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용사와 동사의 구별
우리말에서 형용사와 동사는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형용사 쓰기는 동사 쓰기에 비해 제약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문 방송에서는 형용사를 잘못 쓰는 일이 많습니다.
우선 형용사는‘안 ∼하다’나‘못 ∼하다’ 식으로 쓸 수 없습니다.‘안 아름답다’‘안 착하다’‘안 슬프다’……. 이런 말을 쓸 수 있습니까? 이제 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애라면 모를까, 누구든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입만 열었다 하면‘안 좋다’는 말을 쓰는 방송인들이 적지 않습니다.‘좋다’는 형용사이므로‘안’이 앞에 나와서는 안 됩니다.‘좋지 않다’고 해야 옳습니다.
‘알맞은’‘걸맞은’을‘알맞는’‘걸맞는’으로 쓰는 것도 자주 나타나는 잘못입니다. 이 말들도 형용사입니다. 그런데, 형용사엔‘∼는’이라는 관형형 어미도 붙일 수 없습니다. 이 또한‘착하는’‘아름답는’‘슬프는’‘예쁘는’ 같은 말이 얼마나 어색한가를 느낄 수 있다면 잘못 쓴 걸 쉽게 알 수 있겠지요.
♣특히 일본식 한자말
어찌하여 ‘내가 바라는 학교’가 아니고 ‘내가 원하는 학교’인가? 어찌하여‘이겼다’하지 않고‘승리했다’해야 하는가? 어찌하여 버스에 올라탄 잡상인마저“영등포에 있는 저희 공장에는 이번에……”하지 않고 “영등포에 위치한 저희 공장에서는 금번에……”한단 말인가? 이제 닭은‘달걀’은 낳지 못하고‘계란’만 낳는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도‘일’은 하지 않고‘작업’만 한다.‘동무’가 사라지고‘친구’만 남은 것은‘정치적 이유’때문이라고 치더라도, 너무나 많은 우리말들이 별다른 까닭 없이 한자말로 바뀌고 있다. 이거 참 생각할수록 갑갑한 일인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합(試合), 역할(役割), 조기 축구(早起蹴球), 입장(立場), 납득(納得), 애매(曖昧)하다(‘애매하다’는 원래 순우리말로,‘죄없는 누명을 뒤집어써서 억울하다’는 뜻) 축제(祝祭) 같은 일본식 한자말들은 내기 또는 경기(競技), 구실(노릇) 또는 할 일, 새벽축구, 처지(處地) 또는 태도(態度), 이해(理解), 모호(모호)하다, 축전(축전) 같은 우리말이나 우리식 한자말로 바꾸어 쓰는 게 옳다.
이 밖에 일본에서 천민들이 사는 동네를 일컫는 말인 ‘부락(部落)’은‘마을’이나 ‘동네’로 바꿔 쓰는 것이 옳겠고, 수천만 백성들의 숨결이 어려 있는 우리 근대사를 한낱 왕조사(王朝史)로 오해하게 만드는‘이조(李朝)’같은 말은 꼭 필요한 때(‘이씨 왕조’만을 일컬을 때)아니면 쓰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칠판(칠판:‘칠’은 순 우리말로 볼 수도 있다)’과‘분필(粉筆)’을 보자.
일본에서는 이것들을‘흑판(黑板)’‘백묵(白墨)’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칠판은 거의 다 녹색이다. 그렇다고 ‘녹판(綠板)’하는 것은 좀 우습지 않은가? 분필도 그렇다. 흰색뿐 아니라 빨강 파랑 노랑 등 여러 가지 색이 있다. 그렇다면 ‘노란 백묵’이란 말을 쓸 수 있겠는가?‘백묵’이란 말에서 이미 색을 나타내고 있는데, 또다시‘노란’을 붙이는 것은 누가 보아도 말이 되지 않는 노릇이다. 이 비슷한 경우는 몇 가지 더 찾을 수 있다.
‘고니’를 일본에서는‘백조(白鳥)’라고 한다. 그런데, 고니 또한 검은 놈이 있다. 일본에서는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지만……. 여기서 ‘놀라운 차이’를 찾을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사물을 겉으로, 감각으로 받아들여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현상이 변화하자 표현이 부정확해졌고, 우리는 본질을 파악하여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현상이 변화해도 혼란이 없이 그 의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다.
또,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말도 문제가 있다. 요즘은 편리하게‘일석삼조’‘일석사조’ 식으로 쓰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죄 없는 새를 말로나마 때려잡는가? 이런 잔인함이야말로 우리가 경계하는‘일본 정신’이 아닌가? 이 말 대신‘일거양득(一擧兩得)’이란 우리식 한자말을 쓰자. 이 때에도 '일거삼득(一擧三得)’‘일거사득(一擧四得)’ 하여 그 뜻을 얼마든지 넓혀 쓸 수 있다.
