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은 부푼 마음으로 미국에서의 하루를 즐겼다.
눈밭에서 뒹굴고 난 미국에서의 둘쨋날 밤은 학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예일대학교 탐방이 기다리고 있다는 설렘으로 또 한참 잠을 설치게 했다.
3편 – 예일대의 감성, 뉴욕 맨해튼 중심의 컬럼비아대학과 뉴욕대학
평온한 프린스턴시의 프린스턴 대학,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대학
미국 탐방을 다녀온 학생들의 보고서에 하나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추억하는 곳은 예일대학이었다. 예일대학을 탐방할 때는 특별히 임도헌 인솔교사가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대학을 주체적으로 탐방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미션을 주어 그룹별로 학생들이 그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현지 예일대학 학생들과 대화하고 미션수행 장소를 찾기 위해 예일대학 곳곳을 찾아보도록 했다.
3개의 팀으로 나누어 미션을 수행하고 가장 먼저 마지막 종착지에 도착하는 스피드 미션이었다.
학생들이 수행한 미션은 “구텐베르크 성경책 찾기, 네이선 헤일 동상 앞에서 사진찍어오기, 예일대학 남녀 학생들과 사진 찍고 그들의 전공을 조사하고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조언 들어오기” 였다.
처음엔 우왕좌왕했던 학생들은 일단 현지 대학생들에게 용기를 갖고 대화를 시도했다. 짧은 영어가 부끄러웠는데 시작과는 달리 점차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짓 발짓을 이용하니 예일대학교 학생들도 간간히 미소를 지으며 학생들과 소통해 주려고 관심을 기울여 주었다.
세 개의 팀이 현지 학생들에게 미션으로 듣고 온 조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매일 배워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다해라.”
“호기심을 가져라. 네가 가지는 호기심이 너를 ‘그 어디’로 데려다 줄 것이다.”
예일대학교 학생들이 가지는 마음가짐을 잘 알 수 있는 조언이었다. 아직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로를 어떻게 결정해야 좋을지도 혼란스러운 학생들에게 예일대 학생들의 조언은 짧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미국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예일대 미션수행기라고 꼽는 정성웅(고2) 학생은 “영화 ‘헤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 학교’와 같은 고전적인 건물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반면 자유롭게 공부하고 생각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이 미래형 건물로 깔끔하게 지어진 모습이 고전과 현대를 조화시키는 묘한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한다. 또한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교의 학생들은 정말 자신이 원해서 공부하는 학생인 것 같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처럼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좋은 대학을 들어가고 높은 학점을 받아 좋은 스펙을 쌓으려는 수단으로의 대학이 아니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열정을 갖고 정말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한 진심어린 열정이 있어 보였다. 나도 저런 환경의 대학에서 공부해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미국 탐방길에 심한 감기로 인해 여행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인생에서 온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아픈 중에도 약을 먹어가며 예일대 탐방을 했다는 김도윤(고1) 학생은 미션 수행 중 “내 조국을 위해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유감이다.”라고 말할 만큼 조국을 사랑했던 네이션 헤일 장군에 대해 알게 되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길가다 서툰 영어로 길을 묻거나 미션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도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흔쾌히 사진도 찍어준 예일대학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얻은 추억들이라 인생에서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컬럼비아 대학.
뉴욕 맨해튼에 설립된 컬럼비아 대학은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맨허튼의 중심에 세워진 탓에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 중 사회과학 프로그램이 가장 뛰어나며 미국의 경제, 금융의 중심지에 위치한 덕에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학풍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심지에 있다보니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섰을 때 조금은 다소 산만한 분위기에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한다.
윤수현(고1) 학생은 “다른 대학들과 달리 학생 ID가 없이는 교내 건물에 출입할 수 없어서 화장실조차 이용하지 못해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학교였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경비원에게 부탁도 해 보았으나 돌아온 대답은 ‘Rule is rule’이었다. 규정이라는 것이 조금은 융통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불만도 생겼지만 그 불만을 가지는 중에 융통성이라는 것이 어쩌면 비리와 무질서의 시초인지도 모른다. 자기 학생들의 안전과 질서를 위해 정해놓은 규정을 지키는 것이 어쩌면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뉴욕 대학.
