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 어느새 2회를 맞이한 게임 괴담.
뭐 내가 체험한건 아니고 다른 사람이 쓴글을 거의 옮겨쓰는것이니까..
아무튼 이번엔 포켓몬에 대해 쓰련다.
포켓몬에선 유난히 다른 게임보다도 많은 괴담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괴담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으며 닌텐도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리는데에 일조한, 가장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소아 광과민성 간질 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뭐 이사건은 괴담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긴 하지만..
얘기가 나온 김에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자.
일본 애니에선 오래전부터(80년대? 70년대? 혹은 그 이전?) 원화작업 후 효과를 넣는 효과추가를 자주 애용했는데 주로 사용되는 장면은 레이저나 광선검같은걸 표현할때다.
이런 효과는 일일히 다 그리지 않고 비용 절감도 되고 당시 애니에선 앞서 썼듯이 빔, 레이저나 광선검, 오오라나 기모으는 장면등 순수하게 그림으로는 좀처럼 표현하기 힘든 번쩍이는 연출을 쉽게 구현했기에 한국 애니에서도 자주 사용되곤 했다.
그 중에서도 포켓몬스터에선 유달리 많은 효과처리를 사용했는데, 대표적으로 피카츄의 전기 기술을 들수 있다.
그중에서도 포켓몬 1기 38화의 폴리곤편에서 번쩍이는 점멸 효과가 그야말로 극도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때 어린아이들이 발작을 일으키며 심각한 구토, 호흡곤란을 일으켰는데 그 수가 대략 700여명이 되었다 한다.
이 사건 이후로 포켓몬 애니는 방영을 중단했고, 해외판은 아예 38화가 삭제, 점멸효과나 번쩍이는 효과는 모두 재보정을 하는 등 여러 보완이 이루어졌다.
... 포켓몬 애니는 재개되면서 이전을 초월하는 인기를 끌고 게임은 추가로 대박 히트를 쳐 계속 되는 시리즈는 무조건 밀리언 셀러 달성. 전시리즈 합하면 몇천만장은 팔지 않았을까.
애니도 우리의 지우는 계속해서 주인공으로 나오면서 게임시리즈에 맞춰서 방영했을정도니.. 실질적으로 닌텐도는 손해익이후 몇 배이상으로 소득을 올린셈.
이를 필두로 초기버전인 레드 블루 그린에서 등장하는 마을인 보라마을의 기괴한 BGM괴담이 나돌기 시작했다.
보라마을의 BGM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을만도 하지만 왠지 일본 중세시대틱한 미디음이 괜시리 기분나쁘다는 생각이 든다?
괴담의 형성은 바로 이런데에서 시작하는데 가장 초기에 생산된 롬이 보라타운에서 이상한 현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몇몇 어린이들이 발작, 호흡곤란, 두통, 게임중독증상을 보였는데, 그 이유가 어린이들만이 들을수 있는 음역대의 음악이 섞였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전량 리콜 후 다시 보정하고 발매했다는데.. 리콜된 롬을 켜보면 세이브데이터가 대부분 보라마을이상 진행이 되질 않았다는 것이다. 즉, 보라마을에서 아이들이 발작을 일으키고 더이상 게임진행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
여기서 그치지 않고 초기 롬을 구한 서양유저가 이 BGM을 분석하다가 급성 심장마비(...)로 죽었고, 절친한 친구가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하면서 더욱 파장이 커졌다. 그냥 글뿐만이 아니라 BGM데이터까지 공개하면서 파장은 더욱 가속.
바로 그것이 해당 BGM을 분석한 어떤 유저의 영상. 영상 3분대에는 고스트가 나오며 이때 음악이 잠시 변형된다. 별거 아닌데 괜히 섬뜩해진다.
9분대에는 고스트와 초기 1세대 포켓몬, 그중에서 무려 3색 버전 초판 롬. 그러니까 절대 나올리가 없는 2세대 포켓몬인 안농이 나타나 어떤 암시를 준다.
