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의 현실을 말한다-3
밀양 아지매들…
날좀보소 날좀보소 날좀보소
동지섣달 꽃본듯이 날좀보소
남도 대표적 민요인, 밀양 아리랑 구절이다.
세마치 장단의 경쾌한 가락을 듣노라면,
지난달 24일 66km 수복길 무박 걷기대회(인천 월미도~서울 광화문)에 참가한 밀양아지매들이 생각난다.
당일 오후 3시 인천 월미도를 출발하여, 동트는 새벽녘까지 한강변을 힘차게 걷는다.
거침없이 진군하는 로마 경보병을 떠올리게 한다. 중년 여성에게 볼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다.
머지않아 대한민국 걷기 운동을 밀양 아지매들이 이끌어갈 것 같다.
심지어 출발부터 운동화가 불편해, 샌들을 신고 완보한 아지매도 있다.
워킹화에 대한 정의도 새로 써야 한다.
문 : 걷기에 최적인 신발은?
답 : 슬리퍼…. ㅋ
밀양 아지매들….
이들과 만남은 부산경남워킹코리아 연합회 회장의 전화로 시작되었다.
걷기 강연을 요청한다.
해마다 TV에 출연한 걷기 전문가나 걷기 분야 유명 인사를 초청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회원들 걷기 수준이 높다고 강조한다.
행간을 풀어 본다.
“우리들에게 강연할 능력이 되나?”
ㅋ 흔쾌히 수락하였다.
그러나 강사 섭외에 따른 여러 말들이 오갔다는 후일담도 있다.
심지어 데이비드 리도 알고 있는, 메이저 언론사 논설위원에게까지 문의가 들어갔다.
ㅎ 고인이 된 코미디언의 멘트가 생각난다.
“유명하지 못해 죄송합니다.”ㅎ
그들은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걷기운동 단체나 모임이 있지만, 걷기에 대한 이론과 자세를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다.
그러나 밀양 아지매들은 워킹과 건강에 대한 올바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날이다.
강연 전 밀양 부산대학교 분교 강당에서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솔선수범하는 회장 카리스마와 회원들의 넘쳐나는 자부심 만큼, 강연자에 대한 의구심도 많다.
그런데 어쩌랴!
한 몸매 하는 데이비드 리 피지컬에 아지매들 마음이 풀어진다.
“일단 몸은 합격” ㅋ
그들의 열정 탓에 절로 열강이 된다.
“내용도 합격” ㅋ.
오후 실습 시간, 그들이 마음을 연 덕분에 모두가 AAA다.
해운대라이프 독자 여러분!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참석 못 해 안타까워하는 밀양 아지매들도 많았다.
이들의 열정은 어디서 나왔을까?
하나, 자발적 동우회의 힘이다.
건강증진을 위한 걷기 운동은, 혼자 꾸준히 잘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방향이 일치한다면, 서로에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함께 어깨를 빌려주며 나아가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된다.
둘, 리더십이다.
회원수가 늘어날 수록 이끌어 나가기가 힘들다.
부산경남 연합회임에도 불구하고, 부산 회원들이 밀양으로 모이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열성적인 밀양 회원수가 많은 탓도 있지만, 리더의 통솔력과 헌신 때문이다.
셋, 준비된 힘이다.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집주변을 꾸준히 잘 걸으면 최선이다.
가끔 30km 이상 장거리를 걸어주면, 또 다른 건강증진 및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66km, 120km 장거리 걷기대회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한다.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기 성취감만을 위해 참가한다면,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밀양 아지매를 보면 그들의 준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이 또한 회장과 회원들의 체계적인 사전 훈련 덕분일 것이다.
이런 수준 높은 동우회에 강연 및 교육을 하였다.
우등생을 좋아하던 선생님 마음이 이해가 된다.
해운대라이프 독자 여러분!
뜬금 없이 칼럼 주제가 “밀양 아지매들”인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삼국지에 삼고초려란 말이 나온다.
“인재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다.
이는 유비의 관점에서 풀이한 것이다.
제갈공명의 입장에서 본 삼고초려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
“알아주는 이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다.
밀양 아지매로 통하는 워킹코리아 부산경남연합회 회원들에게 느끼는
데이비드 리의 마음이, 바로 제갈공명의 삼고초려다.
해운대 지역에도 밀양아지매들 같은 자생적 걷기 모임과,
헌신하는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있으면 좋겠다.
다음 이야기는 “곰의 지혜를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