일본과 우리는 같은 한자라도 다른 뜻으로 쓸 때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제(祭)’는 우리 나라에서는‘제사(를 지내다)’라는 뜻밖에 없지만, 일본에서는‘잔치’라는 뜻으로 쓸 때가 있다. 따라서‘산신제’‘기우제’ 같은 말은 맞지만,‘오월제’‘철쭉제’같은 말은 잘못이니‘오월굿’‘철쭉잔치’처럼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요즈음 법조계라든가 의학계(사실은‘계’라는 접미사를 붙이는 것도 일본식이다.) 같은 데서 어려운 용어를 쉽게 고쳐 쓰려는 움직임이 있다든지,‘노견(路肩)’을‘갓길’로 바꾸어 쓴다든지 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외국식 표현
우리는‘∼에 있어서’ 같은 표현을 자주 쓴다. 이 말은 흔히 강조하는 뜻이 있는 것처럼 여기는 듯싶은데, 원래 우리말에는 없는 표현이고 일본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니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실제로 이 말은 빼버려도 되는 경우가 많고, 문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다.
다음 보기들을 살펴보자.
·한국에 있어서의 민주주의는 → 한국의 ∼, 한국에서 ∼
·그에게 있어서 문학은 → 그에게 ∼, 그로서 ∼
·그는 나에게 있어서도 → 그는 나에게도, 그는 나로서도
·사람을 사랑함에 있어서 → 사람을 사랑할 때
앞엣 것보다는 뒤엣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
아울러 ‘∼에 의하여’ 같은 말도 ‘∼으로’ 라든가 ‘∼때문에’‘∼에(을) 따라’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그리고 ‘∼에 관하여’‘∼에 대하여’ 등도 전부는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는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다.
이 밖에,‘∼에도 불구하고’‘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에 다름 아니다’처럼 외국말을 그대로 번역한 듯한 말들도 될 수 있는 대로 다른 말로 바꿔 쓰는 것이 좋겠다. 이것들을 다른 말로 바꾼 보기를 들어 보겠다. 꼭 이렇게만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문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표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내가 그렇게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
→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그는 ∼
이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말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그것은 사랑의 표현에 다름 아니었다
→ 그것은 바로 사랑의 표현이었다.
♣ 필요 없는 관형어
우리말은 같은 값이면 관형어보다 부사어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관형어를, 특히‘○○의 ○○의 ○○’식으로 조사‘의’를 많이들 쓰고 있다. 이는 아마 서양말이나 일본말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생긴 버릇인 듯싶다.
가령,“대부분의 사람들은 착하다.”는 표현은 아무래도 외국말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냄새가 난다. 이 때는“사람들은 대부분 착하다.”고 하는 것이 우리식 표현이다. 나아가“착한 사람들이 더 많다.”하는 것이 더 바른 우리말일지도 모르겠다.
게다가“이것은 하나의 사과다.”“나는 두 개의 사과를 먹었다.”라고 쓰는 사람까지 있다. (말까지 그렇게 하지는 않는 것이 신기하다.) 이는 아마 관사(관사)가 붙어야 말이 되는 서양말에 익숙한 탓이겠지. 3(좀더 정확히 말해서, 우리말로 옮길 때 관사 하나라도 빠뜨리면 인정 사정 없이 점수를 깎는 중·고교 때 외국어 교육‘덕분’이겠지.) 이 때는“나는 사과 하나를 먹었다.” 나아가 필요 없는 관형어를 빼고“나는 사과를 먹었다.”하는 것이 옳다.
조사, 특히‘의’를 줄이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보자.‘의’를 여러 차례 겹쳐 쓴다거나, 주격 조사‘이(가)’가 올 자리에‘의’를 쓰는 것은 일본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조국’이라고 해야 자연스러운 우리말이 된다.
♣ 무턱대고 쓰는 피동형과 사동형 표현
요즘 웬만큼 배운 사람들은 말끝마다 피동형이나 사동형을 쓴다. 예를 들어 “그녀는 천사라고 불리워질 정도로 착하다”같은 문장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면 이 문장에서‘불리워질’을 한번 살펴보자. 피동형과 사동형이 세 차례(부르다→불리다→불리우다→불리워지다)나 겹쳐 어색하기 짝이 없는, 아무리 살펴봐도 제대로 된 우리말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이상한 말이다. 이것저것 다 빼고 그냥‘천사라고 할 정도로’이렇게 쓰면 충분하지 않은가? 영어에서 동사‘do’에 여러 가지 뜻이 있듯, 우리말‘하다’도 많은 뜻이 있는데 왜 그걸 썩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물론‘불리다’‘불리우다’‘불리워지다’를 무조건‘하다’로 고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말이라 불리워진 사나이(The man calledhorse)’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런 때는‘말이라 이름 붙은 사나이’라고 쓰는 게 좋겠지.
