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는 동화책에만 나오는 이야기인 걸까? 안팎을 안 가리고 떼쓰고 고집부리고 밥숟가락 집어던지며 도망가는 아이들. 그나마 안심인 것은 꼭 우리 아이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무릎을 치며 공감할 만한 육아 고민과 그 속 시원한 해결법을 알아보자.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우진(가명)이 엄마는 지난 설 연휴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덜컹거린다. 요즘 들어 물고 때리는 버릇이 생긴 아이가 이제 막 8개월에 접어드는 형님의 둘째 아기 얼굴을 잡아 뜯어버렸기 때문이다. 전업주부인 엄마가 언제나 같이 있어주고, 매주 2~3일은 문화센터에 나가 또래 아이들과 놀고, 퇴근 후에는 아빠가 1시간 정도나 아무리 못해도 30분 이상은 놀아주는데 뭐가 문제인지 도통 알 길이 없다.
옆집 엄마들에게 물어봐도 속 시원한 대답은커녕, 아이들이 커가면서 다들 겪는 일이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만 한다. 답답해서 남편과 친정엄마, 시어머님을 붙잡고 하소연해도 그뿐이다. 더 나은 해결책 없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다 그런 것이니 지켜보라고만 한다. 정말로 남의 얼굴을 잡아 뜯고 물고 할퀴는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질까? 시간이 다 해결해주겠지 하고 방심하는 사이에 우리 아이가 폭력에 익숙해지고 대화할 줄 모르는 그런 난폭한 아이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TV에 나오더니 아이가 달라졌다? 요즘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입에 빠짐없이 오르내리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부모도 두손 두발 다 들어버린 아이들의 문제를 조목조목 고쳐보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그것. 애초 주말 저녁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실제 상황 토요일’의 후반부를 채웠던 꼭지 수준의 이 프로그램은 이제 개별 프로그램으로 인식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작년 7월, 방영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인공은 떼쟁이 수원 꼬마 예빈이. 모두가 손을 내저었던 엄청난 고집불통, 통제불능의 아이였지만 프로그램 몇 주 만에 깍듯이 인사할 줄 아는 숙녀로 재탄생했다.
현재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8번째 주인공과 함께 고난이도 육아 고민을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한시간은 너끈히 울어 젖히고, 참고 들어줄 수 없는 욕을 하는 등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문제행동을 보였던 아이들은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같은 육아 고민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엄마들이 희망을 갖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아이들의 문제를 살펴보아도 알 수 있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육아 고민이란 대개 비슷한 범주를 넘지 않는다. 엄마들의 고민은 대부분 자기주장을 올바른 방법으로 하지 못하고 울음과 떼를 너무 심하게 쓴다든가, 편식이 심하고 밥을 먹기 싫어하는 것, 너무 산만하고 공격적이거나 엄마와 한시라도 떨어져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등 거의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막상 아이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엄마로서는 아이들이 똑같이 보이는 문제라고 해서 그냥 편안하게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못 된다.
어린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차분하게 듣고 있을 수가 없고, 바람직한 행동모델이 없기 때문에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때리고 할퀴는 등의 행동을 한다는 설명은 엄마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엄마들은 과연 어떻게 해야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를 잠재울 수 있을까, 밥 먹을 때마다 전쟁을 치르지 않고 제대로 먹일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고민들로 애태우고 있을까? 가장 많은 엄마들이 고민하고 또 사연을 보낸다는 고민들 위주로 그 접근방법과 해결법을 알아보았다.
