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집에 가면 육개장이나 소고기 무국, 밥, 돼지고기나 편육, 홍어(가오리)무침과 멸치조림, 김치, 떡, 과일, 코다리 조림, 샐러드, 마른안주 등이 있습니다.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대략 이런 정도의 음식이 나옵니다. 어떤 분은 초상집에서 음식을 먹으면 체하는 경우가 많아서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약에서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해서 그런지, 아니면 무속적인 분위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초상집의 음식이 참 맛있습니다. 고인이 우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고 또 무속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혼령이 씌인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밝힙니다. 먹기 힘들면 안 먹어도 됩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음식 대접을 하는 거라 맛있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고인과 유족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믿는 대로 고인이 주님 품에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도를 바쳐야 하고 또한 유족들을 위로해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상가에 가면 예절을 많이 따지기도 합니다. 복장을 갖춰 입는 것이나 절하는 예절 등 말입니다. 예전에는 많이 따졌지만, 지금은 아주 특이한 것이 아니면 괜찮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그런 것보다는 우리가 문상을 가는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초상이 나면 문상하여 연도를 바치는 것을 다른 것보다 더 우선적으로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문상을 가는 것은 품앗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잘 다니지 않는 분들 초상집에는 문상객이 너무 없어서 쓸쓸하게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본당에서 초상이 많이 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초상이 나면 거의 문상을 빠지지 않고 갑니다. 그리고 신자분들에게도 같이 가자고 권합니다. 고인과 유족을 위해서 가는 것이지만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고인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도 고인과 신앙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하느님 품에 드신다면 당연히 우리에게 감사의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께 기도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초상이 나면 연도를 바치러 열심히 다니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