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중국을 방문한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이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말고
대만에 대한 독자 노선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에 거리를 뒀다.
[브뤼셀=AP/뉴시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 지난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23.04.14.© 뉴시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베어복 장관은 톈진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안보 위협에 직면했을 때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긴장에 무관심할 수 없다"며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어복 장관은 대만해협의 자유로운 접근은 유럽의 경제적 이익에도 부합한다며 "세계 무역의 50%와 반도체의 70%가 이 지역을 통해 운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유럽연합(EU)는 내부시장을 공유하기에 최대 무역 협력국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일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을 마친 뒤 귀국길 기내 인터뷰에서 이른바 '전략적 자율성'을 거듭 강조하며 대만 문제에 대한 중립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미국과 중국 같은) 초강대국 사이에서 긴장이 과열되면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시간이나 자원을 갖지 못하게 되고, 결국 속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해당 발언이 외교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마크롱 대통령은 대만의 현상 유지를 지지하는 프랑스의 입장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동맹이 곧 속국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있다"며 주체적인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은 재차 강조했다.이날 베어복 장관은 일부 독일 기업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은 (중국에 대한) 일부 분야에서 건전하지 않은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봤 듯 중국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어복 외무장관은 1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한 뒤 15일 한국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