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꽃
당근꽃
도시 속 텃밭에서
비둘기와 놀다 들어와선 뜨끈한 칡차를 마시며 방바닥에 퍼질러 앉아 완두콩을 깝니다. 어쩌다 내 손가락 힘에 큰 상처를 당한 콩꼬투리에 든 녹색 벌레의 처참함 앞에 냅다 꼬투리를 던지며 외마디 비명을 지릅니다. 놀란 가슴을 겨우 쓸어내리는데 이번엔 양파망을 뚫고 나와 방바닥을 활보하는 녹색 벌레가 보입니다. 냅다 신문지를 뜯어 바닥에 붙이곤 벌레가 신문지에 들어선 찰나 창가로 가 방충창을 열곤 벌레를 털어냅니다. 끝없는 추락, 낙하 속에 한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아, 잔인한 인간! 어쩔 수 없단다. 인간인 내가 불편하고 힘든데 너까지 보듬을 아량은 없으니까. 그래도 미안해,
나를 놀라게 한 댓가가 너의 죽음이어서 미안해. 😢
혹여나 또 벌레가 나올까 조심하며 완두콩 알을 깝니다. 암칡을 통째로 넣어 끓이고 우린 칡차는 여직 따뜻하고 선풍기 바람은 시원하고.
여름이 시작되네요. 그런 중에 밤꽃들은 벌써 피어 가을 낭만인 밤 줍기를 인간에게 선사할 채비를 합니다. 재깍재깍, 시간이 참 바쁘게 흐릅니다.
산딸기 따먹기
주어진 오늘도 /지금 행복/을 누릴 줄 아는 나와 당신들이기를. 미소퀸의 수다였습니다 ♡
첫댓글 어릴적 소 풀 먹이러 산에 갔다가
산딸기 군락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노다지 발견한 광부처럼 환호했는데....
요 며칠 지방에 갈 일이 있어 충북 음성쪽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산 전체에 심은 밤나무에 밤꽃이 만개했더군요.
밤꽃 특유의 비릿한 내음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음에도
이번에는 신선한 느낌이었는데
나이 드니 감각도 바뀐 건가?.
소 풀 먹이러 소 데리고 산에 가보진 않았지만 산딸기 군락에 들어선 그 기분을 최근 소이작도 여행을 하며 저도 만끽했답니다. 맛 좋은 붉은색 산딸기가 어찌나 탐스럽던지요. 나이 드니 바뀌는 게 참 많지요. 정액 냄새 같은 밤꽃 향이 신선하게 느껴지다니? 그 감각은 무얼까 저도 궁금해요~
@미소퀸 궁금하면 500원.....
20대에 처음 맡았을 때 그 냄새가 역했는데
50대 후반이 된 지금은 예민했던 감각이 다소 무뎌져서인지
약간 풋풋한 풀내음처럼 느껴졌달까?
아니면 오랫만에 본,
사방이 녹음으로 둘러싸인 경치 탓에
그리 느껴을 수도 있고요.
암튼 늘 자연과 함께 하는 미소퀸님의 모습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색즉시공 보기 좋게 여겨진다니 감사해요. 취미부자로 지내는 느슨한 일상이지요. 요즘엔 갱년기 탓인지 쉬이 피곤하고 체력이 많이 안좋아져서 몸에 좋다는 것들 먹는 일에 진심이랍니다 ㅎㅎ건강이 최고!!!
보리수 열매, 앵두,오디...
이 계절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자 내가 좋아하는 과일들로 가득하군요.
개인 차는 있을테지만
갱년기가 많은 여성들에게 너무 힘든 시기인 둣 합니다.
저 멀리 가버린 제 와이프도 40대 후반쯤부터 힘들어 했는데 그땐 내가 이런 걸 이해를 못했고, 돌이켜 보니
그때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 들더이다.
미소퀸님은 부디 잘 이겨 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