금,은에서 최초로 나오는 안농은 알파벳수만큼 존재하며 이후 추가버전에서 "!"와 "?"를 입수 할 수 있다. 영상에 출현하는 안농의 배열을 조합하면 LEAVE NOW(당장 떠나라)라는 섬뜩한 문구로 해석된다.
실제로 보라마을에서 어떤 유령NPC가 떠나라는 대사를 하는데 스토리상 보라마을은 유령의 도시이므로 그런 무서운 대사는 얼마든지 들을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상과 관련된 괴담들은 완전히 위조된 가짜일 확률이 매우 높다. 안농은 2세대 포켓몬으로서 그린,레드,블루버전에선 존재하지 않는 안농을 추가해내고, 이미 후속작을 대비한 포로토버전일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신작을 염두에 두고 포켓몬을 만들었다고 보기엔 그 가능성도 심히 낮다 하겠다. 허위 정보를 인터넷으로 알리면서 덤으로 친구가 조사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시나리오는 괴담의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구현한것이다.
이후에도 괴담은 끊이질 않았는데, 특히 고스트의 이미지라든지 안농의 알파벳을 이용한 단어 조합 떡밥은 적지 않게 존재해왔다.
그중에서도 텍스트만으로도 나를 가장 섬뜩하게 만든 내용이 있는데 포켓몬 금,은버전 괴담. 역시 안농을 이용한 괴담이다.
설명하기 귀찮으므로 원문을 그냥 단순 링크 하겠다.
여담으로 여기에 쓴 글 뿐 아니라 대부분은 북미권에서 나도는 괴담이다.
나는 아파트에 혼자 사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난 미국에서의 하트골드/소울실버 발매 소식에 굉장히 흥분해 있었다. 나는 일부러 학교 일 이외에는 어떤 미디어나 인터넷 접촉을 하지 않고 있었다. 4ch, /v/, Bulbapedia같은 사이트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당시 나는 학교 공부 때문에 바빴고 가난했기 때문에, 소울실버 버전을 발매일에 맞춰 사지 못했다. 나는 학기가 끝나고서야 아마존에서 소울실버 버전을 주문했다.(난 호모같은 복돌질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려 일주일이나 배송이 걸린다고 해서, 그동안 옛날에 하던 크리스탈 버전을 다시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곧 나는 옛날에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가 이상해져서 화가 났었고, 결국 엄마가 그 게임팩을 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엄마는 또 내 실버 버전도 버렸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게임보이 컬러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난 게임스탑에 가서 중고로 실버 버전을 구입했다.(GBC용 포켓몬 게임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10달러...게임스탑에서 산 것 치고는 꽤나 싼 가격이었다.
나는 곧바로 집에 가서 옛 추억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가 모든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때였고, 바로 그게 당신이 지금 이걸 읽고 있는 이유이다.
처음 시작하자 평소처럼 게임 프리크 로고가 나왔다. 하지만 게임이 그 상태에서 멈춰버렸다. 난 그냥 카트리지가 이상한 것이겠거니 하고, 게임보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다.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나는 A버튼과 Start버튼을 계속 눌렀고, 모든 버튼들을 눌러 보았다. 그러자 로고가 갑자기 사라지고, 약 5초 정도 까만 화면이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평소에 나와야 할 메뉴 화면 대신에, 예전에 플레이하던 세이브 파일이 시작됐다. 난 이전 파일이 배터리 때문에 다 지워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좀 이상한 일이었다. 어쨌든 나는 불평하지 않았다. 원래대로 나왔더라도 이전에 이 게임을 쓰던 사람이 뭘 어떻게 했는지 확인해 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나는 트레이너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이 그냥 '...'이었다. 꽤나 독창성 없는 이름이었다.
