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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마을
경주의 교촌마을은 향교가 있어 교촌, 교리, 교동 등으로 자연스럽게 불리고 있다. 교촌마을은 무열왕의 여식 요석공주가 살았던 요석궁이 있던 곳으로 천년 왕궁터 월성에 연접해 있다. 지금도 ‘요석궁’이라는 간판을 내건 전통한식당이 인기다. 계림과 월정교로 이어져 있고, 김유신 장군의 생가터인 재매정, 첨성대, 대릉원, 천관사지, 동부사적지 등의 주요문화유적들이 가까이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 황룡사역사관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교촌은 경주시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일대의 부지를 사들여 교촌한옥마을로 조성했다. 경주향교, 최부자아카데미, 교동법주 등의 시설과 토기제조, 천연염색, 누비, 다도예절, 유리공방, 동경이체험 등의 체험시설이 있다.
주말이면 광장에는 다양한 공연들로 방문객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통음식과 현대인의 입맛을 자극하는 먹거리들이 마을 곳곳에 자리해 경주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근지역에 마련된 넓은 주차공간도 주말이면 꽉 찬다. 국내외 단체방문객들의 관광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늘 붐비는 마을이다. 전통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져 복합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힐링센터로 주목받고 있는 경주 교촌마을 풍경을 둘러본다.
◆경주향교
경주향교는 교촌마을의 대표적인 시설물로 자리하고 있다. 교촌의 동북쪽 끝단에 위치해 동부사적지, 계림, 월성과 연접해 바로 연결된다.
경주의 유림들이 관리하면서 한시백일장을 비롯한 크고 작은 행사를 유치 운영하고 있다. 또 평생학습관으로 학생은 물론 일반인들의 체험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차문화와 떡매치기, 궁도, 제기차기 등의 체험행사를 비롯해 선비들의 풍류를 배운다.
경주향교는 지역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전통혼례를 신청받아 결혼식장으로 제공한다. 주중에는 학생들이 선비복을 입고 선비문화를 체험하는 모습, 주말에는 전통혼례가 진행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4월21일에도 경주향교에서 가마를 타고 신부가 등장하는 전통혼례가 치러져 가족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하객으로 참여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주향교의 정문은 평상시에는 폐쇄해둔 채 후문을 개방해 체험객과 관광객들이 출입하게 한다. 후문으로 들어서면 제법 규모가 큰 돌 우물이 시선을 끈다. 신라시대 우물인데 앉은 자세로 물을 퍼서 사용했던 쪽샘이다.
경주향교는 경상북도에서 가장 큰 향교로, 신라시대인 682년 신문왕이 국학을 설치한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향학, 조선시대에는 향교로 이어져온 곳이다. 향교는 1985년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191호로 지정되었다. 언제 창건되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고려시대에 현유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의 중등교육과 지방민의 교화를 위하여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1492년에 중수됐다. 임진왜란 때 대성전이 불에 타 위패를 도덕산으로 옮겼다가 1600년 부윤 이시발(李時發)이 대성전, 전사청을 중건하고 위패를 다시 안치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보수했다.
경주향교에는 대성전, 명륜당, 동무, 서무, 전사청, 내신문 등이 남아 있다.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으로 중국의 5성, 한국 18현의 위패를 봉안해 제향하고 있다. 대성전은 보물 제1727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건물로 건축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전통과 혁신 복합문화
경주 교촌마을은 걸어 다니면서 낭만을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입구에 광장이 넓게 마련돼 다양한 공연이 왁자하게 펼쳐지고 마을로 들어서면 전통 골몰길이 소담스럽다. 낮은 돌담이 구불구불하게 낮게 이어지면서 끝을 궁금하게 만들고, 한옥 마당이 들여다보이는 집들은 온갖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교촌마을은 전통과 현대의 다양한 문화들이 혼합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주말이면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카페사바하: 간판을 보는 순간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게 된다. 지금은 카페에 유덕용 초대전이 열려 풍경화들이 다양한 색감으로 분위기를 따뜻하게 데운다. 신라시대 석상조각들이 넓은 정원 여기저기에 널려있고, 편안한 안락의자들이 조형물처럼 야외에 비치돼 있다. 건물 전체가 하나의 공원이자 작품처럼 꾸며져 있고, 다양한 전통차와 까페라떼 식의 차들로 메뉴판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원효의 길: 원효는 신라시대 고승으로 속성은 설씨이고 법명이 원효, 법호는 화쟁이다. 신라 진평왕 39년 지금의 경산지역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공부하러 가다가 토굴에서 해골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라 크게 깨우쳐 신라로 돌아와 많은 책을 펴내며 백성들을 계도했다. 그가 요석공주를 만나 명문장가 설총을 낳게 된 곳이 교촌마을이다. 원효의 내력이 적힌 간판이 월성을 휘감아 흘러내리는 남천을 건너는 월정교 제방에 서있다. 원효가 걸었던 그 길, 제방에는 노오란 유채가 한창이고 누구나 지금은 원효의 길을 걸을 수 있다.
-200년 전통의 경주 최가네 고택스테이 현수막이 마을안길 토담에 걸려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보여준 최씨 고택에서 나눔의 정신을 느껴보는 고풍스런 분위기의 고택스테이는 어떨까.
-교동야미야미: 골목 안을 휘적휘적 걷다보면 이색적인 간판들이 시선을 잡는다. 찹살씨앗호떡, 아이스크림씨앗호떡, 아이스크림튀김, 생과일쥬스, 핫도그, 된장, 간장, 밀고추장, 청국장환, 생생청국장, 분말청국장 등의 구수하면서도 생소한 특이한 메뉴가 보인다.