**엄마들의 육아 고민_1 핏대 세우며 우는 떼쟁이&울보
아이들이 발달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간다면, 아이들에게 전에 없던 고집이 생겨나는 시기는 돌 이후라고 한다. 그전까지는 엄마나 아빠가 주던 일방적인 도움과 지원을 그저 받기만 했고, 자기 의사표현 능력이 없었지만 ‘엄마’, ‘아빠’ 같은 첫 낱말을 말하면서 점점 자기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자기표현이 어른들처럼 부드럽지 못하다는 데 있다. 하고 싶은 일, 좋은 일, 싫은 일은 있지만 이것을 잘 설득시켜 말할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고집을 부리고 떼를 쓰게 된다. 아이들의 고집과 떼쓰기 행동의 이면에 어떤 심리와 원인이 숨어 있는지를 아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26개월 된 딸아이인데, 맞벌이를 하는지라 아이는 낮시간 동안 앞집 아주머니에게 맡겨놓고 있어요. 어리지만 개성이 좀 강한 편이고 평소에도 떼를 좀 쓰기는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심해졌어요. 퇴근하면서 앞집에 들러 아이를 데려오는데, 집에 오자마자 비디오를 틀어달라고 합니다. 3~4시간이나 보고 나서 시간이 되어 재우려고 하면 그때부터 무섭게 악을 쓰며 울어요. 비디오를 계속 보겠다면서요.
자야 되니까 비디오 더 보면 안 된다고 하면 더 심하게 악을 쓰고, 결국 저도 피곤하고 해서 달래다가 엉덩이 팡팡 때려주고 소리 질러야 겨우겨우 재울 수 있어요. 주말이면 더하지요. 잘 놀다가 자기 마음이 틀어지면 거실이고 땅바닥이고 안 가리고 드러누운 채 악을 쓰고 울어요.
그럴 때는 다 받아주지 말고 무시하란 말에 그냥 내버려둬 봤는데 거의 한 시간을 울다가 토할 것처럼 해서 받아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울면서 자기 얼굴도 때리고 물건도 집어던져요. 아이 봐주는 아주머니하고는 아무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아주머니가 조용히 타이르면 금세 말을 듣는답니다. 아빠는 무서워하고요, 엄마한테만 이러는데 어떻게 할까요? -은지 엄마 황지영 씨
**이렇게 풀어보세요
1_아이를 힘들게 한 일을 찾는다 엄마가 놓쳤을지도 모르는 힘든 일이 아이에게 생기지는 않았나 확인한다. 엄마가 아이와 가장 오랜 시간 함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일을 전부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 낮시간 동안 앞집에서 지내는데, 이때 예전과 달라진 것은 없는지, 일상생활에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준 상황은 없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만약 스트레스 줄 상황이 없다면 그동안 아이가 겪었던 어려움이 누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맞벌이하는 엄마라서 아동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주지 못하고 있기 쉬운데, 이점이 아이에게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많다. 특히 떼쓰기 행동이 평소에도 있지만 ‘요즘 들어서’ 더 심해졌다는 것은 뭔가 다른 일이 생겼음을 알려준다. 아이는 정서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데, 엄마의 행동이 뒷받침되지 못했음을 입증해준다고 할 수 있다.
2_비디오 시청 습관을 바꿔라 비디오 시청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지만, 회사에서 돌아온 엄마와 노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활동이다. 만 2~3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은 엄마와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미디어 교육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자기주관이 확실하지 않은 유아들이 혼자서 비디오를 보는 것은 그리 추천할 만한 활동이 아니다. 아이가 비디오를 보는 것은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3~4시간 꼬박 비디오를 보고 있지만, 엄마와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한다면 비디오 앞에 앉혀두어도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들은 매일 보는 비디오를 못 보게 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보다 비디오를 못 보게 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비디오 보는 시간을 점점 줄이면서, 술래잡기나 물놀이 같은 신체활동을 함께하는 놀이로 옮겨야 한다. 만 3세 전후의 아이들은 두뇌활동이 많이 필요한 활동보다는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놀이를 더 즐거워한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동화책 읽기, 퍼즐 맞추기 등의 정적인 활동은 이 시기 아이들이 쉽게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놀이이다.