아울러‘∼시키다’라든가‘∼되다’‘∼지다’‘∼되어지다’같은 접미사도 꼭 써야 하는가 잘 살펴보기 바란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때도 있겠지만, 대개‘∼하다’로 바꿔 쓸 수 있고,‘∼지다’는 빼버려도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되어지다’ 같은 말은 우리말이라고 보기 어려우니(일본식 표현이다) 써서는 안 된다.
그러면 불필요하게 피동형을 쓴 보기 몇 가지를 들어 보겠다. 다른 부분이 바뀌는 것도 아울러 살펴보기 바란다.
㉠ 거짓말시키지 마라 → 거짓말하지 마라
㉡ 이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 이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 문이 열려지지 않는다 → 문이 열리지 않는다
㉣ 우리에게는 그것이 극복되어져야 한다 → 우리는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 그들에 의해 조작되어졌던 → 그들이 조작했던 (→그들이 조작한 →그들이 꾸민)
여기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겠다.
먼저, 다들 알겠지만 우리말은 주어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때가 많다. 그런데 반드시 주어를 넣어야 말이 되는 서양말에 물든 탓인지 필요 없는 주어를 쓰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런가 하면 마땅히 주어가 되어야 할 것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엉뚱한 말이 주어가 되는 일도 흔하다. (㉡과 ㉣을 살펴 보라.) 하루빨리 고쳐야 할 이상한 버릇이다.
♣ 우리말은 시제(시제)가 복잡하지 않다
개화기 무렵, 우리말 문법 체계를 세우려고 애쓴 여러 학자들(그 중에는 서양 선교사들도 있다)은 서양 문법을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 쪽의 시제까지 들여와 마치 우리 것인 양 뜯어 맞춰 놓았다. 그 결과 툭하면‘∼ㅆ(었)었다’처럼 과거형 선어말어미가 겹치기로 붙은 터무니없는 표현을 하면서도 별로 어색한 줄을 모른다.
그러나 우리말은 원래 시제(시제)가 간단하다. 현재형을 중심으로 해서 과거형과 미래형, 이 세 가지만으로도 어떤 시제든 거의 다 나타낼 수있다. 대개 다른 말과의 관계 속에서 시간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서 양말처럼 열 가지 안팎이나 되는 복잡한 시제 구분은 필요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어제 내가 했었던 일’따위는 서양말을 고스란히 옮긴 것으로는 정확할지 모르나, 우리말이라면 그렇게 쓸 수 없다. 곧, ‘어제 내가 했던 일’나아가‘어제 내가 한 일’이렇게 쓰는 게 옳다.‘한’은 틀림없이 현재형이지만 과거에‘했던’것을 아무 무리없이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신문을 보아도 기사 끝에‘∼했었다’ 같은 글귀가 자주 나온다. 이를테면,“우리 나라는 불과 30년 전만 해도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며 사는 사람이 전 인구의 절반을 훨씬 넘었었다.”식이다. 여기서도‘었’하나는 괜히 붙은 것이다. 그냥‘넘었다’고만 해도 충분하다. 문맥에 따라서는‘∼한 일이 있다’나‘∼한 적이 있다’‘∼한 바 있다’‘∼하곤 했다’로 바꾸어 써야 하는 때도 있다.
♣ 고유 명사와 전문용어의 띄어쓰기
⊙ 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
☞ 이는 우리가 흔히 쓰는 기관명, 학교명, 단체명 등에 해당되는 항이다. 원칙대로라면 단어별로 띄어 쓰는 것이지만,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다음 보기는 둘 다 띄어쓰기에 어긋나지 않는다.
·대한 고등 학교(원칙)→대한고등학교(허용)
·서울 대학교 사범 대학 부속 중학교→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
·학술원 부설 국어 연구소→학술원 부설 국어연구소
·대통령 직속 국가 안전 보장 회의→대통령 직속 국가안전보장회의
⊙ 전문 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다.
① 전문용어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쓸 수도 있다.
·모음 조화 (원칙) → 모음조화 (허용)
·이산화 탄소 → 이산화탄소
·탄소 동화 작용 → 탄소동화작용
·만성 골수성 백혈병 → 만성골수성백혈병
·손해 배상 청구 → 손해배상청구
·중거리 탄도 유도탄 → 중거리탄도유도탄
② 동식물의 분류학상 단위나 우리말로 된 품종 명, 한 음절의 말과 어울려 굳은 말은 붙여쓴다. 이때는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
·사과나무, 푸른누룩곰팡이, 이른봄애호랑나비, 가는뿔꼬마새우, 원생동물
·서울무, 조선호박, 진주교배, 긴알락콩
·열역학, 원운동, 핵무기
③ 한 단어에 이어지는 ‘놀이’는 붙여쓰지만, 윗말이 두 개 이상의 단어로 되어 있으면 모두 띄어 쓴다.