-석등 있는 집: 교촌마을을 가로지르는 마을 가운데에 석등이 서있는 간이식당이다. 전통 수제 약과, 유과, 식혜, 모과차, 유자차, 십전대보차, 아메리카노, 생수, 계절별 아이스티, 팥빙수, 최가네 전통간식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먹거리들이 길거리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발길을 잡는다.
-상표 등록된 교촌가람: 원조 인절미아이스크림, 떡 장인이 매일 아침 손으로 떡을 매친 인절미로 만든 수제 인절미아이스크림. 교촌가람은 경주에서 최초로 인절미아이스크림을 만든 곳으로 떡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떡매치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교촌가람 대표는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떡과 한과부문에 대통령상을 수상한데 이어 경상북도 마을이야기박람회와 꽃차부문에서도 수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교촌김밥: “김밥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어?”라는 질문은 먹어보고 하시라. 김밥의 주재료는 계란을 아주 가늘게 채 썰어 가득 넣은 것으로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맛을 선사한다. 주말에는 배고픈 사람들은 교촌김밥 먹기를 포기해야 된다. 보통 100명은 줄서는 라인을 따라 이색풍경을 만드는 주인공이 된다. 교촌마을의 익숙한 풍속도의 한 장면이다.
-경주교동법주: 국가무형문화재 제86-3호로 등록된 교동 최부자댁에 전해오는 비주로 조선 숙종때 궁중에서 음식을 관장하는 관직에 있던 최국선이 고향으로 내려와 최초로 빚은 궁중에서 유래된 술이다. 밀 누룩과 찹쌀로 100여 일간 숙성시켜 빚는다. 외관이 맑고 투명한 미황색을 띠며 특유의 향기와 단맛을 내는 부드러운 술이다. 기능보유자(인) 최경은 최국선의 10세손이다.
체험과 공연, 먹는 것도 전통과 현대가 혼재해 방문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과거와 현대가 하나로 어우러져 새로운 퓨전 문화와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며 체험하게 하는 우리나라 전통마을임에는 틀림없다.
◆공연과 체험행사
경주 교촌마을은 늘 떠들썩하다. 특히나 주말이면 경주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전통공연과 경주예술인들이 꾸미는 무대가 방문객들의 흥을 돋게 한다.
-공연: 교촌마을은 경주문화재단이 단골로 찾는 곳 중의 하나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부리는 비형랑, 전통국악, 신라의 오기를 선보이는 이색 공연 등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일으킨다.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신선한 체험을 하게 하는 공연들이 교촌마을 입구 광장에서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체험: 누비생활체험, 교촌유리공방, 경주개 동경이 체험장, 토기공방과 토기가마, 창의학습체험장, 가람떡 체험장 현판이 걸린 한옥을 들어서면 누구나 옛사람이 된다. 경주를 입다에서 다양한 한복을 빌려 입고 거리를 나서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시간여행자가 된다,
-교촌홍보관: 교촌마을을 안고 있는 남천제방을 따라 월정교까지 쭈욱 들어가면 교촌마을이 형성된 내력과 특징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무료로 상영된다. 또 교촌마을의 전경과 교촌마을을 설명하는 자료들이 공감각적으로 전시된 전시관으로 방문객들의 눈을 밝혀준다.
◆최 부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국가민속문화재 제27호로 등록된 경주 최부자댁은 경주 최부자의 종가로 월성을 끼고 흐르는 남천 옆 자락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다. 경주 최부자는 12대 동안 만석지기 재산을 지켜오면서 학문에도 힘을 써 9대에 걸쳐 진사를 배출했다.
경주 최부자집은 최치원의 17세손이자 조선시대 경주지방에서 가문을 일으킨 최진립 장군으로부터 시작해 광복 이후 영남대학을 설립하게 모든 재산을 헌납한 최준에 이르기까지의 12대를 말한다. 지금 후손이 살고 있는 교동의 종가집은 조선 중기 최언경대에 최씨 집안이 경주 내남면 이조리에서 교동으로 이주해 정착하면서 1779년에 건립되었다. 원래는 99칸이었다고 전해진다. 문간채, 사랑채, 안채, 사당, 곳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당을 안채의 동쪽에 배치하지 않고 서쪽에 배치한 것과 기둥을 낮게 만들어 집의 높이를 낮춘 것, 집터를 낮게 닥은 점 등은 성현을 모시는 경주향교에 대한 배려로 최부자댁 건축양식의 특징으로 손꼽힌다.
경주 최부자가 12대 400년 동안 부를 지켜오다가 최준에 이르러 마감한 내력도 훈훈한 이야기로 전해진다. 일제시대에 그는 안희제와 회사를 운영하면서 부채를 떠안으면서도 많은 돈을 상해 임시정부로 보냈다. 일제의 유혹에 응하지 않고 해방을 맞았는데 나라가 망한 것이 부족한 교육 때문이라며 400년 지켜온 재산을 교육재단 설립에 보탰다.
최부자의 집안을 다스렸던 여섯 가지 교훈과 자신을 지키는 여섯 가지 교훈, 집에서 지켜야할 10가지 훈계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최부자의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미덕으로 아름다운 부자로 회자되고 있다.
경주시는 교촌에 최부자아카데미를 건설해 상설 교육기관으로 운영한다. 최부자 정신의 창조적 계승을 통해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카데미를 꾸준히 운영한다.
전통과 현대문화가 복합적으로 뒤엉켜 새로운 문화를 갈구하는 방문객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힐링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교촌마을은 경주의 새로운 문화관광 아이콘이 되고 있다.
첫댓글 교촌마을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체험하고,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특히나 최부자의 교훈은 소름돋을 정도로 노블레스오블리주를 실천했던 내용 등이 문서로 남아있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