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지향님 말씀처럼 카메라에 포착된 벌레는 기생충이 아니지만 얘들 몸 속에 어떤 기생충이 들어있느냐가 문제겠지요.
그런데 이 벌레들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인데도 무엇인지 잘 모르고 계신 분들이 많은 듯하여 감히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이 벌레는 ‘깔따구’라는 곤충의 애벌레입니다.
더운 계절, 해질 무렵이나 날이 흐릴 때 물 가를 걸어가다 보면 머리 위로 떼지어 따라오는 ‘날파리’ 무리를 만날 수 있는데 얘들이 자라서 바로 그 ‘날파리’가 됩니다. 그러니까 그 ‘날파리’는 바로 깔따구의 성충인 것이지요.
이처럼 깔따구 성충은 대량 발생하였다가 짧은 시간 안에 짝짓기와 산란을 끝내고 한꺼번에 죽어버리기 때문에 우리 인간들에게는 위생곤충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자연상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입니다.
이들은 물고기와 육식성 수서곤충의 중요한 먹이가 될 뿐 아니라 물 속의 유기퇴적물, 즉 오염물질을 먹고 살면서 이것을 빠른 속도로 recycling 시켜 자연적인 정화 작용에 한 몫을 하는 담수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지요. 게다가 종에 따라 수질 오염에 대한 내성의 범위가 달라서 어떤 종들은 수질을 판정하는 지표생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깔따구는 성충이 되면 따뜻하고 어둡고 바람이 없을 때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데 이러한 행동을 군무(群舞, swarming)라고 합니다. 군무는 짝짓기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몸이 작고 약한데다 입도 퇴화되어 있어 먹지 못하므로 성충으로 오래 살 수 없다면, 여기 저기 흩어져서 제 짝을 찾는 것 보다는 그 개체군 내의 모든(혹은 대부분의) 개체들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모이는 것이 짝을 찾는데 훨씬 유리할 테니까요.
깔따구 성충은 조그만 모기처럼 생겨서 ‘모기붙이’라고도 하지만 입이 퇴화되어 있어서 물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로는 ‘non-biting midge’ 또는 ‘blind mosquito’ 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수족관에서 물고기 먹이로 파는 이른바 ‘냉짱’이라는 것도 짱구벌레(장구벌레=모기 애벌레)가 아니라 깔따구류의 애벌레입니다.
우리 카페 회원님들은 앞으로 그것을 ‘냉짱’이라고 부르시는 일 없겠지요?
첫댓글 아~ 그렇군요.... 간혹 어항에서 모래를 퍼오고 나서 몇 일 뒤면 방안에 날벌레들이 날아다니던데, 다 이녀석들인가 보네요^^ 수서곤충의 세계도 물고기 세계 못지 않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보리가루님도 수서곤충 전문가이신가 봐요.. 저도 공부중인데.. 많이 알려주세요..^^
그렇군요. 좋은 강의 잘 들었습니다.
흠,,, 장구벌레인지 알았는데.... 햇갈리지 않게 좋은 정보였습니다.^^
냉깔이라고 불러야겠어요 이젠부턴^^;;
냉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