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일 남편과 저 그리고 큰 아들 한결이와 함께 두다멜이 지휘하는 시몬 볼리바르 유스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일생에 처음으로 큰 돈을 들여서 성남 아트센터까지 가서 보고왔습니다.
이들이 유명해서 보러 간 것은 아닙니다. 유명한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이나 음악가의 공연은 굳이 큰 돈을 들여가며 우리같은 사람들까지 봐야할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두다멜이 이끄는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는 무엇보다 가치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이 단원들 중 80% 이상이 베네수엘라의 빈민가 출신입니다.
이들은 30여년전 베네수엘라의 경제학자이며 오르간 연주자이자 정치가인 호세 안토니오가 시작한 '엘 시스테마'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입니다.
'엘 시스테마'는 마약과 범죄에 노출된 빈민가의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누어 주고 무료로 클래식을 가르치는 사회복지 제도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 제도로 혜택을 입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25만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호세 안토니오는 처음에 지하 주차장에서 몇 명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고 급기야 정부 지도자에게 강력하게 호소합니다.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야 한다고 그러면 청소년 범죄도 줄어들 거라고. 그리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인 지도자와 정부는 '엘 시스테마' 제도를 만듭니다.
27살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도 이 교육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는 지금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차세대 지휘자이며 내년에 LA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로 부임합니다.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라의 '시몬 볼리바르'는 베네수엘라와 남미 여러 나라의 독립을 이끌어낸 혁명가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안중근 오케스트라, 김 구 오케스트라'와 비슷한 말이지요.
소외된 빈민가의 아이들이 악기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에서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 나라는 여러 기업에서 음악가를 지원하는 자금을 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재능 있는 아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원하면 특히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가르쳐 주는 '엘 시스테마'가 더욱 부럽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악기대신 총이나 마약을 들었을 아이들이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실천으로 악기를 들고 연주합니다.
공연을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두다멜이 이런말을 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교육을 한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왜 못하겠냐?'고
일제고사를 보는데 205억의 예산이 든답니다. 이 돈이면 무얼 못하겠습니까?
'엘 시스테마'를 만든 호세 안토니오 선생님과 그 교육을 받는 청소년 연주단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봤습니다.
다음은 14일 예술의 전당에서 했던 앵콜 공연의 한 장면입니다.(저희가 보았던 앵콜 공연도 이와 동일합니다. 앵콜 공연때는 모두가 일어나서 보았습니다. 박수치고 브라보를 외치면서) 보시고 잠시나마 행복하세요.
* 세계 어디를 가든 앵콜 때는 베네수엘라 국기가 도안된 점버를 입고서 연주합니다.
첫댓글 잘 봤습니다. 가슴 뭉클하네요. 우리나라도 잘 할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