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가 ‘진짜로’ 주인인 기업을 배우다
by 오월의여름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단점은 무엇일까? 나는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신뢰가 결여된 사회’라는 대답을 하고 싶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윤을 위한 눈속임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이래도 되나’하는 망설임 앞에 섰을 때 이윤추구라는 핵심가치를 들이밀며 양심 없는 장사를 하게 되었다.
마케팅과 광고가 없는 곳은 없고,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진정한 노동의 가치가 왜곡되는 현대 사회에서 성실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돈의 액수만이 그 최종가치이므로 그 과정은 중요하지 않아졌다. 당연히 그에 대한 부작용도 많아졌다. ‘질소를 사면 덤으로 과자를 준다’는 말이 있을 만큼 과대포장을 하고, 복잡한 휴대폰 보조금 정책으로 싸게 산 것 같은 게 싸지 않은 현상이 벌어진다. 믿고 사 먹었던 식품들은 모두 가짜였고 밀어내기 관행 등이 언론의 뭇매를 맞는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최고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돈이 권력이 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이니까. 하지만 이렇게 신뢰 대신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도 이런 행태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사람들은 각자 그 나름대로 대안을 모색한다.
지난해 1:99의 이슈가 한창 떠오를 때, 사람들은 협동조합에 주목했다. 모두가 주인이면서 노동자이고 동시에 소비자일 수 있는 기업. 이윤추구가 최대의 목적이 아닌 기업은 세계적으로 많은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었고 마침 우리나라에서는 협동조합법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협동조합 자체가 사람들에게 너무 생소했기 때문에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누구도 ‘협동조합이란 이런 거야’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협동조합에 대한 대표적인 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사례, 쉽게 읽히는 장점,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길까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들을 모아두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협동조합에 대한 확실한 가치와 개념, 그리고 지향점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사회가 점점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보한다고 보는 입장이어서, 협동조합이야말로 자본주의라는 시행착오의 다음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협동조합이라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공동체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의 교환원리에 충실한. 그런 면에서 협동조합은 누구나 알고 있고 공부해야 할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도 우후죽순처럼 협동조합이 생겨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미리 알아두고 많이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한국의 협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저자들
작가소개
김현대
‘한겨레’의 1988년 창간을 함께한, 고참 현역 기자다. 2010년부터 농촌 기자의 길을 걸으며 ‘한국농업기자포럼’을 이끌고 있다. 협동조합과 작은 학교가 우리 농촌을 살리고, 우리 후손이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고 믿는다.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 <진보의 힘>을 번역,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를 감수했다. ‘도전’이라는 단어,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는 말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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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란
서울대학교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 졸업. 1993년에 라디오 프로듀서로 KBS에 입사, ‘문화읽기’, ‘생방송 오늘’, ‘교육을 말합시다’ 등을 연출했다. 그 외에 ‘외톨이 청소년을 위한 2박 3일 캠프’, ‘대안문화로 여는 21세기’,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을 위한 집수리 프로젝트’, ‘유럽 대안경제의 힘 협동조합 기업을 가다’ 등 특집 제작.
라디오가 ‘좀 더 나은 세상’,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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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석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으나, 대학 시절에는 문학에 더 관심이 많았다. 2001년에 한 주간지에 입사했고, 2007년에 파업 6개월을 끝으로 그 회사와 굿바이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부서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시사IN> 사회팀장을 맡고 있다. 여럿이 함께 쓴 책으로 <기자로 산다는 것>이 있다. 얼마 전 서울 마포에서 준비하는 의료생활 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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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망한다, 서로 협동하는 세상을!
책속 밑줄 긋기
지역 주민이 발전기 주인이 되는 소유구조를 주도적으로 이끈 전직 시의원 에릭 톰슨 씨가 들려준 이야기는 신선했다. “어쩌다 발전기가 안 돌아가는 날이면 동네 사람들이 묻습니다. 오늘은 왜 ‘내 풍력발전기’가 안 돌아가는 거요? 이 지역 주민과 풍력발전이 얼마나 가까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이야기지요.”(95쪽)
협동조합이 필요한 이유 - ‘오월의여름’님이 권한,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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