·시소놀이, 거울놀이, 물놀이
·비누 방울 놀이
④ ‘∼기’로 끝나는 말로서 하나의 동작이나 상태, 놀이 등을 나타내는 것은 붙여쓰지만, 꾸미는 말이 앞에 올 때는 띄어 쓴다. 그러나 여러 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너무 자주 띄어 써야 할 때는 동작이나 작업 단계를 기준으로 붙여 쓸 수 있다.
·벌치기, 노래부르기, 돌쌓기, 듣고부르기, 삼단뛰기, 이어달리기, 채소가꾸기, 흙쌓기
·여름 채소 가꾸기, 아름다운 노래 부르기, 닭과 돼지 치기, 아기 양말 뜨기
·손짚고 엎드려 다리굽히기, 두팔들어 가슴 절하기, 나무에 못박아 굽히기, 목 뒤로 굽히기
⑤ 역사적인 책 이름, 사건 명 등은 붙여 쓸 수 있으나, 뚜렷이 별개의 단어로 인식되는 것은 띄어쓴다.
·경국대전, 갑오경장, 대동운부군옥, 동국여지승람
·의암 선생 행장기
⑥ 한문 고사 성어나 숙어는 붙여 쓸 수 있다.
·사고무친(사고무친), 조삼모사(조삼모사), 돈수재배(돈수재배).
♣ 이름, 호칭의 띄어쓰기
⊙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 지난날에는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띄어 썼다. 그러나 지금은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이 때도 반드시 띄어 쓰라는 것이 아니라‘띄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붙여쓰는 것이 원칙이다.
·김영삼, 이퇴계, 독고 영재, 김 찬, 황보 지봉
◈ 다음으로 이름이나 성 뒤에 붙는‘공(공)’‘군(군)’‘씨(씨)’‘양(양)’‘옹(옹)’등 호칭어와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김 공, 정원석 군, 이주호 씨, 최진실 양, 함석헌 옹, 김영근 박사, 이 선생, 박 장관
◈ 다만, 우리말 성 뒤에 ‘가(가)’나 ‘씨’를 쓸 때는 붙여 쓴다.
·김가, 조씨
♣ 접두사와 접미사의 띄어쓰기
◈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접두사와 접미사인데, 하나하나 원리를 따져 가며 모두 살펴보자면 수십 장으로도 모자랄 것이므로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겠다.
① 접두사는 뒷말에 붙여쓴다. 그러나 붙여써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관형사로 인정되는 것은 띄어 쓴다. 보기 가운데 앞의 것은 붙여쓰는 경우, 뒤의 것은 띄어 쓰는 경우이다. 의미와 형태를 곰곰 따져 가면서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차이를 느낄 수 있으리라.
·내주일(래주일)↔내 15일
·대만원(대만원)↔대 체육 대회
·매시간(매시간)↔매 회계 연도
·맨몸('공'의 뜻)↔맨 처음('가장'의 뜻)
·별걱정↔별 이상스러운 소리
·새봄↔새 학교
·순문학(순문학)↔순 우리말
·신학문(신학문)↔신 교육 과정
·총공격↔총 작업 시간
② 정확한 횟수를 나타내는‘한 번’은 띄어 쓰고, 막연한 뜻으로 쓰인‘한번’은 붙여쓴다.
·난 기차를 한 번밖에 타 보지 못했다.
·되든 안 되든 한번 해 보겠다.
③ 접미사는 앞말에 붙여쓴다. 이 때에도 붙여써서 이해하기 어렵거나 의존 명사로 인정되는 것은 띄어 써야 한다.
·가부간(가부간)↔문명인 간(문명인간; 문명인 사이)
·어떻든지 간에
·세기말(세기말)↔19세기 말
④ 형용사의 어미‘∼아/어(와/워)’뒤에 보조 동사‘하다’가 붙어 동사로 전성될 때,‘하다’를 윗말에 붙여쓴다. 그 보기를 몇 개만 들어 보겠다.
·기뻐하다, 나빠하다, 아파하다, 예뻐하다, 고와하다, 고마워하다, 무서워하다, 아니꼬워하다, 정다워하다
⑤ 명사 또는 부사 등에 접미사‘하다’가 붙어 한 단어가 된 말은 붙여쓴다. 거의 모든 명사와 몇몇 부사가 이렇게 용언으로 전성할 수 있다.
·결행하다, 출렁출렁하다, 착하다, 반듯하다
⑥ ‘하다’가 붙을 수 있는 명사 가운데 일부는 접미사‘되다’‘시키다’를 붙일 수 있다. 이 때도 물론 붙여 써야 한다
·결정되다, 방출되다
·결정시키다, 감동시키다
⑦ 명사 아래 붙어 피동(피동)의 뜻을 나타내는‘받다’‘당하다’도 접미사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봉변당하다, 추방당하다
·오해받다, 사랑받다
⑧ 그러나 ⑤∼⑦의 경우라도 앞에 꾸미는 말이 오면 띄어 써야 한다. 이 때는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조사가 생략된 목적어와 서술어가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해 주세요.