3_엄마 아빠와의 놀이시간을 늘려라 만 3세 전후의 아이들에게는 가장 좋은 놀이 상대로서의 엄마, 아빠가 필요하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졸릴 때 옆에서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가 아니라 함께 잘 놀아주는 엄마이다. 엄마 아빠와 같이 놀면 정말 재미있고 즐겁다는 느낌을 갖도록 아이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아직도 아이가 비디오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아이 혼자 내버려두지 말고 엄마가 옆에 앉아 잠시 같이 시청하며 말을 시킨다.
결과적으로는 비디오 보기는 점점 없애야 할 습관이고, 평일에는 최소한 30분씩이라도 엄마하고 즐겁게 노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며칠 동안은 밤에 잠재우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혼내는 것은 금물이다. 생리적 욕구인 잠이 들락말락할 때 안 잔다고 혼나면 아이는 더 스트레스를 받고 서럽기 때문이다. 엄마 퇴근 후에 신체활동을 더 늘려주면 피곤함이 생겨 좀더 잠자리에 잘 들게 될 것이다.
** 엄마들의 육아 고민_2 편식이 심한 아이
아무거나 주는 대로 쏙쏙 잘 받아먹는 아이처럼 기특한 아이도 없을 것이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엄마와 요리조리 도망다니는 아이 사이의 끝없는 전쟁. 아이의 식습관을 고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욕심은 버려야 한다. 좋아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7개월 딸아이인데요, 밥을 너무너무 안 먹습니다. 아이가 밥 안 먹기 시작한 것이 5, 6개월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는 약간 입맛이 떨어져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젠 보는 사람마다 걱정할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콩나물국에 밥만 말아줘도 너무 잘 먹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만들어 먹여줘도 입에 대지를 않아요.
우유, 두유, 하이키드 같은 영양보조식도 안 먹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아이가 활발하고 여러 가지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잘 노는데 그에 비해 너무 안 먹는다고 하십니다. 일시적으로 안 먹는다고 안심하고 그냥 넘기기에는 몇 달 동안 지속되고 있어 너무 걱정이 됩니다. 아이 아빠가 어렸을 때 밥을 너무 안 먹었다고 하는데, 아빠 닮아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해야 잃어버린 입맛을 다시 찾게 해줄 수 있을까요? -예지 엄마 김미영 씨
**이렇게 풀어보세요
1_5, 6개월 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먼저 아이가 잘 먹지 않는 원인이 몸이 안 좋아지거나 특정한 질환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예전보다 잘 놀지 못하고 활동성이 줄어들어 있으면 잘 다니던 소아과를 찾아 상담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 만약 건강상에 아무 이상이 없다면 평소 아이 생활환경에 변화가 온 것은 아닌지 살펴본다. 집, 아이 방, 매일 가는 놀이방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갑작스러운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아 이것이 밥을 먹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2_먹이기 위한 강압적인 태도를 없앤다 지난 5~6개월 동안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고 해서 엄마가 아이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려고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보자. 아이가 아팠던 것도 아니고, 환경에 별다른 변화도 없이, 즉 이유를 알 수 없이 밥을 안 먹는 일도 많다. 이럴 때는 아이의 식습관에 대해 엄마가 어떤 태도를 유지했느냐가 아이의 식습관을 바꿔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유야 뭐가 됐든 아이는 먹는 것이 싫은데, 엄마가 자꾸 억지로 음식을 먹이려고 하면, 아이는 먹는 것을 ‘강압적인 행위’‘강제적인 것’으로 인식해버린다. 안 그래도 밥 먹기가 싫은데, 밥 먹을 때마다 매번 혼나야 하고, 억지로 먹어야 해서 더더욱 밥 먹기가 싫어진다. 밥을 잘 안 먹는다고 해서 밥상에서 아이를 혼내는 일은 가급적 삼가도록 한다.