그리고 나서 게임 정보를 확인하자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 999시간 99분이었고, 체육
관 뱃지가 16개 있고, 돈은 99999달러에 포켓몬 251마리의 데이터가 전부 들어 있었다.
물론 그 데이터에는 뮤와 세레비까지 들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 이전 사용자가 게임 치트를 썼거나 아니면 완전 하드코어 포켓몬 빠돌이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난 그 미친 포켓몬 팀이 과연 어떤 멤버들인지 보려고 멤버 정보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안농 5마리와, 'HURRY'라고 이름지어진 포켓몬 한 마리가 전부였다. 아마 이전에 쓰던 사람이 쳐 놓은 장난이겠지만, 어쨌든 포켓몬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안농들은 다섯 마리 모두 다른 종류였고, 모두 레벨이 5였다. 난 안농 알파벳에는 좀 약했지만, 어찌 됐든간에 그 다섯 마리가 'LEAVE'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여섯 번째 포켓몬은 브케인이었다.(이 당시는 포켓몬별 아이콘이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브케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했지만, 레벨이 딱 5에 HP는 1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공격도 두 개밖에 없었다. 째려보기와 플래시였다. 나는 왜 그 사람이 포켓몬 이름을 'HURRY'라고 지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그 당시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무시했다. 제일 으스스한 것은 내 게임보이 볼륨이 최대로 맞춰져 있었는데도, 내가 포켓몬 정보를 확인하는 동안 아무도 울음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냥 침묵뿐이었다.
멤버 확인은 그만하면 됐고, 나는 메뉴를 닫았다. 주인공은 모다피 탑으로 보이는 건물 안에 서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주변에 NPC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가운데 있는 '기둥'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한 방향으로 멈춰 있었다. 아무 음악도 흐르지 않았고, 아무 출구도, 사다리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몇 분 동안 돌아다녔지만 도저히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예전에 봤던 모다피 탑에는 확실히 이런 방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아이템 목록에서 비상탈출 로프를 찾아보았지만, 가방에는 아무 아이템도 없었다. 야생 포켓몬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내 나는 기둥 '뒤쪽'에서 사다리를 찾아냈다. 화면은 검게 변했고 갑자기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그 음악은 안농이 나오는 알프의 유적에서 라디오를 틀면 나오는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바로 이게 화면 전환이 아니라, 플래시가 필요한 깜깜한 방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전에 나는 이 소름끼치는 음악 대신 좀더 경쾌하고 기분좋은 음악을 틀고 싶어서 포케기어를 켰다. 그런데 포케기어에는 라디오 카드가 없었다. 전화 카드도, 시계도, 아무것도 없었다. 들어 있는 것은 오직 골드(앞에서 말한 '...'이다. 앞으로는 '골드'라고 부르겠다.)가 아무것도 없는 검은 화면에서 걷고 있는 지도 카드뿐이었다.
나는 브케인이 플래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포켓몬 메뉴로 가 플래시를 눌렀다. 'HURRY는 플래시를 사용했다!'같은 메시지 같은 것은 뜨지 않았고, 방은 그냥 바로 밝아졌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후회감이 들었다. 방은 소름끼치는 핏빛이었고, 남쪽으로 향하는 회색 길이 나 있었다. 내가 타고 내려온(아니면 올라온) 사다리는 아무 데도 없었다.
남쪽으로 가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매번 20걸음을 갈 때마다 화면이 조금씩 어두워졌고, 길 끝에 가자 간판이 하나 서 있었다. '돌아가라(TURN BACK NOW)'고 쓰여 있었다.
갑자기 'YES/NO'라는 선택지 화면이 떴고, 나는 무슨 질문에 대답하는지도 모른 채 그냥 'YES'를 눌렀다. 그러자 화면이 다시 검게 변하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효과음이 들렸다. 그리고 음악이 좀 덜 으스스한, 포켓몬 피리 라디오 음악으로 바뀌었다.