·힘든 운동 시키지 마라.
·정말 큰 봉변 당할 뻔했구나.
♣ ‘명사 + 없다, 있다’의 띄어쓰기
◈ 명사나 명사의 성질을 가진 말에 ‘없다’나 ‘있다’가 붙으면 붙여쓰는 때가 많다. 대개 순 우리말이지만, 한자어도 몇 개 있다. 바로 다음 말들이다.
·가없다, 값없다, 거리낌없다, 거침없다, 구김없다, 굽힘없다, 그지없다,
· 까딱없다, 꾸밈없다, 끄떡없다, 끊임없다, 난데없다, 남김없다, 넋없다,
· 다름없다, 덧없다, 두말없다, 말없다, 맥없다, 물색(물색)없다,
· 물샐틈없다, 밑도끝도없다, 밤낮없다, 버릇없다, 별수없다, 부질없다,
· 빠짐없다, 사정(사정)없다, 상(상)없다, 속절없다, 쉴새없다,
· 스스럼없다, 시름없다, 쓸데없다, 아낌없다, 아랑곳없다, 어김없다,
· 어림없다, 어이없다, 어처구니없다, 엉터리없다, 여지(여지)없다,
· 열없다, 영락(영락)없다, 온데간데없다, 일없다, 종작없다,
· 지각(지각)없다, 지체(지체)없다, 철딱서니없다, 탈없다, 터무니없다,
· 턱없다, 틀림없다, 하릴없다, 하염없다, 하잘것없다, 한량(한량)없다,
· 한(한)없다, 힘없다, 흉허물없다
·가만있다, 값있다, 뜻있다, 맛있다, 멋있다, 힘있다, 재미있다
그러나,‘아무 쓸데 없는’‘별 꾸밈 없이’같이 앞에 꾸미는 말이 오면 붙여쓰지 않는다. 또,‘어쩔 수 없다’는 비슷한 모양이지만 붙여쓰지 않는 것을 기억하자.
◈ 명사에 ‘삼다’ ‘나다’ ‘짓다’ ‘들이다’가 붙는 말 가운데 다음 말들은 붙여쓴다.
·문제삼다, 참고삼다, 벗삼다, 표준삼다, 장난삼다
·결딴나다, 결론나다, 이름나다, 일나다, 소문나다, 탈나다, 사고나다, 탐나다
·관련짓다, 단정짓다, 결론짓다, 결정짓다
·정성들이다, 힘들이다, 길들이다, 공들이다
☞ 이 때도 ‘별로 큰 힘 들이지 않고’같이 앞에 꾸미는 말이 오면 띄어 써야 한다.
♣ 복합어는 붙여쓴다 (2)
◈ 이미 한 단어로 굳은 복합어는 붙여쓴다. 이 또한 워낙 많기 때문에 다 찾아 낼 수는 없고, 흔히 쓰는 것 가운데 몇 개만 보기로 들겠다. (여기 들지 않았더라도 붙여 쓸 수 있는 것이 많으니 주의하라.)
· 가슴아프다, 가위바위보, 가을밤, 값비싸다, 게으름피우다, 공들이다,
· 궂은비, 귀담아듣다, 꿈같다, 남다르다, 남몰래, 낯설다, 낯뜨겁다,
· 논농사, 눈뜨다, 눈멀다, 눈물어리다 (우정∼, 정성∼, 피땀∼),
· 눈보라치다 (물결∼, 소리∼, 파도∼), 더운물, 딸자식, 또다시,
· 띄어쓰기(그러나 '띄어 쓰다'는 띄어 쓴다), 마음놓다, 마음먹다,
· 머지않다, 목마르다, 못생기다, 못지않다, 물건값, 발맞추다, 밤늦게,
· 밤새우다, 번개같다, 보다못해, 볼멘소리, 불붙다, 사내아이, 사이좋다,
· 살찌다, 새끼손가락, 세발자전거, 소리지르다, 숨넘어가다, 숨쉬다,
· 식은땀, 신맛, 싹트다, 아들딸, 아침밥, 앉은키, 앞못보다, 양지바르다,
· 어린것, 엄살부리다, 예절바르다, 우리글, 우리말, 위아래, 의좋다,
· 이다음, 읽을거리, 입맞추다, 작은누나, 작은따옴표, 장난치다, 저녁놀,
· 전세계, 정떨어지다, 정신차리다, 제자리, 좀먹다, 주고받다, 줄짓다,
· 쥐뿔같다, 쥐죽은듯이, 지난번, 집주인, 짝짓다, 짧은글, 천둥치다,
· 큰고모, 큰길, 큰물, 큰비, 큰절, 폭넓다, 하루바삐, 하루빨리,
· 한눈팔다, 해뜨다, 헌신짝, 흉보다, 흙장난, 힘쓰다, 힘주다
♣ 그 밖에 붙여 쓰는 경우
◈ 보조 동사 ‘내다’가 한 음절짜리 말에 붙어 굳은 것은 붙여쓴다.
