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참의장 "러·우크라 양측 각 10만 명씩 피해"당사국은 사기 저하 막으려 축소 발표 가능성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바크무트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파괴된 건물과 물 웅덩이가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전사자 수 집계를 두고 혼란이 빚어졌다. 유럽연합(EU) 측이 추산해 발표한 전사자 수는 10만 명대인데,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집계는 1만 명대로 무려 10배 차이가 난다. 외신들은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자국 군대의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일(현지시간)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채널24 방송 인터뷰에서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 군 사망자는 많아야 1만3000명 정도"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중순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군 총사령관이 당시까지 6개월간 전사자 수가 9000명이라고 밝힌 이래 처음으로 전사자 집계 추가 업데이트가 공개된 것이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군 총참모부의 공식 수치와 최고 사령부의 공식 수치를 종합하면 1만~1만3000명의 사망자를 냈다"며 "우리는 사망자 수를 공개하는 데 열려 있다. 부상자 수는 전사자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포돌랴크 보좌관이 밝힌 수치는 우크라군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집계는 아니다. 군 총사령관이 전사자 수를 공식 밝힌 지난 8월 발표 때와는 차이가 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적절한 시점이 되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식 데이터를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돌랴크 보좌관의 '비공식' 전사자 수 발표는 전날(11월30일) 나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언급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영상 연설을 통해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 측에선 군 장병 10만여 명과 민간인 2만여 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이를 언급한 취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죽음과 황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군이 8월 발표한 수치와 기간 등 면에서도 너무 큰 괴리를 보여 논란이 됐다. 같은 날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비디오인터뷰를 온라인에 게재해 "러시아의 사망자 수는 우크라이나의 약 7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포돌랴크 보좌관이 자국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수치를 재차 공개한 것이다. 다만 이날 포돌랴크 보좌관이 밝힌 우크라이나 측 전사자 수는 실제보다 축소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카타르가 운영하는 아랍 최대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자국 군대 사기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러시아군 10만여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죽거나 다친 것으로 추정되며, 우크라이나군도 비슷한 정도의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마지막으로 밝힌 자국 병력 전사자 현황은 9월 기준 5937명이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시각화 한 2022년 11월 14일 기준 우크라이나 전황.©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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