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1) 4~5월의 분홍색의 어여쁜 꽃과 잔잔한 톱니가 나 있는 나뭇잎
「산수유」가 저절로 산에 나지 않듯이, 「모과나무」 역시 심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나무다. 그런 「모과나무」를 고모산성의 주막거리에서는 볼 수가 있다. 복원된 삼강 주막과 영순 주막 마당 안에 몇 그루가 있고, 길밖에 또 몇 나무가 있다.
갈잎작은키나무로 6~10m 높이로 자라는 「모과나무」는 중국이 원산이다. 「모과나무」라 하면, 모과도 돋보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내 눈엔 수피가 일품으로 보인다. 벗겨진 수피의 색깔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마치 모자이크로 처리한 작품같이 색상이 특이하고 한편으론 강열하다. 자기의 주장이 확실한 나무 같다.
이와 비슷한 수피를 가진 나무들이 있어 흥미롭다. 제일 비슷한 수피는 버즘나무과 「양버즘나무」다. 바로 우리 상산 모교의 운동장 가에 늠름하게 서있었던 「플라타너스」가 바로 양버즘나무다. 넓은 잎이 그늘을 만들어 주던 고마운 나무가 흔적도 없다. 그 자리엔 삭막한 시멘트 건물만 서있다.
나무는 좀 작지만 차나무과 「노각나무」가 있고, 층층나무과 「산딸나무」, 부처꽃과 「배롱나무」, 소나무과 「백송」 등이 있다. 아무래도 장미과 「모과나무」와 버즘나무과 「양버즘나무」가 얼룩무늬 용사들의 대장 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모과는, 원래 한자 이름이 목과木瓜이고, 말 그대로 ‘나무 참외’다. 노란 참외는 과일이고 먹을 수가 있다. 과연 그냥 먹을 수 있을까. 한 입 깨물어 보면 알 수 있다. 생 걸로 도저히 먹을 수 없으니 과일 축에 드는지 의심이 든다. 모양도 그렇다. 울퉁불퉁한 게 제멋대로 생겨먹어서 질서가 없어 보인다.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는 모과를 보면 신기한 생각이 든다. 놀랄 일이 3가지나 있어 그렇다. 그 첫째가 생김새다. 과일치고 이런 모양의 과일은 흔하지 않다. 모양도 엉망이고 볼품도 없고 제멋대로다. 두 번째는 샛노란 색깔에 먹음직해 보인다. 한입 깨물어 보면 딱딱하기 그지없고, 이빨이 욱신거린다. 게다가 너무 시어서 삼키지를 못한다. 세 번째는 그런 못나고 신 열매에 매혹적인 향기라니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다. 은근한 향이 모과의 이러저러한 허물을 일시에 정리해 준다. 모과의 변신은 놀랍기만 하다. 이처럼 모과는 기대와는 달리 놀라움을 주는 과일이다. 끝. 2020.12.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