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4일 금요일
<예쁜 쓰레기에 진심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이랑의 자잘한 수다가 눈을 못 떼게 한다. 친구가 우리집에 오면서 선물로 준 책이다. 아주 소박하고 유용한 책이다. 내가 알고 싶었던 그림과 그림 그릴 때의 도구들, 생활할 때의 소비, 취향이 어쩜 그렇게 나랑 비슷한지~~ 붓받침과 팔레트, 책 모으는 것, 컵과 커피 중독, 예전에 타자기로 글을 썼던 것, 카메라에 대한 집착, 기분에 확 저질러버리는 것이 참 나를 지탱해 주는 아이러니! 여행을 다니는 것과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기념품을 사 모으는 것은 어쩜 그렇게 나와 같은지 놀라울 지경이다.다행인 것은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단지 수납할 큰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 39쪽 ㅡ세상에는 수제 물감이라는 것도 존재하는데요. 제가 구입한 것은 레드우드 윌로우(Redwood Willow) 라는 브랜드 제품입니다. 공장에서 기계로 만드는 것이 아닌, 직접 손으로 섞어서 만드는 수제물감이에요.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유리로 만들어진 뮬러라는 도구로 안료를 갈고 재료들을 섞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뮬러라는 그 멋진 도구도 갖고 싶었는데 게으른 제가 물감을 직접 만들기는 어려울 듯 하여 포기하였습니다. 그렇게 재료를 갈고 섞어서 빈 팬에 넣어 굳힌 후 하나씩 은박지에 포장하고 라벨을 붙여서 완성하는 정말 손으로 만드는 물감인 것입니다. 과정을 알게되니 비싼 가격도 이해가 되었어요
* 69 쪽 ㅡ 클립의 용도로 구입한 책갈피도 하나 있어요. 저와 같이 그림을 그리는 친구에게 선물을 고르다가, 책갈피로 스케치북을 고정시키면 좋을 것 같아서 금속재질로 된 수제 책갈피를 골랐습니다. 앞면에 작은 문구를 각인해 준다고 하여 좋아하는 작가 커트 보니것의 문장을 골랐습니다. " Enjoy the Little thing" 처으에는 선물만 하려고 했는데 마음에 들어서 제 것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작은 것에 즐기며 살자" 라는 문구를 이 작은 물건에 각인하니 좀 더 의미가 생기는 느낌이에요
* 작가가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은 식물, 도자기 팔레트, 붓받침, 물감, 수첩, 연필, 쇠붙이(클립, 가위, 집게), 차, 커피, 컵, 소스류, 애플 기기, 카메라, 피규어, 베지, 책, 타자기, LP, 비디오, 향수, 감자신발, 인형, 잠옷이다. 그리고 꼭 밝히고 싶었던 것은 이 책에 나온 그림을 베낀 게 몇 개있고 새롭게 변형해서 캘리한 게 하나다. 내 그림의 소재로 딱이었다. 그리고 이책을 다 읽은 기념으로 나도 겨울 원피스 잠옷을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