나는 또 다른 깜깜한 방 안에 있었고, 숨을 멈춘 채 다시 플래시를 썼다. 순간 화면에 'HURRY는 기절하고 말았다!'라는 알림창이 떴다. 이상했다. 브케인에게는 독 같은 상태이상이 없었고, 포켓몬 배틀 중인 것도 아니었다. 나는 다시 포켓몬 정보 창을 켜서 멤버를 확인해 보았다. 브케인은 멤버에서 사라져 있었다. 이전에 있던 포켓몬들은 전부 사라지고, 레벨 10 안농 6마리가 들어 있었다. 새로운 안농들은 'HE DIED'라고 읽혀졌다.
어쨌든 간에 이런 섬뜩한 변화가 있은 뒤에, 주인공은 4칸짜리 작은 방에 들어 있었다. 주변은 회색 벽돌로 둘러싸여 있었고, 나는 푹 파인 검은 공간 안에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방 바깥에는 레드/블루 버전에서와 비슷한 묘비들이 잔뜩 서 있었다. 작은 방에서 계속 돌아다니고 A버튼을 눌렀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때쯤 나는 이미 이 게임이 확실히 해킹 버전이고, 어떤 사디스트같은 미친놈이 이걸 게임스톱에 팔았겠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호기심 때문에 계속 게임을 플레이했다. 나는 '...'의 프로필을 다시 확인했고, 골드의 그림에서 두 팔이 잘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얼굴의 자신감 있는 미소도 없어져 있었다. 대신에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는, 좀더 슬프고 텅 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뱃지는 24개로 늘어 있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의미없이 돌아다니자, 갑자기 캐릭터가 비상탈출 로프를 쓸 때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쪽으로 날아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가라앉는 것처럼 천천히 떨어져 내려갔다.
그리고 나서 갑자기 음악이 멈추었다. 착지하고 나자 골드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원래의 붉은빛이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하얀 모습이었다. 게임보이 컬러의 컬러 배경 속에 흑백 게임보이의 주인공이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급히 프로필을 확인하자 그림은 게임 화면 속의 주인공처럼 완전히 하얀색이었고, 팔다리가 전부 없었다. 눈에는 빨간 피눈물 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뱃지 개수는 32개였는데, 이제 나는 알 수 없는 불안함에 이 숫자가 뭔가 중요한 것을 나타내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포켓몬을 확인하자 이번에는 레벨 15짜리 안농 5마리와, 이름 없는 레벨 100짜리 세레비가 들어 있었다. 안농들은 이번에는 'DYING'이라고 읽혔다. 세레비의 정보도 확인했다. 색이 다른 세레비였는데, 몸이 반쪽밖에 안 붙어 있었다. 다리 하나, 팔 하나, 눈 하나. 기술은 딱 하나 있었다.-'멸망의 노래'.
주인공이 서 있는 공간은 아까와 같은 모다피 탑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기둥도 그대로였지만, 모든 화면이 붉은빛이었다. 나는 끝이 없는 길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마침내 골드와 똑같이 온몸이 하얀색인 NPC들이 나타난다. 모두 길 양쪽에 일렬로 서서 가운데 이어지는 기둥을 보고 있다. 말을 걸어도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니 마침내 기둥이 끊어져 있고, 투명한 모습의 레드가 보인다. 레드에게 다가가자 A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배틀이 시작된다.
음악이 다시 흐르는데, 뒤로 돌린 안농 음악 같다. 골드의 모습은 여전히 하얗고 팔이 없으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레드는 온몸이 투명하다는 점만 빼면 원래 골드/실버/크리스탈 버전에 나오는 모습과 똑같다. 밑에 나오는 글은 그냥 상대방이 이름이 없는 것처럼, '??가 싸움을 걸어왔다!' 이다. 양쪽 모두 포켓몬이 한 마리밖에 없다. 분명히 아까 내가 안농 5마리를 포함해 6마리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세레비가 나오고, 정보창에서와 똑같이 몸이 반쪽밖에 없다. 등장할 때는 원래의 이로치가이 세레비 울음소리가 아닌, '싫은소리' 공격을 여러 번 합쳐 놓은 것 같은 끔찍한 소리가 난다. 레드는 평범해 보이는 수컷 피카츄를 내보낸다. 원래 피카츄와 똑같아 보이지만, 레벨이 255인데다 표정이 슬프고 눈에 눈물이 맺혀 있다.
