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굿따라 니까야 (대림스님 옮김), 제1권 셋의 모음, 첫 번째 50개 경들의 묶음,
제4장 저승사자 품(A3:31~40) - 범천과 함께함 경 · 아난다 경(A3:31~32)』
범천과 함께함 경(A3:31)
Sabrahmaka-sutta
1. "비구들이여, 아들들이 집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그런 가문은 범천과 함께하는 가문이다. 아들들이 집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그런 가문은 최초의 스승과 함께 사는 가문이다. 아들들이 집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그런 가문은 공양받아 마땅한 자와 함께 사는 가문이다.
비구들이여, 여기서 범천이란 부모를 두고 한 말이다. 이전의 스승이란 부모를 두고 한 말이다. 공양물을 보시 받을만한 자란 부모를 두고 한 말이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부모는 참으로 자식들에게 많은 것을 하나니, 자식들을 키워주고 먹여주고 이 세상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2. "아들들에게 부모는 범천이요 최초의 스승이요
공양물을 받을만한 자이다.
그분들은 자식들에게 항상 연민을 가진다.
그러므로 현자들은 음식, 마실 것, 의복, 침상을 구비하고
문질러드리고 목욕시켜드리고 발 씻어드려
그분들께 귀의하고 존경해야 하리.
이렇게 부모를 잘 봉양하는 사람들
이생에서 현자들의 찬탄을 받고
다음 생에는 천상에서 기쁨 누리리."
아난다 경(A3:32)
Ānanda-sutta
1. 한때 아난다 존자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에 대해서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고, 밖의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삼매를 얻을 수 있으며,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마음의 해탈[心解脫]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에 들어 머물 수 있습니까?"
"아난다여, 비구가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에 대해서 '나'라는 생가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고, 밖의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삼매를 얻을 수 있으며,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에 들어 머물 수 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어떻게 비구가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에 대해서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고, 밖의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삼매를 얻을 수 있으며,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에 들어 머물 수 있습니까?"
"아난다여, 여기 비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은 고요하고 이것은 수승하다. 이것은 모든 형성된 것들[諸行]이 가라앉음이요 모든 재생의 근거를 놓아버림이요 갈애가 다함이요 탐욕이 빛바램이요 소멸이요 열반이다.'373)라고. 아난다여, 이와 같이 비구가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에 대해서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없고 밖의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없는 그런 삼매를 얻을 수 있으며,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없는 그런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에 들어 머물 수 있다.
아난다여, 나는 이 점에 대해서 이미 『숫따니빠따』 「도피안 품」의374) 「뿐나까의 질문」에서 이렇게 설하였다.
'세상에서 높고 낮은 것375)을 지혜롭게 알고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고요하고376) 연기(煙氣)가 없고377)
괴로움이 없고 갈애가 없는
그런 [아라한]은378) 태어남과 늙음을 건넜다고
나는 말하노라.'"
2. 379) 한때 사리뿟따 존자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사리뿟따 존자에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리뿟따여, 내가 법을 간략하게 설한다 해도, 법을 상세하게 설한다 해도, 때로는 간락하게 때로는 상세하게 법을 설한다 해도, 법에 대해 구경의 지혜를 가진 자들을 얻기란 참으로 어렵구나."
"세존이시여, 지금이 적절한 시기입니다. 선서시여, 지금이 세존께서 법을 간략하게, 법을 상세하게, 때로는 간략하게 때로는 상세하게 법을 설하실 시기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법에 대해 구경의 지혜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380)
"사리뿟따여, 그러면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에 대해서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고 밖의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에 들어 머물리라.'라고. 사리뿟따여, 이와 같이 공부지어야 한다.
사리뿟따여, 비구가 알음알이를 가진 이 몸에 대해서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고 밖의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으며, '나'라는 생각과 '내 것'이라는 생각과 자만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 그런 마음의 해탈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에 들어 머물 때 '비구가 갈애를 끊었고 족쇄를 버렸고 자만을 관통하여 괴로움을 종식시켰다.'라고 한다.
사리뿟따여, 나는 이 점에 대해서 이미 『숫따니빠따』 「도피안 품」의 「우다야의 질문」에서 이렇게 설하였다.
'감각적 욕망의 인식381)과 정신적 괴로움
이 둘 모두를 버렸고
해태를 뿌리 뽑아 후회를 방지하고
평온에 기인한 마음챙김이 지극히 청정하며
바른 사유382)가 선행하고
무명을 부수어버린 해탈을 나는 설하노라.'"
373) "이 여덟 가지 관심사들 가운데 하나만을 얻으면 둘이나 모두 다를 얻는 것이다."(AA.ii.207) 즉 본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고요함, 수승함, ··· 소멸 가운데 하나만 얻으면 나머지 8가지를 다 얻는 것이라는 뜻이다.
374) 『숫빠니빠따』 (Sn)의 마지막 품(제5장)이다.
375) '"높고 낮은 것(paropavara)'이란 세간적이고 출세간적인 것, 좋고 나쁜 것, 멀고 가까운 것이다."(SnA.i.350.)
"높은 것은 밖의 것이고 낮은 것은 안의 것이다."(SnA.i.410)
376) '고요하고'로 옮긴 원어는 santo이다. 그런데 본서 제2권 「삼매경」 (A4:41) §6에 꼭 같이 나타나는 게송에는 sato로 되어 있다. sato를 택하면 이 부분은 마음챙기고로 옮겨져야 한다. 그런데 육차결집본과 PTS주석서에는 santo로 나타나며 주석서에서 "반대가 되는(paccanīka) 오염원들을 가라앉혔기 때문에 고요하다."(AA.ii.207: AA.iii.85)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고요하고'로 옮겼다. 한편 PTS본 『숫따니빠따』 에도 동일한 게송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santo로 나타난다.(Sn.201)
377) "몸으로 짓는 그릇된 행위 등의 연기(煙氣)가 없다는 뜻이다."(AA.ii.207)
378) 주석서는 "그(so) 는 번뇌 다한 아라한이다."(Ibid)라고 밝히고 있다.
379) 육차결집본에는 이 부분이 사리뿟따(Sāriputta-sutta)라는 독립된 경으로 편집되어 있다.
380) "장로는 '세존이시여, 저는 깊이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세존이시여, 설명해주소서, 가르쳐주소서. 저는 세존께서 설해주신 법을 100가지 방법으로 아니 1000가지 방법으로 꿰뚫을 것입니다. 제게 짐(bhāra)을 지워주소서.'라고 스승께 설해주시기를 간청하기 위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Ibid)
381) PTS본에는 kāmacchandānaṁ(감각적 욕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PTS주석서와 육차결집본에는 kāmasaññānaṁ으로 나타난다. 주석서는 여덟 가지 탐욕과 함께한 마음과 함께 생긴 인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AA.ii.208) 역자는 주석서의 설명을 따라 옮겼다.
382) 원문은 dhamma-takka(법에 대한 생각)인데 주석서는 sammā-saṅ-kappo(바른 사유)를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AA.ii.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