·퍼내다, 짜내다, 빼내다, 파내다, 떠내다, 차내다, 펴내다, 쳐내다, 캐내다, 해내다
◈‘주다’ 나 ‘하다’가 붙는 말 가운데 존칭어 ‘드리다’를 붙일 수 있는 것은 붙여쓴다.
·내드리다, 인사드리다. 말씀드리다
◈ 첩어나 준첩어, 대립되는 두 말이 이어져 한 낱말처럼 쓰는 것은 붙여쓴다.
① 예쁘디예쁘다, 가만가만히, 얼룩덜룩, 곤드레만드레, 그럭저럭, 머나먼, 매일매일, 여기저기, 하루하루
② 오나가나, 가타부타, 오다가다, 자나깨나
◈ 명사 ‘가’가 붙는 말 가운데 일부는 한 낱말로 굳은 것으로 보아 붙여 쓴다. 다음이 그 보기이다.
·길가, 물가, 못가, 바닷가, 무덤가, 샘물가, 우물가, 창문가, 부둣가, 연못가, 한길가, 마룻가, 난롯가
☞ 그러나 앞엣말만 꾸미는 말이 오면 띄어 쓰고, 전체를 꾸미는 말이 오면 붙여 쓴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뜨거운 난로 가에서…….
비 내리는 부둣가에서…….
♣ 복합어는 붙여 쓴다
◈ 자립성이 희박한 말에 붙어 굳어 버렸거나, 본동사와 어울려 한 개념, 한 동작, 한 상태를 나타내는 다음 말들은 이미 한 낱말로 굳은 복합어로 보고 붙여쓴다.
보기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대표적인 것만 좀 들어 보겠다. 그래도 엄청나게 많다. 그러니 이걸 다 외울 필요는 없다.(그럴 시간이 있으면 딴 일을 하지.) 다만 어떤 것들인가 주욱 읽어 가면서 나름대로 복합어를 구별하는 힘을 키우면 된다.
∼가다→가져가다, 걸어가다, 기어들어가다, 되돌아가다, 잡혀가다, 흘러내려가다
∼나다→깨어나다, 뛰어나다, 벗어나다, 살아나다
∼나가다→끌려나가다, 떠나가다, 뛰어나가다, 따라나가다, 뛰쳐나가다, 이어나가다
∼나오다→끌려나오다, 달려나오다, 떠나오다, 뛰쳐나오다
∼내다→자아내다, 우려내다
∼내리다→끌어내리다, 뛰어내리다, 흘러내리다
∼넣다→몰아넣다, 불어넣다
∼놓다→내놓다, 내려놓다, 늘어놓다, 빼놓다, 제쳐놓다, 터놓다, 펴놓다
∼다니다→뛰어다니다, 따라다니다, 지나다니다, 쫓아다니다
∼당기다→끌어당기다, 잡아당기다
∼던지다→집어던지다
∼드리다→내드리다, 인사드리다, 말씀드리다
∼듣다→알아듣다, 새겨듣다
∼들다→걸려들다, 끼어들다, 덤벼들다, 모여들다, 밀려들다, 오므라들다, 줄어들다, 파고들다
∼들이다→거두어들이다, 끌어들이다, 받아들이다, 사들이다, 벌어들이다, 잡아들이다
∼뜯다→물어뜯다, 잡아뜯다, 쥐어뜯다
∼맞다→들어맞다
∼매다→동여매다, 붙들어매다, 싸매다, 졸라매다
∼먹다→가려먹다(편식), 떼어먹다, 뜯어먹다, 받아먹다, 잡아먹다, 빨아먹다, 빼먹다, 씹어먹다, 얻어먹다
∼서다→돌아서다, 막아서다
∼모으다→긁어모으다, 불러모으다
∼묻히다→(일에) 파묻히다
∼받다→물려받다, 이어받다
∼버리다→잃어버리다, 잊어버리다
∼보내다→내보내다, 들여보내다, 올려보내다
∼보다→거들떠보다, 굽어보다, 내다보다, 내려다보다, 노려보다, 눈여겨보다, 돌아보다, 뒤돌아보다, 들여다보다, 돌이켜보다, 떠보다, 뜯어보다, 몰라보다, 바라보다, 우러러보다, 살펴보다, 알아보다, 찾아보다
∼붙다→들어붙다, 달라붙다, 얼어붙다, 말라붙다
∼붙이다→밀어붙이다, 쏘아붙이다, 올려붙이다
∼서다→내려서다, 돌아서다, 들어서다, 올라서다, 일어서다
∼쓰다→덮어쓰다, (누명을) 뒤집어쓰다
∼씌우다→덮어씌우다, 뒤집어씌우다
∼안다→감싸안다, 끌어안다, 부둥켜안다, 얼싸안다
∼앉다→꿇어앉다, 돌아앉다, 주저앉다
∼오다→가져오다, 건너오다, 걸어오다, 기어오다, 끌려오다, 날아오다, 내려오다, 달려오다, 돌아오다, 되돌아오다, 밀려들어오다, 쫓아오다, 찾아오다
∼오르다→기어오르다, 날아오르다, 떠오르다, 치밀어오르다, 타오르다
∼올리다→걷어올리다, 끌어올리다, 들어올리다, 쌓아올리다
∼잡다→따라잡다, 사로잡다, 휘어잡다, 움켜잡다
∼주다→내주다, 물려주다
∼쥐다→그러쥐다, 움켜쥐다
∼채다→잡아채다, 알아채다
∼치우다→집어치우다
∼타다→올라타다
∼헤치다→파헤치다
♣규정에 없는 띄어쓰기
맞춤법 규정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몇 가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다.