3_아이가 얼마나 먹고 있는지 체크한다 엄마가 보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잘 안 먹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알아본다. 아이가 음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거부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먹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내야 한다. 과자나 빵, 음료수 등 밥이 되기 어려운 음식들만 조금씩 먹는다면 아쉬운 대로 이런 음식부터 먹이기 시작해야 한다. 단, 과자를 먹이더라도 유기농 과자, 말린 과일이나 견과류 등 아이 건강을 생각한 것들로 조금씩 아이템을 바꾸어 가며 먹인다.
4_천천히 밥 한 숟가락부터 시작한다 갑자기 다른 아이만큼 먹으라고 하면 아이는 더욱 거부반응을 보이게 되므로 조금씩 먹이도록 한다. 처음에는 밥 자체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가 되고, 다음은 현재 먹는 양에서 조금씩 더 먹이는 것이 목표이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또래만큼 먹게 된다. 먹는다는 행위 자체는 본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배고픔을 느끼면 당연히 먹을 것을 찾게 되어 있다. 단, 여러 가지 원인으로 먹는 것에 흥미가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일, 먹을 것에 흥미 갖는 일부터 천천히 시작하도록 한다.
** 엄마들의 육아 고민_3 공격적이거나 산만한 아이
외동아이들이 많아지면서 자기 행동 조절이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한도를 넘어선 공격성과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이는 또래 아이들이나 친구들 그룹 안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규칙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남자아이입니다. 성격이 활발한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과격한 행동을 많이 해서 주변 엄마들한테 미안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학원에 같이 다니는 아이들 가방을 뺏어서 던지지를 않나, 놀이터에 가면 다른 아이들 밀쳐내고 자기가 먼저 타고, 다른 아이들의 장난감을 자기가 가지고 놀면서 다시 돌려주지 않는다든가, 가만히 있는 아이들을 갑자기 때리기도 하고 주먹질을 하기도 하고.
물론 제가 다 아이 앞에서 본 행동은 아니고 괴롭힘(?)을 당한 아이들이나 엄마들에게서 들은 내용이죠. 어르고 달래고 따끔하게 혼내도 그뿐이에요. 주말에 한번씩 시댁에 가고, 한두 달 간격으로 친정집에 가는데 그때 어른들이 너무 감싸줘서 그런 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또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적고요. 공격적인 성격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더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러다가 왕따 당하는 건 아닐까요. -민수 엄마 윤유현 씨
**이렇게 풀어보세요
1_아이의 분노를 이해한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자기 행동 조절이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내부적으로 분노감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좀더 자세한 아이의 배경과 행동방식을 알아야 하지만, 아이가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근거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간접적으로 미루어본다면 시댁 어른들이나 친정 부모님이 아이를 너무 감싸주는 것이 한 가지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형제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불만,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등이 폭력적인 행동의 원인이기도 하다. 엄마가 혼자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2_나이에 맞는 사회적 규칙을 배운다 동네 친구들, 학원이나 유치원 친구들을 괴롭히는 것은 바람직한 교제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갈 아이지만, 하는 행동은 2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지켜야 하는 사회적 규칙들은 계속적인 만남과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다. 아이가 자꾸 말썽을 피우고 친구들을 괴롭힌다고 해서 아예 친구들과 못 놀게 하거나 집안에만 앉혀놓으면 안 된다. 얌전하고 내성적인 아이들과 놀게 해서 아예 충돌할 일을 줄이거나 위아래로 한두 살 정도 차이 나는 친구들과 놀게 해서 권력관계가 팽팽해지지 않도록 한다.
3_혼낼 때는 엄마의 감정 조절도 중요 폭력적인 행동을 하면 그 자리에서 제지하되 지나치게 따끔하게 혼내는 일은 줄인다. 엄마한테 크게 혼날수록 아이는 자기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혼났다는 일 자체에 집중해서 분노감이 더 쌓이기 쉽다. 엄마가 너무 심하게 체벌하거나 감정적으로 화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적개심과 불안함이 생긴다. 엄한 표정과 목소리 로 혼내되 너무 많이 화를 내거나 아이의 기를 꺾으면 안 된다. 아이의 팔이나 어깨를 잡고 “그러면 안 돼, 하지 마”라고 말하고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 엄마들의 육아 고민_4 엄마 없이 못살아, 분리불안
엄마나 아빠 등과 떨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분리불안에도 다양한 정도가 있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은 것은 유아기에 겪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것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면 아이를 위해서도 시급히 고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성숙도를 충실하게 갖추느냐이다.