뉴욕 대학은 아이비리그에 포함되진 않지만 뉴욕이라는 대도시가 주는 매력 때문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으로 꼽힌다. 230개 전공에 4,500개가 넘는 과목이 자랑거리이고 학부생만 22,000명을 포함 총 학생수는 4만명에 달할 정도로 사립대학 중 학생수가 많다. 박솔마로(고2) 학생은 “뉴욕 대학은 워싱턴 공원을 중심으로 둘러 쌓여 있었고 대학과 공원의 조화가 보기 좋았다. 왠지 낯설지 않다 생각했는데 ‘스텝업3’라는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었다. ”고 기억했다. 직사각형 건물들의 외형에서 다소 딱딱한 느낌을 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린스턴 대학.
뉴저지 남서쪽 작지만 평화로운 마을 프린스턴시에 자리한 프린스턴 대학은 월드리포트가 선정한 대학 랭킹에서 8년연속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고 있다. 특히 동문들이 모교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임현명(고1) 학생은 “우리가 다니는 동원고등학교도 모교를 아끼는 동문 선배님들의 큰 후원을 받고 있는 것이 생각났다. 모교에 대한 동문의 애정이 프린스턴대학을 키웠다면 우리 동원고등학교도 선배님들의 애정을 통해 더욱 발전할 것 같다.”는 재학생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박솔마로(고2) 학생은 “중세시대의 성을 보는 느낌을 가진 프린스턴 대학교는 동화책 속에서 나온 것 같은 아름다운 캠퍼스를 갖고 있었다. 입학시 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개인 에세이를 제일 큰 비중으로 본다는 점이 특이했다. ‘제로빚’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상당수의 학생이 학비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경제적 부분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있는 것 같아 준비된 명문대학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고 전했다.
박세리(고1) 학생은 가이드의 설명 중 인상적인 부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의 모교라고 해서 주의 깊게 듣게 되었다. 그런데 프린스턴대학 역사상 4년만에 학사, 석사과정을 마친 사람은 이승만 대통령 한 분 뿐이라고 했다. 한국 역사에서는 그저 초대대통령, 독재정권의 대통령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교육적 면에서는 열정적이고 성실했던 학생이었던 과거에 대해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사람이나 역사를 바라볼 때 너무 한 쪽으로만 치우쳐 평가하게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교사’를 꿈꾸고 있는데 앞으로 내가 교육현장에서 무언가를 가르치게 되었을 때에는 편파적인 지식보다는 폭넓게 대상을 바라볼 수 있는 열린 자료와 시각을 키우게 해 주고 싶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평가받는 것과는 다른 개인적인 업적을 가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워싱턴에서 2시간 남짓한 필라델피아에 자리잡고 있는 펜실베니아 대학은 대학의 캠퍼스와 시가지가 경계선이 없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대학과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공명규(고1) 학생은 “흔히 ‘유펜(University of Pensilvenia)’으로 불리는 곳으로 방문객들을 위한 학교 설명 안내문이 입구에 있었다. 그리고 공대앞에 상징적인 큰단추 모형이 걸려 있었고, 인문학부 건물 옆에는 ‘LOVE’를 모형으로 세워 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적 분위기의 캠퍼스가 아름다웠다. 세계최고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에 가서 실제 강의하시는 교수님을 보았는데 열강하시는 모습과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꽤 기억에 남는다. 넓은 휴게실 책상에는 리포트 용지를 들고 서로 토론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는데 감동적이었다. ”
미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외국어 과목(50개)이 개설돼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학비는 가구소득 6만달러 이하인 가정은 전액 면제이며 중상류층 학생들에게도 ‘융자없는 학비’ 정책을 실시하여 등록금으로 인한 학생부담을 줄이는 데 애쓰고 있다. 의대와 신문방송학과가 1765년에 미국 최초로 설립되어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한다. 풋볼팀은 해마다 아이비리그 챔피언을 휩쓸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미드에서 보는 풋볼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학교마다의 색다른 분위기와 학풍이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대학들이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에 큰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좋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반값 등록금이 나라 전체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학이 미리 앞서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럽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다.
