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3ㅡ 박망파 전투
박망성에 날이 밝자 하후돈은 군사들을 몰아 신야성으로 진격을 시작하였습니다.
"장병들이여....일찌기 <최영> 장군께서는
죽기로 싸우는자 살것이요...
살기를 원하는자 죽을것이라 말씀하셨다.
우리 모두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자."
"장군 그건 <최영> 장군이 아니고 <이순신> 장군 말씀인데요."
"입닥쳐라.
내가 <최영>이라면 <최영>인것이다.
자~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전군 진군."
때는 마침 가을이라 거센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여봐라..부관...여기가 어디냐?"
"여긴 박망파로서 왼쪽 산을 예산이라 하며
오른쪽 산을 안림이라고 합니다."
"그래?
소문엔 유비가 제갈공명이라는 군사를 특채했다던데...
그 공명인지 뭔지 하는자도 합바지에 불과하구나."
"장군 무슨 말씀입니까?"
"나 같으면 이 박망파 양쪽에 군사를 매복시켰을 것이다.
그런 병법도 모르는 놈이라면 공명도 합바지가 틀림없다.
마치 강아지를 풀어 호랑이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
전 장병 계속 전진...."
하후돈이 군사를 이끌고 10여리를 더 행진하는데 한떼의 군마가 앞을 가로막고 섰습니다.
"<애꾸눈 잭 하후돈> 거기서라."
"넌 누군데 감히 어르신 앞을 가로 막는거냐?"
이름은 들어봤나?
내가 바로 이시대의 미남 검객 조자롱이다.
"조자룡? 기생 오래비처럼 매끄름하게는 생겼구나.
칼을 쓸줄은 아느냐?"
"그래... <조자룡 헌칼 쓰듯한다>는 말이 있어서......
오늘은 특별히 새칼을 가지고 나왔다.
이 번쩍 거리는 칼이 보이나?"
"내가 눈은 하나지만 번쩍 거리는 칼은 잘 보인다
앞으론 새칼로만 싸워라"
"그런데 후돈이......
자넨 과거 황하강 모래톱에서 내 형님 관우에게 패하여 죽을뻔 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참고로 하후돈의 성은 <하후>임은 아시죠?)
"닥쳐라...그땐 재수가 없어 잠깐 미끄러졌을 뿐이다.
잔말 말고 내 창을 받아라.
야합."
"자룡 필살검을 받아라.. 야합."
두장수는 어우러져 10여합을 싸웁니다.
그러다 조자룡이 갑자기 <후읍> 하며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말머리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자룡...왜 그런 우거지상을 짓는거냐?
"서...설사가.....
응까 싸고 내일 싸우자...후읍~"
자룡, 과민성 설사약이 여기 있다. 서라!...
하후돈의 필사의 추적이 시작됩니다."
잡힐듯 말듯 그렇게 10여리를 추격하여 박망파 남쪽 끝 갈대숲에 이르렀습니다.
"장군! 잠시 추적을 멈추시지요.
갈대숲이 우거져서 적이 만약 화공이라도 쓴다면 위험합니다."
"음 그렇군. 내가 너무 멀리 쫒아왔군.
일단 군사들을 뒤로 물리자.
전군 후퇴!
빨리 이 갈대숲을 벗어나자."
하후돈 군이 말머리를 막 돌리려는데 꽝! 하며 징소리가 울립니다.
그러더니 갈대 숲 양쪽에 매복하고 있던 한떼의 군사들이 모습을 들어냅니다.
"하후돈 나는 현덕 유비이다.
이 갈대 숲에서 너를 기다린지 오래이다.
지금부터 내가 선물하는 불화살 맛을 보아라."
하더니 갈대숲 양쪽에서 불화살이 날아들기 시작합니다.
"불이야!
불이야! Fire! 파이어!"
"전군 후퇴하라.
빨리 이 갈대숲을 빠져나가자."
"아! 뜨거워...밀지마라.
질서있게 퇴각하라."
하후돈의 군사들은 서로 뒤엉켜 밀치고 넘어지며 대혼란에 빠져듭니다.
때맞추어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불은 엄청난 기세로 군사들을 집어삼킴니다.
"아 뜨거워. 사람살려."
뜨거운 불길을 헤치고 간신히 빠져나온 하후돈이 갈대숲을 돌아보니 넓은 들판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이고 부하들의 처절한 비명소리만 가득합니다.
"당했구나. 크게 당했어.
빠져나온 군사는 몇이나 되느냐?"
불과 4~5,000기에 불과합니다.
박망성으로 퇴각한다.
전군...후퇴....후퇴..,
살아남은 군졸들이 박망파를 막 벗어나려는데 왼쪽 숲에서 <꽝> 하고 방포소리가 울리며 한떼의 군마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후돈아...오랜만이구나.