5세 된 남자아이인데, 아침마다 놀이방 보낼 때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벌써 햇수로 2년 동안이나 같은 놀이방을 보내고 있는데, 매번 아침마다 똑같은 모습이니 너무 걱정이 됩니다. 동생이라도 있어서 엄마를 빼앗기는 기분을 느낀다면 차라리 이해가 될 텐데, 그렇지도 않거든요. 일단 놀이방에 가서 몇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엄마를 찾지 않고 잘 노는 편이래요. 그러면서 아침에 엄마와 떨어질 때는 두 번 다시 못 만날 것처럼 생이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엄마랑 떨어지는 게 싫은가 보다 싶어서 평소에도 많이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스킨십도 아끼지 않습니다. 가끔은 할머니나 아빠하고 단둘이 있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고요. 할머니, 아빠, 엄마가 같이 있다면 당연히 선택은 제가 되지요. 무슨 일이 있어서 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야 된다고 이야기해주면 아이 얼굴이 금세 시무룩해집니다. 이젠 점점 더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 할 시간이 많아질 텐데,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될까요? -태현 엄마 김지영 씨(가명)
**이렇게 풀어보세요
1_아이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기 분리불안 정도가 아주 심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분리불안을 느끼고 있는 상태이다. 엄마가 맞벌이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전업주부라고 해도 낮시간 동안 떨어져 있는 경험이 아이에게는 아직 힘들 수도 있다. 정말 분리불안이 심한 아이들은 만 3세가 지나도 엄마가 혼자 화장실 가는 것도 견디지 못한다.
분리불안의 원인은 엄마와의 자연스러운 애착관계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인데, 엄마가 좋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을 느껴서 그런 것인지를 잘 판단해보아야 한다. 엄마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않거나 아빠와의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화를 낸다든가 하는 행동이 아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점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본다.
2_스킨십이 아니라 놀이 상대가 되어주기 흔히 엄마들이 많이 하는 오해가 스킨십이 충분하면 애착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스킨십은 영아기 때 중요한 것이지 아이 연령에 상관없이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5세 아이에게는 뽀뽀해주고 안아주는 엄마 역할보다는 재미있게 놀아주는 단계가 애착 형성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쓰다듬어주고, 안아주는 행동은 아이가 원할 때만 해준다. 점차 또래 친구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노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주어야 한다. 집에서는 엄마와 놀고, 놀이터나 이웃 친구집에서 자유롭게 노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자연스러운 발달단계를 밟도록 도와주자.
3_스스로 하는 능력을 기른다 어떤 행동이든 순식간에 변하기를 바라면 안 된다. 아이의 분리불안 문제도 마찬가지. 당분간은 아침에 엄마와 떨어지는 일이 쉽지 않다. 이제 너 혼자서도 잘해야 된다며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놀이방에 보내는 순간에만 분리가 어렵다면, 시간을 정해놓고 그 안에 헤어지도록 노력한다든가,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와 같이 할 놀이를 정해본다.
예를 들어 8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한다면 35분까지는 현관 밖으로 나가기로 약속하고 잘했을 경우 칭찬해준다. 유치원이나 놀이방에서 돌아오면 엄마와 함께 술래잡기 또는 친구집에 놀러 가기 등을 약속한다. 이렇게 분리 이후에도 다시 엄마를 만나 즐거운 활동을 할 수 있음을 아이가 알게 한다. 집에 돌아오면 아이 혼자서 노는 시간을 가져본다든가, 먹는 것, 입는 것 등을 자기 혼자서 하도록 도와주면서 스스로 처리하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