조지타운 대학
워싱턴 DC에 위치한 이점 때문에 미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명문으로 꼽힌다. 한국의 정관계와도 인연이 깊다고 했다. 신입생들은 특별한 사유를 제출하지 않는 한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데 의도적으로 인종과 지역을 섞어 방을 배정한다고 한다. 정치외교로 유명하다는 조지타운 대학은 마침 눈으로 뒤덮여 있어 눈의 왕국 같은 분위기를 주었다.
학생들은 “Korea에서 온 탐방팀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느냐”고 흑인 경비에게 부탁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게 학문에 열중인 도서관의 분위기가 학생들을 압도했다. 쾌활한 경비 아저씨는 학생들이 조지타운 대학을 방문하고 나오자 격려의 미소를 지어 주었다.
학생들은 조지타운대학을 끼고 링컨기념관, 자연사 박물관, 스미소니언 우주박물관 등을 방문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을 관람했다. 미국의 중심부에서 미국의 역사와 교육, 문화를 하루 동안 둘러보다보니 숨찬 이동에 바쁘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한국과 비교하고 깨달으며 피곤하지만 값진 경험들을 쌓았다고 한다.
동원고등학교 황차열 교장은 학생들의 이러한 미국 아이비리그 탐방에 대한 경험들에 대해 “ 학생들이 보다 큰 꿈을 꾸고 보다 높은 목표를 정하고 보다 열정적인 노력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작은 항구도시 통영에서도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사람이 나오기를 희망한다. 또한 우리 동원고등학교도 전국에서 알아주는 명문고등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4편 - 문화적 감동을 준 ‘오페라의 유령’그리고 ……
한국 속의 ‘나’가 아닌 세계 속의 ‘나’를 꿈꾼다
대학탐방이 남긴 많은 감동도 컸지만 학생들이 미국 탐방을 통해 느낀 여러 가지 경험들도 많았다.
타임 스퀘어.
얼마 전 MBC무한도전 멤버들이 가수 싸이와 함께 섰던 공연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영화에서 나오던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이 믿겨지지 않아 황홀했다는 엄성규(고1) 학생은 “정말라 눈이 호강하는 멋진 장소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려한 전광판이 인간 문명의 발전과 동시에 이기를 보여주었다. 너무 밝은 전광판의 광고들이 화려하게 흘러가서 광고의 의미가 없었고 한밤중에 켜진 전광판의 전기가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즐기는 인간의 문화가 또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캐릭터 코스프레, 팬티 한 장만 걸칙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기타를 치는 사람, 교통정리하면서 스파이더맨 복장을 입고 있던 사나이, 몇 안 되는 악기로 연주하던 거리의 악사들. 한편으론 신기하고 한편으론 괴팍해 보이지만 모두 행복하고 모두 자유로워 보였다. 타임스퀘어의 밤은 내내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학생들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한 편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은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추가 비용들을 부담하기로 결심하고 “오페라의 유령”관람을 결심했다고 한다. 타임스퀘어에서 길을 잃어 공연시간을 부랴부랴 맞출 수 있었고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 배정을 받아 안타까움이 많았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극장의 규모와 무대 예술에 입이 딱 벌어지게 놀랐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에 부딪친 우리는 기존의 알고 있던 스토리를 총 동원해서야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한번도 보지 못했던 뮤지컬을 뮤지컬의 본고장이라 하는 브로드웨이에 와서 봤다는 게 감동적이었지만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던 영어실력을 안타까워하며 “다음에 영어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다음에 정말 미국에 한 번 더 와서 꼭 다시 한 번 제대로된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싶다. 현지인들처럼 느끼고 감동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박준형(고1) 학생은 아쉬움을 토했다.