◈ ‘못하다’ ‘아니(안)하다’와 ‘못 하다’ ‘아니(안) 하다’의 구별
① 붙여쓰는 경우
㉠ 용언의 어미 ‘∼지’ 또는 ‘∼다’ 다음에 쓸 때
먹지 못하다 곱지 못하다
먹지 아니하다 곱지 아니하다
손이 저리다 못해 아프다
㉡ 비교의 뜻을 나타낼 때
동생만 못하다 이것보다 못하다.
② 띄어 쓰는 경우
㉢ ① 이외의 모든 경우
요리를 못 한다 공부를 아니(안) 한다.
☞ 이 때 주의할 것은, ‘일을 (하지) 못하다’처럼 ‘∼지’로 끝나는 본동사가 생략된 때는 붙여쓴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원래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나쁘다면 ‘(애초에) 공부를 못 하는 것’이고, 시끄러워서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어떤 이유로 그 때만)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 명사에 직접 붙는 ‘지다’와 피동의 뜻을 가진 ‘지다’는 윗말에 붙여쓴다.
① 명사+지다 ; 그늘지다, 기름지다, 등지다, 살지다, 숨지다
② 피동의 뜻 ; 떨어지다, 아름다워지다, 추워지다, 풀어지다
♣ 보조 용언의 띄어쓰기
◈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씀도 허용한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때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 지난날에는 보조 용언을 반드시 띄어 써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우에 따라 띄어 쓸 수도 있다. 물론 모든 보조 용언을 다 붙여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띄어 써야 하는 것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써도 괜찮은 것으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다.
① 반드시 띄어 써야 하는 것
㉠ 잘살게 되다, 못쓰게 만들다
㉡ 하지 말아라, 쉬지 아니하다(않다), 좋지 못하다
㉢ 놀고 싶다, 먹고 싶어하다, 일하고 있다
㉣ (산이) 솟아 있다
㉤ 먹어야 한다
㉥ 사는가 싶다
㉦ 예쁘기도 하다
② 붙여써도 되는 것
㉧ (영어를) 배워 가지고, (불이) 꺼져 간다, 견뎌 내다, (논을) 갈아 놓다,
먹어 대다, 먹어 두다, 일러 바치다, 읽어 주다(읽어 드리다),
썩어 빠지다, 먹어 버리다, 읽어 보다, 밝아 오다, 때려 주다
㉨ 좋은가 보다
㉩ 할 만하다, 죽을 뻔하다, 잘난 척하다, 볼 만하다, 살아난 듯싶다,
그럴 법하다, 될 성싶다
☞ ①과 ②를 잘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일정한 규칙을 찾아낼 수 있다.
즉, 어미 ‘∼아/어(와/워)’ 뒤에서는 대개 붙여 쓸 수 있지만, (㉧)‘∼게’ ‘∼고’ ‘∼(어)야’ 뒤에서는 붙여 쓸 수 없다. (㉠ ㉡ ㉢ ㉤)
또, 관형형 어미 뒤에 나오는 보조 용언은 거의 다 붙여 쓸 수 있다. (㉩)
☞ 다만, 몇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첫째, ‘있다’는 ‘∼아/어’ 뒤에 쓰더라도 반드시 띄어 쓴다. (㉣)
둘째, ㉥과 ㉨은 똑같은 어미 ‘∼은(는)가’ 뒤인데도 하나는 띄어 쓰고 하나는 붙여썼다. 이것은 ‘싶다’의 경우 ㉢에 있는 것처럼 ‘∼고’뒤에서 띄어 써야 하는 때와 통일한 것으로 이해하면 기억하기 쉬울 것이다.
◈ 다음으로,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을 띄어 쓴다.
이 말은 당연한 것이니 간단히 보기만 들어 보겠다.
① 앞말에 조사가 붙는 경우
깊어만 가는 밤, 책을 읽어도 보았지만 잠이 오지를 않는구나.
