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일을 까먹자
김개미
작년에 엄마가
내 생일을 까먹어서
복수를 다짐했어요.
며칠에 한 번씩
달력을 들춰 보면서
복수를 다짐했어요.
아, 너무 열심히 다짐했나 봐요.
드디어 내일이 엄마 생일인데
잠을 못 자겠어요.
까먹어야 해······.
까먹어야 해······.
까먹어야 해······.
출처: 김개미 동시집 『레고 나라의 여왕』, 창비, 2018
............................................................................................................................
엄마가 나를 낳아 놓고, 내 생일을 까먹다니 ······.
아이가 정말 속상하겠어요. 엄마 생일을 까먹는 복수를 다짐할 만 해요. ^^
이 동시를 읽으면서, 엄마 생일을 확실히 까먹기 위해 엄마 생일을 기억해야 하는 아이의 괴로운 모습에 웃음이 났어요.
아이들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것처럼 쫄깃하기도 했고요.
어린이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동시를 사랑하는 어른들이 꼭 할 일인 것 같아요.
첫댓글 재밌네요. 도저히 까먹을 수 없는 엄마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