그 외에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센트럴파크, 휴장군 무덤 기념관, 페리관광, 월스트리트 등 바쁜 일정들 속에서 미국사회를 눈에 담고 왔다.
“미국에서 새로운 비젼을 꿈꾸게 되었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만 나의 꿈을 펼칠 것이 아니라 지구라는 커다란 무대에서 나의 꿈을 펼쳐야겠구나. 세상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넓고도 넓다. 내가 눈으로 본 세상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 나의 원대한 꿈을 펼칠 세상은 아직 무궁무진한 세계이다.”임현명(고1)
“ 아이비리그 대학을 돌아보며 참 많은 것을 느꼈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는 그저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와서 하루하루는 나에게 아주 소중하고 가슴벅차다. 나에게 이런 변화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막연히 구경하고 캠퍼스를 보고 왔을 뿐인데 어느새 마음 속에 꿈이 생기고 있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항목들이 추가되고 있다.”이지은(고1)
“각 대학마다 아르바이트로 학교 가이드를 하는 대학생들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도 근로장학생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미국의 학교 가이드 학생들은 좀 더 전문적인 일로 보였고, 모교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이 느껴졌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학교에 신청하면 학비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러한 제도를 안내받게 되는데 우리나라도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주효(고1)
“ 백악관을 방문하기 며칠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의미가 있는 방문이었던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볼거리만큼 다양한 미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호텔 안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는 문화, 아침부터 먹어야 했던 베이컨, 어디를 가나 자유롭게 공연을 펼치는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영어통역사가 꿈이다. 그래서 이번여행은 나에게 큰 발판이 될 것 같다. 다소 빡빡했던 일정 때문에 힘들었는데 귀국해서 하나하나 풀어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 다음에는 꼭 내 힘으로 배낭여행을 가소 더 많이 느끼고 싶다.”박세리(고1)
“이번 여행이 나에게 남긴 것은 ‘감사’이다. 우리들을 가장 많이 생각해 주시고 챙겨주신 임도헌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 함께 하시는 동안 늘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두려움 없이 체험해 보라고 권해 주셨다. 현지에서 우리에게 해박한 지식으로 미국 문화를 설명해 주신 가이드분께도 감사하다. 큰 바다에서 헤엄쳐 볼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부모님, 미국에서 만난 많은 현지인들, 그리고 큰 사고없이 일정을 함께 소화해 준 친구들, 심지어 날씨마저 너무 좋았던 하루하루에 감사하다.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고들 하지만 나에게 여행은 주변의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김도윤(고1)
학생들이 일정과 추억들을 풀어내면서 하는 말과 생각들이 일반 고등학생들보다 훨씬 조리 있고 생동감 있게 느껴진 것이 여행이 남긴 효과라면 동원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슴에 담고 온 것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취재 중간 중간 강하게 다가왔다.
동원고등학교 재학생들이 미국 탐방을 떠날 때 황차열 교장이 남긴 말이 생각난다.
“교실에서의 공부를 떠나 학생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며, 도전정신과 열린 마음으로 좋은 체험을 하고 돌아오길 기대한다.”
이러한 학교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동원고등학교 12명의 재학생들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세상을 만나 두려움을 이겨내고 열린 마음으로 큰 체험을 채워 돌아온 것 같다. 학생들을 위해 준비된 아이비리그 대학처럼 학생들을 위해 늘 새로운 계획과 도전의 기회들을 제공하고 격려하는 동원고등학교의 모습이 묘하게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경험을 통해 동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장복만 이사장의 교훈대로 “꿈을 가져라. 도전하라. 사랑하라.”를 실천하는 인재들이 되어 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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