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노과신백거(謫路過愼伯擧) 귀양길에 신백거의 집을 지나며
·································································· 백강 이경여(李敬輿) 선생
千里江南處處花(천리강남처처화) : 천리 강남 곳곳에 꽃이 피어나고
獨憐梅影照孤槎(독연매영조고사) : 외로운 뗏목 배에 매화 그림자 너무 좋아라
今來月出山前路(금내월출산전로) : 눈앞에 보이는 산길로 달 떠오르는데
羞過西湖處士家(수과서호처사가) : 서호 처사 그대 집을 부끄러이 지납니다
백강 이경여 선생이 우의정 시절 소현세자빈 강씨의 사사(賜死)를 반대하다 진도로 귀양 가는 길에 옛 지인인 소은 신천익의 집을 지나며 지은 시로 여겨짐. 백강 선생이 임금을 잘못 계도함으로 인하여 귀양길에 오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지은 시로 매화 꽃 피는 강변의 이른 봄날의 풍경과 추위를 이기고 피어난 매화의 지조(志操)를 사랑하는 고결한 선비의 기풍이 잘 그리어져 있다.
* 신백거(愼伯擧) : 신천익 (愼天翊, 1592~1661) : 조선 중기 문신이다. 대사간·이조참의·한성부우윤·이조참판 등을 지냈으며, 문장과 시부에 능하였다.
야간 매화 그림: 능호관 이인상 선생, '야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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