원래 나와야 하는 '싸운다/아이템/포켓몬/도망간다'메뉴 대신에, 공격 선택 메뉴가 뜬다. 세레비의 공격은 하나밖에 없으므로, 그냥 그걸 골랐다. 레벨이 255인 피카츄가 선제공격을 한다.
"피카츄의 저주!", 스피드가 떨어지고 다른 능력치가 오른다. 애초에 피카츄가 '저주'를 쓸 수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다.
"세레비의 멸망의 노래!", 앞으로 세 턴 뒤에 두 포켓몬 모두 행동불능이 된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이 시점부터는 아예 선택지 자체가 나오지도 않는다. 배틀은 그냥 내 선택 없이 이어지고, 아무런 배틀 애니메이션도 나오지 않는다.
"피카츄의 바둥바둥!", 그 레벨 치고는 그리 큰 데미지가 나오지 않는다.
"세레비의 멸망의 노래!", 아까 사용했으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피카츄의 화풀이!", 데미지가 엄청 많이 나온다. 세레비의 HP는 이제 10도 남지 않았다.
"세레비의 고통 나누기!", 깜짝 놀라고 만다. 애초에 세레비는 '멸망의 노래' 하나밖에 배우고 있지 않았다. 이제 피카츄와 HP가 비슷해졌다.
"피카츄의 노려보기!", 이것 또한 별 효과가 없다.
예상했던 대로 이때 멸망의 노래 카운터가 끝나고, 세레비가 진다. 그런데 설명 창에 '세레비가 죽었다!'라고 나온다. 배틀에 진 포켓몬이 밑으로 내려가는 것과 다르게, 세레비의 뒷모습이 그냥 사라진다. 피카츄는 그냥 그대로 있고, 내 패배라고 뜨지도 않는다. 피카츄는 일반적인 4가지 공격 대신 또 다른 공격을 한다.
"피카츄의 길동무!"
'피카츄가 죽었다!'라고 뜨면서 피카츄가 서서히 흐려지며 사라진다. 내 승리라고 판정이 나며, 투명한 레드가 나타나 '.......'이라고 말한다.
순간 소름이 쫙 끼친다. 레드의 그림은 목이 잘려 있고, 몸뚱이만 달랑 남아 있다. 배틀은 거기서 끝나고 화면이 음악과 함께 서서히 흐려진다.
다시 장면이 전환되고, 골드는 다른 곳에 서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골드의 모습이 아까의 레드처럼 투명하다. 서둘러 골드의 프로필을 확인하니, 이번에는 투명한 머리통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머리는 약간 확대되어 있고, 골드의 검고 공허한 눈이 보인다. 이제 뱃지는 40개이다. 다시 메뉴로 돌아와 포켓몬을 확인한다. 레벨 20짜리 안농 20마리다.-NO MORE.