②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덤벼들어 보아라
떠내려가 버렸다
③ 중간에 조사가 들어가는 경우
이제 알 듯도 하다
잘난 척을 한다.
♣ 한 음절로 된 단어가 연달아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이 항은 너무 자주 띄어 쓸 경우 보기가 좋지 않은 것을 피하기 위한 규정이다. 예를 들어 ‘좀 더 큰 이 새 집’ 이렇게 쓰면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어 있으면서도 어딘지 어색한 느낌을 준다. 이런 때는‘좀더 큰 이 새집’처럼 붙여 쓸 수 있다. 물론 붙여쓴다고 하더라도‘좀 더 큰 이새 집’ 식으로 쓸 수는 없다. 의미의 연결이 자연스러운 범위 안에서 붙여 써야 하는 것이다.
보기를 더 들어 보면, ‘그때 그곳’ ‘좀더 큰것’ ‘이말 저말’‘한잎 두잎’ ‘이곳 저곳’ ‘내것 네것’ ‘이집 저집’ ‘한잔 술’등이 같은 경우이다.
♣숫자와 이어 주는 말의 띄어쓰기
⊙ 수를 적을 적에는 만(만) 단위로 띄어 쓴다.
그전에는 수를 적을 때 십진법에 따라 띄어쓰기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만 단위마다 띄어쓰기를 하면 된다. 즉,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칠천팔백구십팔’ 또는 ‘12억 3456만 7898’ 식으로 쓰면 되는 것이다.
다만, 금액을 적을 때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띄어쓰기를 무시하고‘삼십일만오천팔백원정’ 식으로 몽땅 붙여 쓸 수 있다.
⊙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적에 쓰이는 말들은 띄어 쓴다.
이 경우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듯싶어 보기만 몇 개 들겠다.
국장 겸 과장
열 내지 스물
이사장 및 이사들
청군 대 백군
사과, 배, 귤 등등
책상, 걸상 등
사과, 배 등속
부산, 광주 등지
♣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의존 명사의 한 종류)뿐 아니라 모든 명사는 띄어쓰는 것이 원칙이다. ‘스무 살’ ‘두 개’ ‘한 그루’ ‘일 미터’‘고기 두 근’ 같은 것이 다 그렇다.
그러나, 붙여쓰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즉,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릴 때는 붙여 쓸 수 있다. ‘두시 삼십분 오초’‘제일과’ ‘삼학년’ ‘육층’ ‘1446년 10월 9일’ ‘2대대’ ‘16동502호’ ‘80원’ ‘10개’ ‘7미터’ 등이 그 보기이다.
또, 숫자 다음에 ‘개년, 개월, 년간, 시간, 분간, 주간, 초간, 일간’ 등이올 경우에도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쓰는 것도 허용한다. 즉,‘1 개월/1개월, 1 시간/1시간, 1 일간/1일간’ 등은 모두 맞는 표기이다.(대개는 붙여쓴다.)
단, 접미사 ‘여(여)’가 붙으면 ‘여’의 뒤와 ‘간’의 앞에서 띄어써야 한다. ‘10여 분 간, 20여 일 간, 30여 년 간’ 등이 그 보기이다.
첫댓글휴~ 다 읽었습니다. 김산 선생님(붙여 써야 하나요??)..제가 맞춤법과 이 띄어쓰기가 안돼서 좀 배울려고 국어국문학과를 갔는데...깊히 들어갈수록(에고, 또 조심!!) 헤깔리고 머리 아프고 그래요.나중에 또 와서 보겠습니다.고3을 맡으셔서 많이 힘드시죠.나중에 제가 선생님 좋아하신다는 커피 꼭 사 드릴게요.^^*
첫댓글 휴~ 다 읽었습니다. 김산 선생님(붙여 써야 하나요??)..제가 맞춤법과 이 띄어쓰기가 안돼서 좀 배울려고 국어국문학과를 갔는데...깊히 들어갈수록(에고, 또 조심!!) 헤깔리고 머리 아프고 그래요.나중에 또 와서 보겠습니다.고3을 맡으셔서 많이 힘드시죠.나중에 제가 선생님 좋아하신다는 커피 꼭 사 드릴게요.^^*
습관적으로 우리가 잘 못 쓰고 있는 말이 너무 많네요
하루 아침에 다 익힐 수는 없는 법이죠. 가르치는 저도 더러 틀린답니다. 문제는 틀리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요. 왜냐구요? 우리가 아껴야 할 우리말이니까요.^^
전 이런 이야기만 나오면 참 부끄러워요. 띄어쓰기며, 맞춤법, 관용어 등이 뒤죽박죽이거든요. 그리구 고쳐야지 하는 의지가 또 약하니... 편하게 그냥 쓰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럼 안 되죠? 천천히 인쇄해서 읽으면서 공부하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