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타고난 사람들이 참 부럽다.
노력해서 안되는 일중에 단연 속하는 좋은 소리통이기에
그저 좋은 소리통을 가진 사람들이 피나는 훈련을 통해서 나오는
좋은 울림을 사랑 한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음악들 중에서도 목소리의 울림 그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매료 시킬수 있는 힘을 가진 그런 음악들도 사랑 할수 박에 없다.
어렸을 때에는 연주 위주로 즐겨 들었다면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역시 최고의 악기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아닐까 하면서 ...
특정 음역대에서의 울림이 머리를 공명시키는 발성이 아니라
전 영역에서 두성이 가능한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란 말인가?
도대체 얼마의 노력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성대를 울림과 동시에 머리통이 울면서 온몸이 소리통이 되는 발성은
타고난 성대에 피나는 노력이 더해진 최고의 결과물이리라.
빛나는 보석같은 발성이 돋보이는 그곡을 발견 한지도 어언 10년이
지나 간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즈음에
구름과 소슬 바람이 불어 올때면 어김없이 찾아 듣는 곡중에 하나이다.
'안나 게르만'의 '나홀로 길을 가네' 맑으면서 기품있는 목소리도 사랑 하지만
이곡 만큼은 'Svetlana' 의' 나홀로 길을 가네'의 발성이 단연 돋보인다.
리버브가 거의 없는 마이크 셋팅에 오직 목소리 하나에 승부를 거는 멋진 곡이다.
불의의 사고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안나 게르만이 살아서 이목소리를 듣는다면
노래하는 것을 접었거나 그 천재성에 굴복했을지도 모른다.
많은것은 필요치 않다.
하나를 남기더라도 소수의 사람들만이 아는 미묘한 것일지라도
기꺼이 그길을 걸어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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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 동안 오르던 토함산을 뒤로 하고
매일 산행지 답사겸 사진 장비 수납할수 있는 베낭을 메고
홀로 길을 걸으며 오르던 중에 삼각대 세워 두고 셀카~
아주 가끔 찍는 셀카지만 움직이는 장면은 핀 맞추기 참 난해 하다.
임의의 지점을 정해 두고 타이머의 타이밍에 맞춰야 하는 놀이^^
우연이 절반을 차지 하는 셀카지만 모니터를 해보면 꼭 부족한 소품이
눈에 띈다. 오늘은 늘 끼던 장갑 두고 왔네 , 커피 타 먹으려고 뜨거운물 준비 했는데
정작 컵은 챙기지 않았네...
다행이 지나는 산꾼님을 만나 종이컵 한개 얻었다.
산중에서의 커피 한잔은 바꿀수 없는 즐거움 이란 말이지.
산행지 선택의 나름 기준
사람이 많지 않을것
숲이 우거져 있고 소나무가 많을것
물소리가 나는곳
돌길이 흙 길과 적당히 섞인곳
휴식이 될만한 장소가 있을것 ... 등등해서
칠불암이면 지난 두어달 다녀본 기억도 좋고 해서
답사겸 올랐는데 거의 점수 안에 들어 왔다.
비탈진 산기슭 법당 쪽 마당에는 칠면에 세겨진
아마추어틱해서 친근한 부처님이 계시고
객을 위한 의자랑 자판기에 공양 하고 가이소~하는
비구니 스님도 계시다.
빈대도 낮짝이라고 밥까지 얻어 먹을수는 없지만
넉넉한 마음에 편해 지는 칠불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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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부처님 모두 개성 만점이다.
오랫만에 3배 드리고 의자에 앉아 크로즈업 해보니
조각가의 서툰 솜씨가 오히려 정성스럽게 보였다.
완벽에 가까운 석굴암의 부처상과 여러 주변의 조각물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의 작품이다.
눈을 조각 하다가 양쪽의 고저가 다른데 수정할 방법을 몰라서
쩔쩔 맨 흔적이 역력하다.
들어간 쪽은 어쩔수 없으니 튀어나온 부분을 들어 가게 한다음
전체를 낮춰줘야 하는 지난한 작업을 석공은 포기했다.
첫번째 부처님은 한쪽은 너무 깊고 한쪽은 너무 높다.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으로 결론 지어버려서 오히려 편안함을
이끌어 내는 작가의 의도라면 두손을 들었다.
그리고 우측으로 돌아 가보니 보살님 눈에 웃지 않을수가 없었다.
윙크~ 윙크 ㅎ
반개한 눈을 만들려다 너무 크게 눈을 파 버려서 수정하려면
전체적으로 모두 높이를 낮춰야 하는 ...그래서 윙크로 마무리~
불교 미술사에서도 희귀한 눈이다.
처음 봤다. 육안으로 봤을때에는 옆집 아저씨 아줌마 같았는데
클로즈업 해서 보니 비례가 아주 미숙의 완숙이다^^
몸매는 5등신 될까말까 하고 ...
불상 조각하는곳에서 한두해 일해 봐서 아는 사실 한가지가 있다.
거의 자신의 체형과 골격 그리고 상호까지 흡사하게
조각되어 진다는 사실을 ...
결국엔 조각가의 상호와 몸매가 녹아 있다는 것인데...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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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 차 한잔 하는 동안 밝혀진 촛불과
낙화일로의 꽃들을 보았다.
피고 지고 하더니 가을속으로 꽃잎을 떨궈낸다.
봄부터 소쩍새를 울게 하던 국화에게 모든걸 맡겨야할 즈음이다.
마당을 돌아 내려 오면 병풍같은 바위가 2시방향으로 서 있다.
7~80% 이상 소나무 군락인데 가을색이 감돌기 시작했다.
활엽수들의 반란이 시작된것이다.
한동안 지나면서 소소한 빛의 변화들을 감상할수 있겠다 싶다.
올아서던 그곳에서 다시 삼발이 셀카를 ~
스스로가 질수 있는 최대치 혹은 최적의 짐을 지고
스스로가 정한 그곳까지 가볼 일이다.
가을 ... 가장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가 있는 계절
소중한 시간들을 통해 나에게로 가는 길을 간다.
201810102201
첫댓글 익숙한 길..
길이 훼손이 심하네요...
셀카도 찍으시고.
칠불암가는 길은 매번 가도 지겹지 않지요...
글고 짐 좀 줄이소..ㅎ
연말까지 다녀볼 생각입니더
카메라 삼발이 수납하려면 베낭 실해야죠
속은 텅빈 강정 디팩으로 뽕베낭임ㅋ
오늘 작은 베낭 메구 갔다가 하산길에 더큰 베낭 아래로 이동 보시 했음돠 더무겁ㅠ
그봐요 다 이유가 있당께
이따뵈요~ 불국역 ^^
사람이 적으면 외롭고
소나무가 많으면 잡목이 끼어들 틈이 적고
물소리가 가까우면 정상이 너무 높고
돌은 자신을 들어내려고 하고 흙은 덮으려 하고
입맛에 맞는 산행지 선택도 쉬운 건 아니지요?
가을이 산에 있는 게 아니라 무무님 속에 먼저 들어앉았네요.
가을 깊어지면 칠불암 산행(내게는 고행길 ㅎ) 함 해얄긴데...^^
인적은 드물수록 멧돼지도 드물수록 좋구요 이왕이면 피톤치드 왕창 나오는 육송숲길에 경사도가 있고
돌도 흙도 공존하는 산길이 칠불암길이 빠지지 않더라구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쭈욱~다니면서 계절이 오가는 소리
들어나 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