아무런 음악도 흐르지 않았는데, 간간히 어떤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골드는 연두마을의 집, 처음 시작하는 그 위치에 서 있다. 이제 간신히 게임을 원래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지 모른다...장난이다. 이 사디스트같은 미친놈이 게임에 또 뭔 짓을 해 놓았겠지. 나는 방 안을 '돌아다니며' 컴퓨터나 다른 물건들에 말을 걸어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돌아다니며'라고 한 거, 눈치챘나 모르겠다. 골드는 그 투명한 손발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그냥 둥 떠서 이동한다. 다이아몬드/펄에 나오는 유령들처럼 말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라디오, 컴퓨터, TV, 아무것도 반응이 없다. 그냥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는 것 같다. 결국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평범한 골드의 집이 나타난다. 엄마가 없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이 방에서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나는 집 바깥으로 나가기로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 바깥으로 나가는 문이 작동하지 않는다. 대신에 나는 그냥 문 밖의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계속 나아간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계속 남쪽으로 움직이지만,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계속 이어진다. 아무것도 없는 새까만 배경에 들어가자 투명한 골드의 몸 윤곽이 대조적인 하얀색으로 변하는 것이 으스스하다. 마침내 골드의 윤곽이 다시 까맣게 변하는 하얀 공간이 나타난다. 길은 계속 이어지고 나는 남쪽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길고 긴 길을 계속 가자 마침내 뭔가 나타난다. 투명하지 않은, 골드의 원래 모습이다. 말을 걸자, 그 형상이 말한다. "Good bye forever..." 그리고 사라진다. 뒤이어 '??? 의 악몽!'이라는 문구가 뜬다. 골드는 또다시 비상탈출 로프를 썼을 때처럼 빙글빙글 돈다. 그리고 또 한번, 밑으로 천천히 떨어진다.
나는 아까 왔던 그 작은 묘지 방에 들어와 있다. 아니, 들어와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화면에는 골드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움직여 보려고 하지만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벽에 부딪히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트레이너 프로필을 확인하니 골드의 모습이 사라져 있다. 뱃지는 0개로 변해 있고, 죠토 지방 체육관 관장들의 그림이 전부 해골로 변해 있다.
포켓몬을 확인해 본다. 예상했던 대로, 레벨 25짜리 안농이 6마리.-'IM DEAD'.
메뉴를 닫자마자, 내가 들어있는 그 검은색 공간이, 둘러싸고 있는 회색 벽돌 같은 것으로 메워진다. 화면에 글자가 뜬다. "R.I.P....(Rest In Peace)" 검은 공간은 무덤이었다. 다른 묘비들에 둘러싸여 있는 커다란 무덤. 골드는 이미 죽은 것이다. 아마도 레드보다 몇 년 후에 말이다.
이 젊은 트레이너가 아무리 많은 뱃지를 모으고 아무리 훌륭한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려고 노력했어도, 결국 죽음이라는 운명을 피하지는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모든 업적들은 뒤 세대들에게 잊혀지고 만다.
첫댓글 애초에 포켓몬이란 단순한 게임가지고 진짜 괴현상이 있을리가...
오히려 그 단순함 때문에 이런 괴담이 더 생기는게 아닐까.
엄청난 인기도 한 몫했을테고 적당히 소름돋게끔 과장해서 글을 쓰면 별것도 아닌 현상이 얼마든지 괴담이 될수 있기에.. 그리고 GB버전에 비해 압도적으로 질이 좋아진 그래픽과 음향으로 무장된 차세대 포켓몬들은 이런 괴담이 없다시피한다.
난 gb젤다꿈의섬 괴담이있지
과담이라기 보다는 버그지만
그런데 정말 그 버그 아는 사람이 적은듯;
그러고보니 그 버그를 이용해서 젤다 3시간30분 만에 끝판깬다고 자랑했었는데
맵버그를 이용하면 10분도 안걸린다는-_-ㅋ(맵버그는 사실 알지도 못했지만)
어디서 보니깐 그 여자가 날개달고 날아가는건 무슨 진엔딩 이래던가?
여자가 갈매기가 되고 싶었대나 뭐래나... 잘 모르겠다
진짜 젤다,슈로대,포켓몬,풍래의시렌 이 네가지는 그당시 미치도록 했었던듯
그 맵 이동하는 순간에 지도키인 셀렉트를 누르면 화면끝으로 이동하는 버그가 있었다고 하더군.
그래도 내게 있어서 최고의 버그는 자네가 알려준 그 버그라고 생각.
근데 정작 본인은 하는법을 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