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도 슬픔도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들…
`휴먼다큐 사노라면` 동고동락 삶의 비법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휴먼다큐 사노라면>. 남들 보기엔 외롭고 힘든 삶일지 몰라도 옆에는 무슨 일이든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누군가’가 있다. 강릉 북동리의 꽃보다 아름다운 할매 사총사와 자타공인 아내바보 동덕 씨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
강릉 북동리의 꽃보다 할매들 강릉시 한 산골마을에 꽃보다 아름다운 우정을 뽐내는 할매 사총사가 살고 있다. 꽃을 좋아하는 낭랑 18세 소녀 윤귀남 할머니(92)와 무뚝뚝해 보여도 속정 깊은 박초월 할머니(82), 마음만은 이팔청춘인 개구쟁이 문옥자 할머니(79),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골목대장, 막내 신재옥 할머니(76)가 그 주인공이다. 네 할머니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첫째 윤귀남 할머니 집으로 모인다. 18살에 시집와 한국 전쟁으로 24살에 남편을 잃고 세 아이를 키우며 모진 삶을 살아온 윤 할머니의 허전함을 달래 주는 것이 바로 세 할머니다. 함께 모여 빨래도 하고 다듬이질도 하면서 일찍 떠난 할아버지들과 도시로 떠난 자식들을 그리워한다. 네 할머니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바로 장날. 걸어서 1시간, 버스 타고 2시간 걸리는 머나먼 여정이지만 늘 사람이 그리운 할머니들에겐 즐거운 정기 행사다. 사람들과 여기저기 장터 구경도 하고 오랜만에 파마도 하며 시간을 보낸 할머니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 또한 가볍다. 그렇게 늘 붙어 다니며 사이가 좋은 할머니들이지만, 가끔 다툼도 있다는데. 그럴 땐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이야기하다 보면 네 할머니의 마음 속 앙금은 스르르 풀어진다. 여느 날처럼 또 다시 북동리 할매 사총사의 왁자지껄한 하루가 시작된다. 반신불수 아내를 지극정성 돌보는 아내바보의 이야기 김동덕(55) 씨는 아내 박완금(55) 씨를 위해서 하루 24시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애처가 중에 애처가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손가락 하나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된 아내를 위해 동덕 씨는 일하는 시간 외에는 늘 아내 곁에 붙어 아내의 손발이 되어준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의 세월에도 아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야말로 ‘아내바보’다. 그런 그에게도 참지 못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아내의 깔끔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매일 싱크대에 쌓이는 그릇들이나 넘쳐 나는 빨래를 보면 아내 완금 씨의 잔소리부터 나온다. 부부의 이런 크고 작은 다툼을 보면 영락없는 평범한 부부의 모습이다. 편히 기대 앉는 나무 판이나 팔걸이를 만들어주고, 말만 하면 자동으로 연결되는 전화기에 아내를 위한 전용 마차까지. 아내 맞춤형 물건들을 뚝딱 만들어주는 자상한 남편 동덕 씨가 이번엔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특별 여행을 준비했다. 완금 씨 전용 당나귀 마차와, 두 아들에 남편까지 대동해 남자 셋을 곁에 두고 여왕님처럼 바다로 행차하는 완금 씨는 이렇게 든든하고 좋을 수가 없다. 수없이 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우던 지난날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함께하는 그들은 지금 ‘가족’이란 이름으로 행복하다. [글 이승연 기자 자료제공 MBN]
KBS강연 100℃ <75회> 김동덕
김동덕 (55세, 男, 당나귀를 키우며 전신마비 아내를 돌보는 남편)
“나와 아내와 당나귀”
20년째 지극정성으로 전신마비 아내를 돌보는 남편 김동덕 씨.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모든 가족이 일을 하느라 바빠 항상 외로웠던 그. 왜소한 체격과 가난한 형편 때문에 유독 주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동물이었다. 가난과 소심한 성격 탓에 사회에 쉽게 섞이지 못했지만, 26살에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두 아들도 낳으면서 그의 삶은 안정돼 갔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온 가족이 시골에 계신 어머니를 뵈러 가다가 음주 차량에 큰 사고를 당했고, 아내는 전신마비가 되고 말았다. 그 후 그는 생계를 책임지고 집안일까지 도맡으며 아내의 손발이 되고 있다. 한시라도 아내 곁을 떠날 수 없는 그. 20년 넘게 아내를 수발하며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답답한 마음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그러다 동물을 키우며 숨통을 좀 틔어보자는 생각에 당나귀를 샀고, 그렇게 식구가 된 두 마리 당나귀는 그의 인생을 달라지게 했다. 마음을 다 알아주는 듯한 눈빛으로 귀 쫑긋 세우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듯한 당나귀가 그에게 큰 위안을 준다고. 앞으로 생이 끝날 때까지 아내, 그리고 당나귀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동덕 씨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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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늘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