내 황하강 모래톱의 싸움에서 너를 베지않고 살려주었는데 오늘은 무슨일로 이곳에 나타났느냐?
오늘 다시 내 청룡언월도의 맛을 보여주마.
관운장이 이끄는 한떼의 군사들이 패하여 도망치는 하후돈의 군마를 마음껏 유린하기 시작합니다.
"관운장이다.
빨리 도망쳐라. 박망성으로 돌아간다.
날 살려라...날 살려라."
겨우 살아남은 군사들이 앞다투어 박망성을 향해 도망을 칩니다.
"장군...이제 살았습니다.
저기 박망성이 보입니다."
"빨리 성안으로 들어가자."
하후돈이 박망성가까이 이르자 성루위에서 장비가 내려다 보며 욕을 퍼붓습니다.
"하후돈.
네놈 눈까리가 한개 밖에 없는건 알고 있지만 적군과 아군도 구별못하느냐?
큰 선물을 안겨줄테니 받아가라."
장비가 말을 마치자 성벽에서 화살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아니 어떻게 성을 장비에게 점령당했단 말이냐?
참으로 귀신같은 놈들이다.
내가 적을 너무 얕보았어."
"대패구나. 완전히 패했어.
10만 대군을 모두 잃었어.
이제 무슨 낯으로 조조 승상을 뵌단 말이냐?"
하후돈은 겨우 살아남은 수백기의 군마를 수습하여 비틀거리며 허도로 돌아갑니다.
"공명군사...
대승입니다.
크게 이겼어요."
여지껏 공명을 깔보며 빈정거리던 장비가 제갈공명을 껴안더니 그 따거운 탑삭부리 수염을 비벼댑니다.
"공명선생...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선생은 귀신도 능가하는 시람이요"
"캑...캑...숨막혀.....장...장 장군 알겠으니 좀 놓아주시죠."
관우도 무릅을 꿇고 넙죽 절을 올립니다.
"장군들 일어나시오.
수고들 많으셨오."
"군사의 말씀대로 하후돈의 군마가 박망파를 지나더니 남쪽에서 큰 불길이 일더군요.
그러더니 연기에 그을린 적병들이 도망쳐 나오는데
오늘 이 관우의 청룡도가 활약을 좀 했습니다."
"저는 남쪽에서 불길이 일어나길래 박망성을 기습했지요.
비어있는 성 정복하는건 어린애 팔 비틀기보다 쉽더군요.
잠시 후 하후돈 군사가 쫒겨오길래 이 장비가 회살을 좀 안겨줬지요."
주공께서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군사가 별도로 일러준 계책대로 기마병 3천을 이끌고 갈대밭을 포위하고 있다 하후돈의 군마가 나타나자 화공을 쓴것이 적중했습니다.
이 유비가 군사를 일으킨 이래 이렇게 크게 전투에서 이겨본 것은 처음입니다."
아! 저기 꽃미남 스타 조자룡도 오는군요.
자룡..수고 많았소.
"예 군사. 오늘 후돈이에게 제 필살기 자룡검법을 좀 보여줬지요."
"자! 자! 오늘 대승을 걷었으니 우리 폭탄주나 한잔씩 합시다. 오늘 이 유비가 한턱 쏘겠습니다.
그리고 장비야.
오늘은 냉면그릇으로 마음껏 마셔도 좋다."
제갈공명의 얘기는 계속됩니다.
0104ㅡ 조조 50만 대군의 신야성 침공
하후돈이 이끄는 10만 대군이 유비에게 대패하였다는 보고를 받은 조조는 길길이 날뛰기 시작합니다.
그날 조조가 얼마나 화를 냈는지 당시 현장에 있던 모사 순욱을 통해 그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승상께서는 선불맞은 멧돼지처럼 펄펄 뛰었습니다.
처음에는 왼발로 뛰다....
다음에는 오른발로 뛰다....
나중에는 모듬발로 뛰더군요.
그 뛰는 높이가 무려 10m를 넘었습니다.
그러더니 하후돈을 부르더군요."
"후돈이...그놈을 당장 들라하라."
잠시 후 머리를 풀어헤치고 스스로 몸을 결박한 <하후돈>이 들어왔습니다.
"하후...,승상 죽을 죄를 졌습니다.
저를 군법대로 처형해 주십시오."
"후돈아...어쩌다가 패하게 되었느나?"
"적을 너무 얕보았기 때문입니다.
적은 요소 요소에 복병을 숨겨두고 자룡은 거짓으로 패하여 달아났습니다.
저는 계략에 빠져 정신없이 추격했지만 갈대밭에서 화공에 당했습니다."
"몇몇 군사가 겨우 불길을 빠져나왔는데 후방에서 관운장이 협공을 가했습니다.
거기에서 군사 태반을 잃고 겨우 박망성까지 도주 하였지만 성은 이미 장비가 점렁하고 있었습니다.
면목없습니다. 죄를 물어 제 목을 베십시오."
"승패는 병가지상사이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것은 흔히있는 일이다.)
"후돈이를 풀어줘라.
그러나 유비에게 당하고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
내가 직접 군사를 끌고가 그 가증스러운 유비를 짓밟아 놓겠다."
조조는 즉각 전군에 비상령을 내렸습니다.
"군사 50만을 동원하여 유비가 있는 신야성을 친다.
50만 대군은 10만씩 묶어 다섯갈래 길로 진군하여 신야성을 정복하자.
신야성을 우려뺀 후 성안의 생명체는 모두 죽여라.
사람은 물론 개.돼지.닭 한마리도 남기지 마라."
군사를 일으킨다는 말에 <공융>이라는 사람이 강력 반대 의사를 표시합니다.
"승상...
지금 물가는 치솟고 실업자는 넘쳐 나며 경제는 곤두박질 치는데 전쟁을 하다니요?
제 정신입니까?
명분없는 전쟁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명분없는 전쟁이라니?
다시 한번 그런 소리로 전쟁을 반대하면 살려두지 않겠소.
또 신하들 중 누구든지 전쟁에 반대하는자는 용서하지 않겠다."
조조가 50만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유비는 혼비백산하여 공명을 부릅니다.
"군사...큰일이오.
우린 군사도 많지 않은데 어찌 대비해야 좋겠소?"
"조조의 침략에 대비할 방법은 딱 한가지 있습니다."
"조조의 대군을 방어할 방법이 있단말이요?
그 방법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의탁하고 있는 형주자사 유표는 지금 중병을 앓고있습니다.
지금 바로 형주를 기습하여 성을 빼앗으십시오.
형주에는 풍부한 식량과 자원이 있습니다.
그 자원으로 농성전을 벌이면 1년은 버틸 수 있습니다
지금 조조의 가장 약점은 50만 대군을 먹일 군량미입니다.
장기전으로 나가면 군량미가 부족한 조조는 결국 허도로 군사를 철수하고 말겁니다."
"허나 군사......
형주자사 유표는 나와 종친이요.....
또 그는 우리가 조조에게 쫒길 때 우리에게 이곳 신야성을 내준 은인입니다.
그런 은인이 중병에 들어 있는데 어떻게 그를 기습한단 말입니까? 저는 절대 못합니다."
"주공..정신차리십시오.
지금 주공이 형주를 차지하지 못하면 그 형주성을 조조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마음 약한 감상적인 생각은 버리고 빨리 형주성을 취하십시오."
"저는 못합니다.
저는 인의를 가장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죽더라도 형주성을 빼앗지 못합니다."
"아! 아! "
공명은 길게 탄식합니다.
"이 방법이 이니면 어떤 방법으로도 조조를 막을 수 없다.
조조가 형주성을 차지하면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격인데...
어쩌면 좋단 말인가?"
"군사...다른 방법은 없겠소?
차선책으로는 이 신야를 버리고 강하성으로 도망쳐야 합니다.
그러나 강하까지는 여기에서 약 350리 거리이니 조조군의 철기군에게 추격 당하면 우린 몰살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아쉽지만 이 신야성을 버리고 강하성으로 도주합시다."
유비가 신야를 떠나 강하성으로 떠난다는 소문이 퍼지자
뜻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공, 문제가 생겼습니다."
"미방, 무슨 문제요? 말씀하시오."
"조조가 이곳을 정복하면 살아있는 생명체는 다 죽인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래서 신야성의 모든 주민들이 주공을 따라 강하로 피난을 가겠답니다.
어떻게 해야합니까?"
"큰일 이군요.
이곳 주민들이 무려 18만명이나 되는데....
그러나 그들을 버리고 우리만 갈 수 없지 않소?
모두 데리고 떠납시다.
공명군사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주공, 그것은 불가합니다.
주민들과 함께 이동한다면 하루 30리 길도 어렵습니다.
강하까지는 열흘도 넘게 걸어야 하는데, 조조의 철기군에게 3일이면 추적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린 모두 몰살 당하는게 불 보듯 뻔합니다."
"주공, 어제 제가 말씀드린대로 빨리 형주성을 치십시오.
그길만이 우리도 살고 주민들도 살리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아! 그러나 바보같은 유비는 공명의 계책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나는 그럴 수 없소.
인의를 지키는것은 목슴과도 바꿀 수 없소."
출애굽기의 <모세>를 훙내 내며 무려 18만명의 주민들을 데리고 젖과 꿀도 흐르지 않는 강하성을 찾아 떠나는 유비 일행앞에........
과연 모세처럼 밤에는 <불기둥>, 낮에는 <구름기둥>이 이들을 보호해 줄까요?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이라도 나타날까요?
아래 인물이 조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